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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이 유방암 유발하까
고정혁기자2011년 04월 21일 17:55 분입력   총 881041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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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적으로 발생하거나 혹은 의료기기에 의해 발생하는 전리 방사선에 모든 사람들이 노출되어있다. 그런데 전리 방사선은 인간에게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어서 지난 70년 동안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다.
특히 폐경기 이전에 여성의 유방이 전리 방사선에 노출되면 유방이 방사선의 암유발 영향에 아주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이유로 코넬대학의 “유방암과 환경적인 위험요인에 관한 코넬 프로그램”(BCERF)은 이 문제에 대해 자료와 요점을 정리해서 2005년 1월에 공개를 했지만 방사선의 위험성을 애써 축소시키는데 급급한 인상을 주고 있다.

(1) 대부분의 사람들은 유방암을 유발할 정도로 높은 용량의 방사선에 노출이 되지 않기 때문에 방사선이 유방암을 유발하는 주요 요인으로 간주되고 있지는 않다.

(2) 방사선에 불필요하게 노출되는 것은 피해야만 하지만, 진단이나 치료 과정에 방사선에 노출되는 것은 거부하지 말아야 한다.

(3) 방사선은 파동이나 입자의 형태로 에너지를 방출한다. 방사선이 원자로부터 전자들을 제거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하면 전리 방사선이라고 부른다. 예를 들면 의료 장비에 이용되는 엑스레이와 방사선 물질에서 방출되는 감마선 같은 것이 전리 방사선이다.

(4) 인간은 자연적으로 방출이 되는 저용량 방사선에 둘러싸여있다. 예를 들면, 공기를 통해 라돈가스를 흡입할 수가 있고 또 소금을 포함한 많은 식품에는 포타슘 40같은 것이 들어있고, 우라늄과 토륨은 토양과 건축자재에 들어있기도 하며, 우주로부터 지구로 끝없이 날아오는 방사선인 우주선에도 노출되어 있다. 비자연적인 것으로 인간이 만들어내는 전리 방사선도 있다. 예를 들면 의료장비에 이용되는 엑스레이가 방사선으로 질병을 진단하고 암을 치료하는데 이용되고 있다. 또 특정한 산업현장에서 발생하는 직업적인 방사선이 있고 또 핵무기 실험이나 원자로 사고로 방출되는 방사선 낙진도 있고 핵발전소를 정상 운영하는 과정에 방출되는 방사선도 있다.

문제는 전리 방사선이 유방암의 원인이 될 수가 있는가이다. 연구결과에 의하면 다량의 방사선에 노출되면 유방암이 생길 수 있는 것은 확실하게 밝혀졌다. 2차 대전 때 일본에서 원자폭탄 투하에서 생존한 여성들이나 호지킨스 병을 치료하기 위해 방사선으로 치료받은 여성들 등을 연구해본 결과 그 상관관계가 확실하게 밝혀진 것이다.

(1) 여성의 유방조직은 방사선의 영향에 아주 취약하다.

(2) 방사선으로 유발되는 유방암은 최소한 5~10년 후에 생기게 된다.

(3) 방사선에 더 많이 노출되면 될수록, 유방암이 생길 위험성은 그만큼 더 커진다.

(4) 방사선에 다량 노출되었을 때 그 여성의 나이가 중요하다.

방사선으로 유발되는 유방암의 중요한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젊은 여성의 유방조직이 전리방사선의 발암작용에 가장 민감하다. 골수와 유아의 갑상선이 방사선의 발암작용에 가장 예민하고 그 다음으로 예민한 것이 젊은 여성의 유방이다.

(2) 방사선에 노출되어도 금방 유방암이 생기지 않는다. 최소한 약 5~10년 뒤에 그 영향으로 유방암이 생기고 보통은 그보다 시간이 더 걸린다.

(3) 다량의 방사선에 노출된 후 그로 인해 유방암이 생기는 경우 나이든 여성들보다 젊은 여성들이 더 긴 시간이 걸린다. 어린 여아인 경우 방사선에 노출된 후 약 35~40년 뒤에 유방암이 생긴다.

