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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결정과 잘못된 결정 II
고정혁기자2011년 05월 30일 17:28 분입력   총 877870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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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건 | 연세대 의과대학 졸업. 암전문병원 행복한 병원장 역임.
현 성은실버요양원 원장
문의 | //www.silver100.kr/ 041-675-8879/ 충남 태안군 태안읍 남산리 32-4

암 투병에 관한 바른 결정

바른 결정 예2. 자연치유와 전인치유, 그리고 가족의 도움으로 성공

어떤 분들은 내가 의사이지만 자연치유나 전인치유를 중요시한다는 사실을 처음부터 알고 찾아온 경우도 있다. 그분들이 찾아온 이유는 자신은 항암치료를 받기 원하지 않는데 가족들은 항암치료를 원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의사이면서 자연치유나 대체요법을 치료에 사용하고 있는 나를 찾아 자문하기 원한다. 나는 가급적 환자의 치료에 깊이 관여할 수 있는 가족들이 다 오도록 권유한다. 그러면 부부와 자녀, 혹은 자녀와 부부가 같이 오는 경우가 많으며 경우에 따라 친한 친구나 친척까지도 함께 상담에 참여한다.

어떤 경우라도 나는 환자의 병력과 체질, 그리고 선천적인 심리적 경향을 분석한 후 상담을 한다. 그리고 함께 찾아 온 가족들의 심리적 경향도 동시에 검사하여 상담을 한다. 그 이유는 가족 간에도 각 사람이 심리적으로 다른 방식으로 반응을 한다는 것을 이해시키기 위한 것이다.

실제로 환자와 다른 가족이 잘 융화되는 경우와 감정적으로 부딪치는 경우가 있기 마련인데 심리검사를 통해 이것을 바로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내가 알지 못하는 가족들이지만 서로 간에 자연적으로 가지게 되는 긴장에 대하여 전혀 물어보지도 않고 설명을 한다. 그러면 가족들은 그동안 자신들이 가족으로서 도우려 했음에도 불구하고 잘 받아들여지지 않고, 서로 상처를 주었었고 오해할 수밖에 없었던 것들을 이해하게 된다. 이 모든 일들이 서로 다른 체질과 선천적인 심리경향에 의한 것임을 알게 되면 서로에 대한 오해가 풀어지고 가려졌던 상대방의 진심이 받아들여지게 된다.

그리고 난 후 환자의 경우 체질적으로 혹은 심리적 경향에 비추어볼 때 효과보다는 부작용이 더 클 가능성이 있다는 부분을 설명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물론 환자의 질병이 항암치료에 어느 정도 반응하는지와 그 항암치료의 부작용에 대한 설명도 함께 한다. 그러면서 환자와 가족들이 왜 환자가 항암치료를 거부하고 싫어하는지에 대해 이해하게 된다. 그러면서 치료나 치유는 전적으로 환자의 몸 안에서 일어나는 것이므로 가족들에게는 가급적 환자가 원하는 치료방식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권유한다.

하지만 항암치료를 반대하는 나의 견해에도 불구하고 가족들은 여전히 현대의학을 신뢰하도록 권유하는 경우가 있다. 실제로 상담 후 환자가 항암치료를 하는 것으로 결정이 된 경우를 살펴보면 환자가 항암치료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기로 결정한 경우는 20% 이내이고 오히려 가족들의 요구로 인해 항암치료를 수용하는 경우가 80%에 이른다. 그만큼 한국 사람들은 가족 의존성과 결속력이 강한 것 같다. 아마 개인의 결정을 중요시하는 서양이나 유럽의 경우라면 다르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어찌되었든 나는 항상 환자에게 자신이 결정한 치료방법에 최선을 다하라고 권고한다. 자신이 적극적으로 결정하였든 혹은 가족의 권고를 수용하였던 모두 자신이 결정한 것이다. 결정한 것에 대하여 후회하면서 억지로 항암치료를 받아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 우리의 몸은 마음에 원하는 대로 순응하기 때문이다.

