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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암 치료 무력화 시킨다
고정혁기자2011년 05월 24일 15:33 분입력   총 879607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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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 스트레스 유발 단백질 도움으로
치료에 적응, 저항하는 방법 찾아내

암 치료를 받기 하루 이틀 전에 신체적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겪는 환자들은 부지불식간에 치료를 방해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즉 심한 운동으로 야기되는 신체적인 스트레스를 포함한 신체적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스트레스에 민감한 단백질을 활성화시키고 그로 인해 일련의 연쇄작용이 일어나서 암세포들이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를 버텨낼 수 있게 해버리는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이 연구에서는 유방암 세포배양액을 이용해서 일련의 실험을 실시했는데, 암세포들이 스트레스로 유발되는 단백질의 도움을 받아 치료에 적응하고 저항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1) 스트레스로 인해 암세포가 생존하는 것은 열충격 요인-1(Hsf1)의 존재로 귀결될 수 있다.

(2) Hsf1은 이전의 연구에서 스트레스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오하이오 주립대학 연구진이 이 흔한 단백질이 심장조직들이 유독한 환경에서 생존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것을 처음으로 발견했고 그로 인해 과학자들은 이런 현상이 암인 경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3) 유방암 세포를 이용해서 일련의 실험을 해본 결과 Hsf1이 있을 때 활성화되는 단백질이 암세포들을 죽이는 과정을 차단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암세포의 DNA가 방사선으로 망가진 이후에도 그런 일이 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암세포를 일반 항암제로 죽일 때도 마찬가지 일이 발생했다.

이들 연구진은 이제 Hsf1을 억제할 수 있는 약품을 개발할 생각을 하고 있지만 그런 약품이 개발되기 전까지는 환자들이 암 치료를 받기 직전 며칠 동안은 심리적 신체적인 스트레스를 피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이번에 발표된 논문의 수석연구원으로 오하이오 주립대학의 내과학 부교수인 일랑고반은 오하이오 주의 데이비스 심장 및 폐 연구소의 연구원으로도 활동하는 심혈관계의 전문가이다. 그가 이전에 실시한 연구에서 스트레스를 유도하는 단백질인 Hsf1이 죽을 수밖에 없는 심장 세포를 살려낼 수 있는 것을 관찰한 후 방사선 전문가들과 공동으로 이 단백질이 암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보게 된 것이다. 그는 다음과 같은 견해를 피력했다.

(1) Hsf1을 유도하는 것 중 한 가지가 운동이다.

(2) 나는 운동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타이밍이 중요하다. 즉 암 치료를 받기 전 이틀 동안 심한 신체활동이나 장시간의 신체활동 같은 것은 매우 위험하고 치료 효과를 감소시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3) Hsf1은 Hsp27이란 특정한 단백질을 활성화시키고 그 결과 암세포가 생존하는 것을 도와주게 된다.

연구진은 Hsp27 단백질이 자외선 C 방사선에 노출되면 암세포 내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관찰하기 위해 수많은 실험을 실시해보았다. 암세포의 DNA를 손상시켜 암세포를 죽여 버리는 치료방법들이 있는데 그 한 가지 모델이 자외선 C 방사선을 이용하는 것이다. 그런 연구를 통해 자외선 방사선이란 스트레스가 Hsf1을 유도해서 그로 인해 Hsp27이 세포가 죽는 것을 감소시켜주는 것으로 드러났다.

Hsp27 단백질, 활성화되면 암세포를 죽이는 다른 단백질 수치 떨어져
모든 실험에서 Hsp27 단백질의 수치가 높아지면 세포를 죽이는데 관여하는 다른 단백질들의 수치가 떨어지는 것이 관찰되었다. 그런데 Hsp27의 기능을 방해하는 분자인 siRNA를 사용하니 세포를 죽이는 메커니즘이 회복되었다. 흔히 사용하는 항암제인 독소루비신(아드리아마이신)으로 유방암 세포를 치료해보니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 즉 Hsp27 단백질이 비활성화 되고 더 많은 암세포들이 죽었다.