(4) 방사선 조사량과 유방암 위험은 정비례 관계가 있다. 즉 조사량이 아무리 적어도 상응하는 위험이 적지만 존재한다. 다행스러운 점은 조사량이 아주 적은 경우에는 유방암 발생 위험이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적다는 점이다. 그렇지만 불필요하게 방사선에 노출되는 일을 최소화해야 한다.

(5) 방사선 조사량과 유방암 위험 간의 정비례 관계는 방사선 치료로 노출될 수 있는 경우와 같이 최고로 높은 조사량에는 적용이 되지 않는다. 이는 높은 조사량에서는 세포들이 죽고 죽은 세포들은 암으로 발전할 수 없기 때문이다.

(6) 만약 조사량을 갈라서 작은 양을 여러 번에 걸쳐 조사받은 경우, 그런 모든 조사량을 한꺼번에 조사받은 경우에 발생하는 유방암 위험과 거의 버금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이는 단기간에 작은 양을 여러 번 조사한 경우에만 그렇고 장기간에 걸쳐 작은 양을 여러 번 조사한 경우에는 위험이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7) 방사선에 노출되는 나이가 중요한 요인이 된다. 어린 소녀시절에 방사선에 노출되면 미래에 유방암이 발생할 위험성이 가장 높고, 폐경기를 전후해서 방사선에 노출된 경우에는 그 위험성이 낮다. 실제로 45세 전후에 방사선에 노출된 경우 방사선으로 유방암 발생이 증가했다는 증거는 거의 없다.

(8) 방사선에 노출된 사람들 거의 대부분은 그로 인해 암에 걸리지 않는다. 일본의 원폭 생존 여성 약 25,000명을 50년간 추적해본 결과 173명만 유방암으로 사망했고 이들 중 41명만 1945년에 원폭투하로 방사선에 노출된 것이 유방암 발생 원인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9) 모든 유방암 케이스의 1% 미만이 전리 방사선 때문에 생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가장 위험 부담이 큰 계층은 악성이나 양성 종양으로 방사선 치료를 받은 어린아이들로 추정되고 있다. 호지킨병으로 고용량의 방사선으로 치료받은 어린 소녀 중 최고로 50%가 그 후 유방암에 걸리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유방암과 환경적인 위험요인에 관한 코넬 프로그램”(BCERF)이 제공한 이런 자료에 의하면 과거에 방사선에 노출된 대부분의 여성은 방사선으로 인해 유방암이 생기지는 않고 따라서 심각한 질병 증상이 있는 경우 엑스레이로 검사를 받는 것을 거부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그러나 전리방사선의 위험성을 애써 축소시키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최근에 발표된 연구결과는 이런 문제를 좀 다른 각도에서 조명하고 있다. 즉 인간 유방세포의 배양을 연구하는 과정에 방사선에 노출되면 세포 주변의 환경이 바뀌어 미래의 세포가 암이 될 가능성이 더 높아지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1) 전리 방사선에 노출되면 돌연변이나 혹은 여타 유전자 손상이 발생해서 세포가 암으로 변할 수 있는 것은 이전의 연구들을 통해 이미 밝혀졌다.

(2) 유전인자로 인해 생물 내부적으로 결정되는 숨겨진 형질을 유전자형이라고 한다. 이게 겉으로 드러나서 눈에 보이는 것을 표현형이라고 한다. 그런데 만약 어떤 세포가 전암성 표현형을 갖게 되면 그런 후생적인 변화를 자세포에게 유전할 수 있는 것이 이전의 연구들로 입증되었다. 마치 유전자 돌연변이를 자세포에게 물려줄 수 있는 것과 같다.

(3) 미국의 연구진은 대부분의 유방암이 발생하는 유관의 세포인 유선상피세포(HMECs)를 대상으로 연구를 해보았다. 즉 방사선이 세포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그 후에 나타내는 행태를 조사해보기 위해 연구진은 약 1주일 동안 배양용기에 정상적인 유방조직에서 채취한 유선상피세포들을 여러 덩어리 배양한 후 각각 저용량에서 중간 용량에 이르기까지 조사량을 달리해서 방사선을 1차례씩 조사해보았다. 그런 후 방사선을 조사한 덩어리들과 조사하지 않는 덩어리를 비교해보았다.

