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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환자의 면역식품 1
고정혁기자2011년 04월 30일 15:35 분입력   총 882873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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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건 | 연세대 의과대학 졸업. 암전문병원 행복한 병원장 역임. 성은실버요양원 원장

면역에 대한 오해

사람들은 대부분 면역에 대한 오해가 있다.
첫 번째 오해는 체력이 건강하면 면역이 좋으리라는 오해다. 엄밀한 의미에서 체력은 면역과 관계가 있지만, 체력과 면역이 꼭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암환자 대부분이 평상시에 병원에 갈 이유가 없을 정도로 건강하다면 믿어지지 않겠지만, 사실이 그렇다. 마라톤 선수에서부터 산악인에 이르기까지 체력적으로 남부러울 것 없는 사람 중에도 암환자가 많이 있다.

두 번째 오해는 영양이 충분하면 면역력이 좋으리라는 오해다. 암환자 중에 평상시에 영양결핍과 관련된 징후가 없었던 분들이 대부분이다. 그들 중에 많은 분들은 누구보다 자연식을 잘 실천한 분도 많이 있고, 무엇을 먹어도 소화에 어려움이 없을 정도로 소화와 흡수력이 좋으며 특히 몸에 좋은 것들을 잘 챙겨온 분들이 많이 있다. 즉, 일반적인 영양의 상태가 면역의 상태와 항상 일치하지는 않는다.

암환자들은 통상의 경우 수술을 하고 난 후 암세포에 의한 독성과 신진대사를 비롯한 전반적인 생리기능이 회복된다. 따라서 입맛이 돌아오고 숙면이 가능해지며 몸의 컨디션이 좋아진다. 이때부터 운동을 열심히 하며 식이요법을 지키면서 암에 좋다는 다양한 영양물질을 섭취하면서 체력이 점점 좋아지게 된다. 그러면서 체력이 암 진단 전보다 현저히 좋아졌고 3개월마다 암 검진을 하면서 암이 재발하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는 면역력이 상승하였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계속하여 운동을 해서 체력이 놀랄 만큼 좋아져도 1년 후, 혹은 3년 후 암의 재발을 선고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즉, 체력이 좋아졌다고 면역력까지 좋아진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그리고 항암치료도 마찬가지다. 항암치료를 받으며 최선을 다해 운동과 식이요법을 한다. 항암치료가 다 끝난 다음에는 항암치료로 인한 부작용도 줄어들게 되므로 더욱 열심히 운동과 식이요법 그리고 영양요법을 실시한다. 하지만, 3개월마다 검사를 할 때마다 초조할 수밖에 없다. 그 이유는 운동, 식이요법, 영양요법을 열심히 해서 체력과 영양상태가 매우 양호함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암이 줄지 않는다는 사실 때문이다. 항암치료를 끝내고 나서 그동안 쏟아 부은 노력이 암을 축소하거나 재발을 방지하는 면역력으로는 이어지지 않은 것이다.

그렇다고 면역을 위해 운동을 하고, 영양섭취를 하는 것이 불필요한 것은 아니다. 체력이 좋을수록, 골고루 적절한 영양을 섭취할수록 면역이 높아질 가능성은 크다. 그리고 체력과 영양이 뒷받침해주어야 암 투병에 성공할 가능성이 커진다.

그러면 면역을 위해 또 우리가 해야 할 또 다른 무엇이 있을까? 면역력의 향상과 관련하여 심리적인 요인과 영적인 부분이 분명히 있지만, 이번에는 면역 식품에 관한 이론과 경험을 나누고자 한다.

독과 암 그리고 면역

나는 의사이면서 한의학을 개인적으로 3년간 공부하였다. 그리고 다양한 국내외의 대체요법과 민간요법을 암환자의 치유에 적극적으로 적용하였다. 당연히 현대의학 이외의 부분에 대하여 마음이 열려 있었고 환자의 치유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이 되면 환자나 가족과 상의하여서 할 수 있는 가능한 방법들을 대부분 다 사용하였었다. 나에게 찾아온 암환자들이 대부분 현대의학적으로 치료하다 실패한 환자들이었기에 더욱 그러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상당히 무리한 부분이 많았었지만 그래도 많은 경험을 할 기회가 있었다. 예를 들면 복강 내에 육종이 가득 차서 배가 임산부만한 남자환자가 입원하였다. 그분은 복강 내에 있는 육종이 너무나 빨리 성장하여 수술하면 곧 더 많이 자라나곤 하였던 분이다. 복강 내의 암이 크기가 너무나 커서 다리로 가는 신경과 혈관 림프조직들을 눌러 한쪽 다리가 다른 사람의 허리만큼 부어 있었고 걷지를 못했다.

