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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제 허셉틴과 아바스틴의 문제점
고정혁기자2011년 05월 18일 14:27 분입력   총 879868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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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셉틴은 위암환자의 수명을 몇 주밖에 연장시킬 수 없지만, 가격은 엄청나게 비싸서 의자들이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이들 의사들은 돈 많은 제약업체들의 마케팅 이해관계가 의학연구 방향을 좌지우지하는 점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1) 허셉틴은 초기 유방암환자 치료제로 승인된 항암제이다.

(2) 제조업체인 로슈는 진행성 위암 환자의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전 세계 24개국에서 현재 돈이 많이 들어가는 복잡한 임상실험을 실시하고 있다.

(3) 최근 발표된 논문에 의하면 진행성 위암 환자를 치료하는 표준 항암치료에 허셉틴을 추가하면 수명이 11.1개월에서 13.8개월로 늘어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유럽의학청(EMA)은 허셉틴을 진행성 위암 환자들에게 사용하는 것을 승인했다.

스코틀랜드 던디의 나인웰즈 병원과 던디대학 의대의 수술 및 분자종양학과 교수인 문로와 니블록은 이런 연구결과가 도덕적이고 정치적인 문제를 제기한다는 입장이다. 그런 문제 중 한 가지가 가격의 적정성이다. 특히 허셉틴에 대한 임상실험이 실시 중인 나라 중에 소득이 높지 않은 중국, 코스타리카, 과테말라, 페루, 터키가 있고 또 이런 나라들보다 더 부유한 나라들 중에도 보건예산이 넉넉지 못한 국가들이 있어서 가격이 적정한지 여부가 문제가 되는 것이다.

(1) 문로와 니블록이 계산해본 바에 의하면 허셉틴으로 한 사람의 환자의 수명을 1년간 연장하려면 국민건강보험 기관이 평균 55,000파운드 즉 약 1천만 원을 지출해야 되는 것으로 나왔다.

(2) 허셉틴의 임상실험에 도움을 주고 있는 24개국의 경우 국민 한 사람당 연간 건강지출액이 가장 가난한 나라는 40불이고 가장 부유한 나라도 5,500불밖에 되지 않는다. 따라서 중요한 도덕적인 문제가 제기되는 것이다.

(3) 한 사람이 한두 달 더 오래 살 수 있도록 치료하기 위해 수십 명의 다른 사람들의 연간 건강지출액을 모두 소비해야 하는 이런 치료제의 도입을 어떻게 정당화할 수 있는가라는 "도덕적인" 문제가 제기되는 것이다.

(4) 게다가 수명 연장 효과도 미심쩍다. 영국에서는 국립 임상 우수 연구소 (NICE)가 허셉틴이 수명을 연장하는 정도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진행성 위암 치료제로 추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고, 로슈가 추가적인 증거를 제시하도록 요구했다.

문로와 니블록이 제기하는 또 다른 문제점은 제약업체의 마케팅 이해관계가 연구의 방향을 결정하는 점이다.

(1) 기존의 오래된 저렴한 약품들을 병용하면 수명을 연장할 가능성이 있지만 어느 누구도 그런 실험을 하지 않고 있다. 효과가 있어도 떼돈을 벌 수 없기 때문이다.

(2) 과학의 다른 분아에서는 상업적인 이해관계가 연구를 좌지우지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물리학의 경우 대규모 연구는 국가와 대학들이 협력해서 연구비를 마련하지 업체를 통해 연구비를 마련하지 않는다. 또 연구 자체도 과학적인 목적으로 이루어지지 상업적인 목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3) 암 치료 연구의 경우에는 과학적으로 중요한 문제가 상업적인 이익이 생기지 않으면 흔히 다루지지지도 않는다.

또 다른 항암제인 아바스틴도 효과는 별로 없는데 가격만 비싸서 문제가 되고 있다. 미국의 FDA는 진행성 유방암 환자들을 치료하는데 아바스틴을 사용하는 것을 취소하는 이례적인 조치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바스틴은 미국에서만 1년에 약 17,500명의 여성 유방암 환자들에게 처방되고 있는데, 건강관리 개혁안에 대한 논의 과정에서 촉발된 의료비 지출과 효과에 관한 정치적인 논쟁의 유탄을 맞아버린 것이다. 미국정부도 재정상태가 나빠져서 더 이상 효과는 적은데 가격은 비싼 약품의 지출을 감당할 수 없게 된 것이다.