(4) 방사선을 조사한 후 4~6주가 지나자 방사선 조사 여부를 떠나 대부분의 세포들은 분열을 완전히 멈추었다. 그러나 방사선을 조사한 세포의 자세포들의 경우 방사선을 조사하지 않은 세포들의 자세포들 보다 더 많은 변형된 세포들이 생겨났다. 이는 방사선이 세포들의 노화를 촉진시키고 그로 인해 정상적인 유선상피세포가 조기에 노화되어 변형된 세포들이 생기는 것을 촉진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5) 배양용기에서 대부분의 세포는 5~20번 분열한 후 노화가 되는 표현형을 보였다. 그러나 드물지만 변형된 유선상피세포(vHMECs)도 존재했는데 이들은 몇 주 동안 계속해서 분열하는 표현형을 보였다. 이런 변형된 세포들은 자연적으로 생겼고 종양억제 단백질인 p16이 결여되어 훨씬 더 쉽게 악성이 될 수 있었다.

(6) 배양용기에서 유방세포들은 자세포들이 퍼져나갈 수 있는 공간적인 여유가 있는 동안만 분열하고 성장했다. 따라서 배양용기가 가득 차게 되면 이들 세포들은 분열을 멈추어버렸다. 그런데 방사선 조사가 정상적인 유선상피세포의 조기노화를 촉진해서 변형된 유선상피세포의 성장을 촉진하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7) 방사선 조사가 직접적으로 새로운 변형된 유선상피세포를 유발시키지는 않고 또 그 영향이 방사선 용량에 비례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정상세포들을 조기에 노화시켜 분열을 멈추도록 해서 후생적으로 변형된 세포들이 생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준다, 방사선을 조사하지 않았다면 정상세포들이 그런 공간을 차지해서 채웠을 것이기 때문이다.

(8) 이 연구로 방사선이 유방세포의 미세 환경을 변화시켜 그로 인해 비정상적인 세포의 성장을 유발할 수 있는 것이 밝혀졌다. 암 연구가들 특히 방사선 생물학자들은 인간조직의 세포들이 독립적인 존재가 아니라 다른 세포들과 서로 고도로 소통을 하고 또 자신이 처한 미세 환경과도 고도로 소통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선뜻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연구진은 잠재적인 발암물질(방사선)과 그런 물질이 미치는 영향을 시스템 차원에서 평가해야만 한다는 새로운 증거를 제시한 것이 된다.

(9) 미국의 연구진은 치명적인 용량은 아니지만 상당한 양의 방사선을 이용해서 연구를 해보았다. 이런 용량은 일상적인 유방엑스선 검사에서 노출되는 용량은 아니지만, CT 검사나 방사선치료를 받을 때 사용되는 용량에 버금가는 것으로 이런 용량은 우려스러운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런 연구결과들을 참고하면 아직까지는 방사선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충분하고 확실한 연구가 이루어지지 못한 것으로 생각된다. 방사선에 노출되어도 당장 암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고 수년 혹은 수십 년 뒤에 암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방사선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일이 쉽지 않은 것을 능히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마치 시한폭탄과 같아서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다. 일단 스스로 조심하는 수밖에 없고 따라서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방사선에 노출되는 것을 피해야 하고, 특히 어린아이나 가임여성이나 임산부들은 더욱 더 조심해서 방사선에 노출되는 것을 최대한 피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출처 1: Cornell Program on Breast Cancer and Environmental Risk Factors (BCERF), Fact Sheet #52, January 2005
출처 2: R. Mukhopadhyay et al., Promotion of variant human mammary epithelial cell outgrowth by ionizing radiation: an agent-based model supported by in vitro studies""
Breast Cancer Research 2010, 12:R11 (10 February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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