그분은 막무가내로 본원에 입원을 요청하였고 2주간 입원하였었는데 자신에게 유일하게 도움이 된 것은 복어알이었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자신이 복어알과 내장이 있는 채로 삶아 먹으며 살아왔다고 했다. 그런데 자신은 복어알과 내장을 많이 먹었는데도 아무런 불편감이 없고 오히려 체력적으로 버틸 힘이 되었다고 말하곤 하였다.

또 많은 사람들이 참옻 진액을 그대로 먹고 있었다. 환자는 참옻 진액을 아무런 문제없이 먹는데 보호자는 한 방울만 묻어도 독이 올라 온몸이 부어오르고 간지러워 견디지 못하고 그때마다 번번이 입원을 해야 했다. 정말 놀라운 사실은 암환자들 중에는 옻을 타는 부작용이 아무도 없었다는 것이다. 그들은 참옻 진액을 매일 조금씩 먹으면 몸이 더워지고 열이 난다고 하였다. 수술 후 혹은 항암치료 후 몸이 차가워졌는데 참옻 진액을 먹고서는 한기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또 어떤 분은 살무사, 칠점사 등 치명적인 독뱀을 고가에 구입하여 달여 먹는 분도 있었다. 하지만, 그 독을 먹고 암이 없어진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러니 나를 찾아왔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양봉하는 사람 중에 암환자가 없다는 말이 있다. 실제로 암환자 중에 많은 분들이 벌침을 맞고 다니신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분들의 한결같은 말은 암이 사라지거나 줄어들지는 않았지만, 체력이 많이 좋아졌고 항암제의 부작용이 많이 호전되었다는 것이다.

독의 이용에 대한 견해

면역을 정의할 때 자기(self)와 비자기(non-self)를 구분해내는 몸의 능력이라고 말할 수 있다. 면역력이 살아있는 몸이라면 비자기가 들어오면 적극적으로 대항하고 밖으로 배출하려고 하는 반응이 일어나는 것이 정상이다. 몸의 입장에서 본다면 독은 강력한 항원(비자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연히 면역반응으로 고열이 나거나 전신 부종이나 가려움증 혹은 호흡곤란 등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나야 한다.
물론 개인별로 감수성의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유독 암환자에서 독에 관해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것이 이상한 일이다. 하지만, 암이란 질병이 면역과 관련한 유전자의 이상이 있어 면역력에 문제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면 이해할 만하다.

그럼 암환자가 생명에 위험을 초래할 위험성이 있는 복어내장이나 알, 칠점사의 독, 참옻진액 혹은 벌독 등을 이용하는 것이 암을 치료하는데 좋을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 고민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이 부분을 바로 다루기 전에 독에 대한 의약계의 실태를 알아보자.

실제로 제약회사에서는 복어 독이나 뱀 독, 옻나무의 독 그리고 벌독까지 약이나 주사의 형태로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즉, 독성 중에서 인체에 부작용과 위험성이 큰 성분을 제거하는 과정을 거치고 유효 성분은 추출하여 적정 용량을 결정한 후 정식 약으로 인가를 받아 사용되고 있다.
이미 언급한 독 이외에도 다양한 독성에 대한 연구가 현재 전 세계에서 진행되고 있다. 의료계와 제약계는 인류의 건강을 위해 독을 사용하는 지혜를 민간의학으로부터 받아들여 연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독은 역시 위험하다. 독이 암을 치료하였다는 설은 있어도 객관적으로 연구되어 발표된 적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그동안 말기 암환자를 돌보면서 경험한 바에 의하면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의 부작용을 개선하는 영역에서는 일정 부분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 기존의 의학적 치료에 반응하지 않던 부작용의 증상들이 독을 이용하면 어느 정도 개선이 되었다. 예를 들면 말초신경과 혈액순환 장애로 손발이 차던 증상이 개선되었고, 온몸의 냉기가 사라졌으며, 소화력이 회복되는 등의 신진대사와 순환계 관련 증상의 개선이 두드러졌다.