이런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Hsp27의 기능을 방해하는 약품을 이용하면 암 치료에 도움이 되는 것을 알 수가 있다. 그러나 아직은 그런 약품이 존재하지 않고 또 siRNA 분자는 환자들에게 사용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한다.

설명이 조금 복잡해졌는데, 일랑고반 교수의 말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1) 암세포는 나름대로 자신을 방어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고 그로 인해 암 치료가 효과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할 수가 있다.

(2) 방사선을 조사하면 48시간 안에 Hsp27 단백질의 수치가 최고조에 달하는데 이는 인체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그때부터 이틀 동안 Hsp27 단백질의 활동성이 가장 높아지는 것을 시사한다.

(3) 이런 활동을 일으키는 과정은 이틀이 걸린다. 이런 점은 임상환경에서 입증된 것은 아니지만, 스트레스가 암세포의 재성장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암환자들은 스트레스를 피하는데 신경을 써야 한다.

스트레스가 치료 효과를 떨어트리는 과학적 메커니즘 밝혀져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는 암세포에 강력한 타격을 가하는 치료방법으로 암세포뿐만 아니라 인체 전반도 충격 즉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따라서 치료 전후와 치료기간 동안 그런 스트레스를 완화시킬 수가 있다면 당연히 치료 효과가 올라갈 것이고, 반대로 만약 다른 이유로 인체에 추가적인 스트레스가 가해진다면 치료 효과가 떨어질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이는 자명한 일이지만 과학적으로 그 메커니즘이 밝혀진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신체적인 스트레스는 푹 쉬면서 휴식을 취하면 완화되지만, 정신적/심리적인 스트레스는 완화하거나 제거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전혀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명상이나 요가나 기도를 활용할 수도 있고, 또 아우토겐요법이나 사이먼튼 심상(心象) 테크닉 같은 것을 이용해볼 수가 있다.

독일 의사 슐츠가 개발한 아우토겐요법, 긍정적 치료 효과 있어
아우토겐요법은 심신이완요법으로 전문가의 지도하에 훈련을 받으면 환자 스스로 육체적 심리적인 긴장을 완화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독일의 정신과 의사인 요하네스 슐츠가 개발한 테크닉으로 1932년에 처음으로 공개되었다. 유럽과 미국, 일본 등지에서 활용되고 있고, 2002년에는 아우토겐에 관한 60건의 연구논문을 메타분석해본 결과 상당히 긍정적인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참고 논문: F. Stetter & S. Kupper "Autogenic training: a meta-analysis of clinical outcome studies" Appl Psychophysiol Biofeedback. 2002 Mar;27(1):45-98.)
흡연이나 도박 같은 중독을 치료하는데도 이용되고 불안이나 공포감을 해소하고 신체적인 질병의 증상을 완화하는데도 활용되고 있다.

사이먼튼 심상 테크닉에서는 환자들이 자신의 백혈구가 물고기와 같이 자기 몸속을 헤엄쳐 다니면서 우중충한 암세포들을 잡아먹는 것을 상상하도록 한다. 미국의 사이먼튼이 1978년에 부인과 함께 공동으로 출간한 책은 50만 권이 팔렸고 10개 국어로 번역, 출간되었다. 그러나 그 후 자신들의 이론을 둘러싼 갈등으로 부인과 이혼했고 자신의 방법이 질병을 부인하는 환자들에게는 득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해가 되어 효과가 없다고 스스로 밝혔기 때문에 이 테크닉의 치료 효과에 대해서는 논란의 소지가 있다.

어쨌든 암 치료를 받기 직전 이틀 동안의 신체적 정신적인 상태가 치료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져야 할 것이다.

출처:
(1) R. Kanagasabai et al., "Hsp27 Protects Adenocarcinoma Cells from UV-Induced Apoptosis by Akt and p21-Dependent Pathways of Survival" Mol Cancer Res 1541-7786.MCR-10-0181.

(2) K. Vedam et al., "Role of heat shock factor-1 activation in the doxorubicin-induced heart failure in mice" Am J Physiol Heart Circ Physiol, June 1, 2010; 298(6): H1832 - H1841.

뒤로월간암 2010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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