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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의 공격성과 우리 몸의 저항력
고정혁기자2011년 05월 26일 17:19 분입력   총 878999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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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에 대한 우리의 저항력을 높이는 요인

암의 성장속도는 환자마다 다르다. 어떤 환자들의 경우는 암이 예상외로 빨리 자라는 반면, 어떤 환자들은 암이 예상 밖으로 느리게 자란다. 아마도 그것은 두 가지 요인에서 기인한다. 하나는 암의 공격성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 몸의 저항성이다.

저마다 다른 암의 공격성에 대해 우리가 잘 알지 못하더라도 환자들의 질병에 대한 저항성을 높여준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여기서는 암에 대한 저항력을 높이는 요인에 대해 말할 예정이지만, 이러한 요인의 대부분은 알려진 바가 없다. 하지만 이미 소개된 몇몇 유용한 요인들이 있다. 그것만 알아도 암과 싸우는데 큰 힘이 될 수 있다.

첫째는 연령이다. 아동기와 사춘기의 암은 성인이나 중년기의 암이 자라는 속도에 비해 빨리 자라는 경향이 있다. 둘째는 전신 상태가 기여하는 바인데, 이것은 정의하기가 다소 어렵다. 암과 함께 심부전을 가진 환자는 심장 상태가 건강한 암 환자보다 빨리 사망한다. 환자들에게는 개인차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병의 상태가 동일하고 똑같은 치료를 받은 두 명의 환자가 있다고 해도 한 사람은 수개월 안에 죽는 반면 다른 한 사람은 완치되었다고 할 정도로 오래 살 수도 있다.
셋째는 가족력이다. 실험동물에서 보면 암이 발생하는 비율이 매우 높은 종이 있다. 암은 이런 종에서 어떤 명백한 외부 요인 없이 자연히 생긴다. 마찬가지로 비슷한 유전적 요인이 인간에게 적용할 수 있다. 그래서 가족력에서 유방암이 있는 여성은 다른 여성보다 유방암이 생길 확률이 높을 뿐 아니라, 보다 젊은 연령에 생기는 경향이 있다.

암에 대한 저항력과 관련하여 주목할 것은 '피낭(被囊)' 현상이다. 이것은 치밀한 섬유조직의 그물망으로 암 조직을 둘러싸서 암 주위에 벽을 만드는 것이다. 이 현상은 매우 다양한 범위를 보이는데, 매우 빨리 자라는 암에서는 미처 만들어질 새가 없는 반면 천천히 자라는 암은 고밀도의 섬유조직에 둘러싸여 경화되고 위축된 종양으로 남는다. 그 기전으로 공격성이 커서 저항력을 무너뜨리는 것이 어떤 암인지, 아니면 모든 암의 공격성은 같은데 이 중 어떤 암이 저항력에 의해 갇히는지는 불분명하다. 어느 쪽이든 간에 우리 몸 안에서 일어나는 이 반응은 우리 몸 어디서든지 일어날 수 있다. 섬유화의 양은 원발 암 주위와 전이 암 주위가 같다. 그러나 저항력이 강하고 성공적이면, 암은 거의 위축되어 전이를 일으킬 수 없다.

림프구의 반응이 좋으면 환자 저항력이 높다
면역계체는 순찰하는 경찰관과 같은 역할을 하는 림프구가 있고, 또한 탐식작용을 하는 대식세포가 있다. 현미경에서 보았을 때 종양 주위에 나타나는 림프구 침윤의 정도와 공격적인 림프구의 수는 예후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왔다. 아주 공격적인 암의 경우, 주위에 림프구가 없거나 매우 적다. 반면 천천히 자라는 암의 주위에는 림프구가 매우 풍부하여 현미경 시야를 대부분 채울 정도이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림프구의 반응이 좋을 경우 환자의 저항력이 높다는 데 동의한다. 림프구의 반응이 좋으면 암의 성장을 느리게 할 뿐 아니라, 환자의 예후가 훨씬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좋은 림프구의 반응은 지역 림프절에서도 관찰된다. 암에 침범된 부위의 림프절은 돌아다니는 암세포를 파괴하고 걸러낸다고 믿고 있다. 항암제 치료가 효과적이라는 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모든 림프구에 손상을 준다는 것은 애석한 일이다.
우리 몸은 암의 침습적 성장에 대해 국소적인 강력한 방어 반응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는 면역계가 관여한다. 아직 항암면역치료가 기대에 못 미치기는 하지만, 면역계가 작동하면 암의 성장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면역글로블린이라는 거대 단백물질을 고려하면, 이들에게 암세포를 식별하고 파괴시키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새겨 넣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개인의 면역 능력을 측정하는 데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예를 들어 새로운 림프구를 생성하는 능력이나 거식 세포의 탐식능력, 특이한 면역 글로블린의 생성 그리고 보체계의 구성 성분의 힘 등을 측정하는 것이다.

이러한 측정이 암 환자에게서 이루어졌다면, 아마도 대부분의 환자의 면역능력이 심하게 떨어져 있음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면역능력을 정상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면 질환을 제어하는 데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다.

또 하나의 전신적 요인은 호르몬이다. 호르몬과 관련이 있는 암의 경우 호르몬 치료는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소변에서 나오는 다양한 호르몬들의 부산물을 분석해 보면 개인들은 다양한 스테로이드 환경을 갖는다. 여기에는 좋은 스테로이드 환경이 있는가 하면 나쁜 스테로이드 환경이 있는데, 암에 대해 저항하는 데는 좋은 스테로이드 환경이 훨씬 유리하다.

과거를 통해 알고 있어야 할 것은 무엇인가
항암제가 개발되기 전인 1920년대 초에 시엘드 와렌(Shields Warren) 박사는 암세포는 우리 몸의 영양소를 고갈시켜 우리 몸을 해친다고 추측하였다. 이것은 과학자들에게는 많은 관심을 가지게 하여 수십 년 동안 연구를 하는 골간이 되었다. 워구그(Wargurg)와 코리스(Coris)는 암에 의해서 유도되는 대사성 이상을 조사하는 동안 탄수화물 대사를 발견하여 노벨상을 수상하였다.
수 십년 후 워터하우스와 동료들은 암 환자에게 탄수화물 대사 이상을 밝혀내었다. 또한 1950년대에 페닝거와 미들러는 암으로부터 우리 몸으로 단백질이 이동하는 연결고리를 발견하여 "니트로겐 트렙"이라는 이론을 정립하였다.

1980~90년대에 종양 괴사 인자와 사이토카인의 발견은 암 환자의 대사성 변화를 설명하게 되었고, 영양학적 변화가 암에 대한 면역반응의 일부라는 개념을 가지게 되었다. 사이토카인은 중추신경계에서 분비되는 것으로 많은 암환자에서 종양의 성장을 자극하는 것으로 나왔다. 최근에는 암세포를 자극하는 초기 대사성 반응으로서 호기성 당 분해 증가, 크렙 사이클 증가, 특수한 당분해 효소 증가가 나타난다. 이들 대사성 변화는 모두 특수한 유전자(c-myc 종양 유전자/HIF-1)의 발현에 기초를 두어 암 세포 성장을 촉진하고 암세포가 죽는 것을 막는다.

암 생성 과정에 대해 이해를 하게 되면 암이 만성 질환이라는 개념을 가지게 된다. 그로 인해 암의 생성, 성장, 전이 과정에서 영양소의 역할에 의해 성장하기도 하고 죽이기도 함을 알 수 있었다.

<면역치료, 암과의 전쟁>, 신영태/염창환 외, 한솔의학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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