의학상식
-> 의학상식
유전자검사 믿을 수 있나
고정혁기자2011년 04월 21일 11:31 분입력   총 879705명 방문
AD

질병과 유전자 관련 연구 엉터리 너무 많아
신문이나 방송에서는 가끔 유전자에 대한 획기적인 연구가 이루어졌다는 식의 기사가 보도되고 그럴 때마다 사람들은 앞으로 유전자 연구가 인류의 건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된다. 그런데 그게 알고 보면 거의 전부 돈 노름인 것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유전자에 대한 연구가 붐을 이루고 있다. 많은 바이오테크 회사들이 특정한 유전자와 특정한 질병 간의 상관관계를 밝혀내고 그런 유전자를 검사하고 치료하는 방법을 개발하는데 몰두하고 있다. 그런 검사방법과 치료방법을 개발해서 특허만 받으면 엄청난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유전자에 관한 이런 (상업적인) 연구들이 과연 근거가 있고 타당한 것일까? 놀랍게도 유전자에 대한 연구는 대부분이 그 근거가 박약해서 사실상 엉터리 연구인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즉 실상을 알고 보면 언론 보도 내용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영국 브리스틀대학의 마커스 무나포 박사와 옥스퍼드대학의 죠나탄 플린트 교수는 영국의 일간지인 가디언에 공동으로 기고한 글에서 싸이언스나 네이처 같은 저명한 잡지에 게재된 유전자와 질병에 관한 논문을 모두 믿지는 말아야 한다는 경고를 하고 있다. 엉터리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1) 특정한 유전자와 질병의 상관관계에 대해 상충되는 연구결과들이 있는데, 그런 경우 정말로 유전자와 질병 간에 연관성이 있는지를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또 그런 연구 결과가 우연의 일치일 가능성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현재 돈을 받고 그런 검사를 해주는 경우가 있다. 즉 확실한 근거도 없이 유전자 검사를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

(2) 세인의 이목을 끄는 많은 연구결과들이 우연의 일치로 그런 결과가 나올 수가 있어서 유전자 역학자인 죤 이오아니디스 교수는 2005년도에 왜 대부분의 연구결과가 잘못되었는지를 연구한 논문까지 발표하게 되었다.

(3) 연구논문들이 엉터리가 되는 이유 중 일부는 통계를 오용하고 연구 디자인이 부실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사회 정치적 요인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관련된 이해관계나 편견이 크면 클수록 연구결과는 그만큼 더 오류가 클 가능성이 있고, 또 특정한 분야의 연구가 가열되면 될수록 그만큼 더 연구결과가 오류일 가능성이 커진다고 한다.

마음만 먹으면 통계 조작해서 원하는 결론 유도해낼 수 있어
결국, 오늘날에는 과학적인 연구도 금전적인 이해관계나 여타 이해관계 및 사회 정치적인 요인에 따라 연구결과가 달라지고 따라서 수많은 엉터리 논문이 생기게 된다는 말이다. 그러니 유전자와 특정한 질병 간에 상관관계가 있다고 주장하는 많은 연구결과가 따지고 보면 객관적인 증거가 없는 엉터리 연구결과라는 말이 된다.

예를 들면 모든 과학적인 연구에는 그 연구결과가 우연의 일치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확률을 제시하고 있다. 보통 그런 확률은 5% 이하로 그런 경우에만 연구결과가 통계학적으로 의미가 있는 것이 된다. 그런데 무나포 박사와 플린트 교수에 의하면 우연의 일치로 발생할 확률을 5% 미만으로 줄여서 조작하는 일은 누워서 떡먹기라고 한다. 즉 연구가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통계를 조작해서 자기가 원하는 결론을 유도해낼 수 있는 것이 된다.

또 최근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오아니디스 교수의 연구진은 유전자가 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근거를 밝히는 게놈 연구들이 그 표본의 크기가 작아서 신뢰성에 문제가 있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1) 이오아니디스 교수의 연구진은 소위 말하는 “전유전체 시퀀싱”에서 기술적인 혁신을 이용해서 특정한 유전적인 위험요인을 찾아 그런 위험요인과 암 발생 위험을 연관짓는 시도를 한 45건의 연구를 검토해보았다.

(2) 이들 45건의 연구는 2007년과 2010년 사이에 발표된 것으로 미국 국립 인간게놈 연구소 목록에 수록되어 있는 것들이었다.

(3) 이들 연구를 분석해본 결과 여러 가지 암 발생 위험과 유전자가 연관된 것이 92건으로 드러났다. 그 중 50% 이상은 전립선암, 대장암 혹은 유방암과 유전자 간에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히고 있었다.

(4) 암 발생 위험과 유전자를 연관 짓는 증거를 검토해보니 대체로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었지만 관찰된 연관성은 비교적 약했다. 거의 모두 미치는 영향이 미미했다.

(5) 결론은 유전자로 개별적인 암 발생 위험을 예측하고 설명하는 능력은 제한적이다.

학술 연구 분야에도 타당성 점검하는 ‘감시자’ 필요
간단히 말하면 최근에 발표된 연구 내용들을 거의 모두 분석해보니 표본의 크기가 작아서 유전자로 인해 암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들은 신빙성이 없는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결국, 어떻게 해서든지 암과 유전자 간에 연관성이 있는 것을 입증해서 돈벌이를 목적으로 하는 연구들이 횡행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특정한 암과 유전자 간에 연관성이 있다는 주장들은 근거가 박약한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현대과학은 돈의 유혹에 빠져서 이미 오래전부터 타락해버렸다. 수많은 엉터리 논문들이 양산되고 있지만 그걸 막을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다. 참고로 이오아니디스 교수는 뉴욕출신으로 “연구한 것을 연구하는” 의학연구가이다.
그리스의 이오아니나 의대의 위생학 및 역학과 과장이며 동시에 보스턴의 터프츠 대학 의대의 부교수이다. 그는 2005년도에 “대부분의 발표된 연구결과가 오류인 이유”라는 논문을 발표해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의학 관련 연구논문들 중에는 엉터리가 너무 많은데 그런 논문들의 타당성을 점검하는 일종의 감시자와 같은 사람으로 우리 시대에 꼭 필요한 사람으로 생각된다. 모든 분야에 감시자가 필요하고 이는 학술 연구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감시자가 없으면 부패하게 된다.

출처:
(1) J. P. A. Ioannidis "Why most published research findings are false" PLoS Medicine 2005; 2 (8): e124.)
(2) “Genetic 'break-throughs' in medicine are often nothing of the sort” Marcus Munafo & Jonathan Flint, Guardian 9 Nov. 2009.
(3) J, P. A. Ioannidis et al., "A Compendium of Genome-Wide Associations for Cancer: Critical Synopsis and Reappraisal" J Natl Cancer Inst, May 26, 2010; doi:10.1093/jnci/djq173

뒤로월간암 2010년 7월호
추천 컨텐츠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