(1) FDA는 과학 자문위원들이 전이성 유방암을 치료하는 아바스틴의 승인 취소를 권유하는 권고를 검토하고 있다.

(2) 자문위원회는 초기의 연구와는 달리 최근의 연구결과들은 1달에 비용이 8,000불이나 되는 아바스틴의 효과가 그만한 가치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효과가 있다는 증거는 거의 없고 부작용은 자꾸 드러나고 비용은 너무 높아 암 전문가들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갈수록 아바스틴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 된 것이다.

(3) 효과가 신통찮은데도 이상하게 아바스틴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팔리고 있는 항암제 중 베스트셀러이다. 연 매상액만 약 56억불 즉 약 6조6천억 원이나 된다. 아바스틴은 로슈제약의 지넨테크에서 생산하는데 로슈제약의 제품 중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이다. 미국에서만 유방암 환자 치료로 벌어들이는 연간 총수입이 약 8억5,500만 불, 즉 약 1조 원이나 된다.

(4) 아바스틴은 종양에 혈액 공급을 차단해서 암을 치료하는 약으로는 최초로 개발된 것인데, 새로 나온 항암제 중에서 가장 가격이 비싸다. 결장암, 폐암, 신장암, 뇌암을 치료하는데도 사용이 승인되었는데, 2008년에 FDA는 유방암 치료에 유용한지 여부에 대해 의견이 엇갈렸는데도 불구하고 진행성 유방암 치료제로 승인했다.

(5) 승인 당시에 아바스틴이 진행성 유방암의 성장을 약 5개월 지연시킬 수 있는 듯하다는 연구결과가 단 1건밖에 없었다. 따라서 실제로 환자가 더 오래 살았는지 혹은 삶의 질이 개선되었는지는 불명확했다. 그런 상황에서도 FDA는 제약회사들이 약효를 입증하는 후속적인 연구를 실시한다는 조건하에 새로운 치료제를 가능한 한 신속하게 사용할 수 있게 한다는 특별한 프로그램에 따라 아바스틴을 승인했다. 이로 인해 FDA는 제대로 약효를 확인하지도 않고 항암치료제로 승인을 해주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6) 지난 7월 20일 FDA 자문위원회는 새로운 2건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아바스틴이 수명을 연장하는 것을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에 아바스틴의 승인을 취소하는 결정을 12:1로 채택했다. 이 위원회는 아바스틴이 잘해야 약 1달 정도 종양성장을 지연할 수 있어서 별로 효과가 없고 그런 효과가 있어도 부작용이 더 해가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7) 아바스틴은 혈전, 출혈, 심부전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가 있어서 안전성에도 문제가 있는 제품이다. 효과는 거의 없고 부작용만 있어서 애초에 승인되지 않아야 할 약이 항암제로 승인되어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 황당한 일이 벌어진 것이고 그 책임은 전적으로 FDA의 몫이 되는 것이다. 또 그런 약을 치료제로 인정하고 사용한 현대의학도 책임을 면하기 힘들 것으로 생각된다.

(8) FDA가 자문위원회의 권고안을 반드시 받아들이도록 되어 있지는 않지만 보통은 권고안을 받아들인다. 아바스틴에 대한 최종 결정은 FDA가 9월17일 내릴 것으로 예정되어 있다.

전 세계적으로 경제사정이 나빠지면서 최근에는 약효뿐만 아니라 약품의 가격에 대해서도 신경을 쓰는 추세이다. 효과가 있어도 가격이 적정한지가 문제가 되고 있고, 효과는 별로 없으면서 가격이 비싼 것은 더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마케팅 기술과 온갖 부정한 방법으로 떼돈을 벌어들이던 세계적인 제약회사들의 전성기는 가고 있는가?

출처:
(1) A. J. Munro & P. G. Niblock "Cancer research in the global village" The Lancet, Vol. 376 No. 9742 pp 659-660
(2) The Washington Post, August 16,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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