그러나 독을 사용하는 환경이 너무 위험한 것은 사실이다. 자신의 주치의에게 상의할 수 없이 목숨을 걸고 선택할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주치의가 알고 있기라도 하면 만일의 경우에 대처할 수라도 있을 테지만 의사 책임의 한계를 넘어서는 부분이니 쉽지 않은 일이다. 개인적으로 볼 때 다른 방법이 없는 말기 암환자라면 의사와 환자 그리고 보호자의 합의하에 환자가 원하는 독성 치료를 시도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 적은 있지만 실제로 일반화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민간에서 주장하는 대로 독이 실제로 암세포를 죽이는 항암 효능이 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반면에 이제까지 경험이나 자료에 따라 부작용 개선에는 일정부분 효과가 있다고 하더라도 굳이 독을 우선으로 사용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사실 의료진이 대체요법이나 영양요법을 신뢰한다면 암 진단 후 적극적인 영양요법과 면역식품의 이용을 통해 환자의 전신 상태를 최적으로 유지해 나가면서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치료를 병행할 수 있다.

그러면 많은 경우 치명적인 부작용을 막을 수는 있다. 그리고 항암치료 등을 끝까지 수행할 수 있도록 몸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안전한 방법들이 많이 있다. 그런데 일단 항암치료가 결정되면 모든 건강식품이나 생리활성물질들의 섭취에 대하여 병원으로부터 거부당하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면역요법의 원리

면역력은 체력이나 영양과는 다른 개념이다. 체력은 운동을 통해 형성되고, 영양은 좋은 음식을 섭취함으로써 형성된다. 반면에 면역이란 몸이 자신(self)과 다른 것(non-self)들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경험함으로써 형성된다. 즉 후천적으로 형성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항상 후천적으로 획득하는 것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성공을 위한 기본 전제조건이 있다. 그 조건은 이 모든 후천적인 획득과정들이 몸의 각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때 가능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발이 골절된 상태에서 무리한 발 운동은 발근육의 강화를 유도할 수 없다. 소화기관의 소화와 흡수 그리고 해독과 배설 기능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몸이 좋은 영양 상태를 획득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면역에 있어서는 어떤 전제 조건이 필요할까? 면역은 실제로 2가지 영역에서 이루어진다. 하나는 세포 외부의 침입으로부터의 보호를 위한 방어시스템 영역이고, 또 다른 하나는 이미 병이 든 내부의 세포를 제거하는 공격시스템 영역이다.

예를 들면 사람에게서 가장 큰 외부에 대한 보호를 담당하는 면역시스템은 피부와 소화기관 점막이다. 피부는 외부로부터 침입이 가능한 모든 위험을 막아주므로 피부의 탄력은 매우 중요하다. 이 피부의 단련은 근육의 단련과는 다른 개념이다. 근육은 단백질을 포함한 영양의 섭취를 운동을 통해 관련 근육으로 보내어 근육세포를 강하고 탄력성 있게 성장시키는 개념이다.

하지만, 피부의 면역력 강화는 피부를 적극적으로 외부의 환경에 노출시키고 피부에 다양한 자극을 가함으로써 획득이 가능하다. 예를 들면, 따뜻한 태양빛에 노출해 일광욕을 하거나, 찬물에 노출해 냉수마찰을 하거나, 피부를 거친 면 등의 천으로 빠르게 자극하거나, 피부를 대나무 등으로 두들겨주거나 혹은 알몸으로 음이온이 충분한 찬 공기에 노출하는 등으로 자극을 주면 피부의 면역력은 강화되기 마련이다. 그리고 피부 면역력의 강화는 전신면역력의 강화에 좋은 영향을 끼친다.

반대로 침대에 누워 온열치료를 하거나 기치료를 받거나 하는 것은 자기 면역을 키우는 방식은 아니다. 그것은 수동적으로 국소 혹은 전신의 혈액흐름을 활성화시키고 기의 흐름을 소통시켜 다른 부분을 호전시키는 것이다. 물론 이런 방법도 이차적으로는 전신면역력의 회복에 일조할 수 있다. 하지만, 피부면역력을 높이는 직접적인 방법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암을 이기는 면역력을 획득하기 위해 운동을 하고 식이요법과 영양요법을 병행한다. 하지만, 이를 통해 체력, 영양상태, 전신 컨디션 등은 개선되지만 유독 면역력의 획득 부분에서는 실패하고 만다. 그 이유의 대부분은 세포의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유해 자극요인을 제거하고 보호하는 방어시스템 영역의 면역력은 획득하였지만 두 번째 면역요소인 이미 암이 된 세포를 제거하는 공격적 시스템의 면역력 회복에는 실패하였기 때문이다.

뒤로월간암 2010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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