개중에는 환자가 원하는 대로 가족들이 환자의 결정을 존중해 항암치료를 하지 않고 자연치유의 방법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에 가장 좋은 점은 환자가 항암치료 대신에 자연치유와 대체요법을 선택했기 때문에 스스로 책임을 지고 자기 관리를 한다는 점이다.

가족들에게도 자신이 필요한 부분을 이전보다 더 자신 있게 요구하기도 한다. 가족들이 환자의 진심을 이해하였기 때문에 무엇이든 환자 중심으로 도우려 한다. 환자는 가족들의 눈치를 보지 않은 채 전인치유에 매진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해한다. 가족들이 더 이상 항암치료나 다른 원하지 않는 치료 방법을 할 것을 권유하지 않아서 이제는 전적으로 자기 책임이 된 것도 잘 안다.

하지만 마냥 행복하고 좋은 것만은 아니다. 자신이 결정한 것이므로 더 이상 남의 핑계를 댈 수 없고 전적으로 자기 책임으로 받아들여야만 한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부담스러운 일이다. 이 결정 후에는 오히려 의사와 보호자가 환자를 더 잘 격려하고 지지해 주어야 한다. 물론 무조건 지지 한다고 힘들어하는 환자에게 '당신을 잘 할 수 있어!'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 환자가 선택한 결정이라 할지라도 암 자체가 환자에게는 버겁고 힘든 일이다.

자연치유를 책임 있게 선택한 환자라도 얼마든지 힘들어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여야 한다. 한때는 호기 좋게 자연치유를 원했지만 어느 때는 현대의학을 선택하지 않은 것이 큰 실수가 아니었을까 하고 의심이 들기도 한다. 그런다고 금방 현대의학으로 되돌아가서도 안 된다. 중요한 것은 환자가 지금의 혼란스러운 감정이 아니라 진심으로 원하는 방법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환자가 암을 가지고도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믿음을 계속하여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암의 전인치유 강좌를 꾸준히 듣고, 관련 책자를 읽어보도록 격려해야 한다. 그리고 자연치유를 하는 사람들과 공동체모임을 가지고 서로 지지하며 외로운 투병이 아님을 알게 하여야 한다. 이들에겐 이런 심리적 지지는 항상 있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자연치유 캠프 등이 있으면 참여하도록 도와야 한다.

그리고 암을 몸에 가지고 있는 상태이므로 환자가 조그마한 증상만 나타나도 두려워하기 마련이다. 그 증상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전문가와 코칭이나 멘토링 관계를 형성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

사실 현대의학을 포기하고 대체요법을 선택하는데 가장 부담스러워 하는 것은 비용이다. 전액 자기부담을 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지혜로운 가이드만 받을 수 있다면 훨씬 경제적이면서도 부작용 없는 치유방법이다. 두 번째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다. 하지만 이 부분을 제대로 배우고 익히면 자신으로서의 온전한 삶을 누릴 수 있다.

자신이 스스로 자연치유법을 선택하고 이것을 제대로 배우며 익혀 가는 사람들의 삶에는 남다른 인생이 펼쳐지기 마련이다. 삶의 질 개선을 물론이고 이전까지의 삶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가슴 따뜻한 인생이 시작된다. 이전에는 자신이 진정 원하지 않는 삶이었어도 다른 사람의 시선 때문에 맞추며 살아왔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위해 내 몸을 기꺼이 사용할 수 있도록 자유를 회복한 것이다.

이 자유는 하나님이 온 인류를 향해서 베풀어 주시고자 하는 가장 기본적인 은혜 중 하나다. 하나님은 인간을 창조하신 후 가장 크게 기뻐하셨다고 성경은 말하고 있다. 하나님은 인간이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완전한 자유를 누리고 살기 원하신다. 나 혹은 다른 사람의 근거나 판단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은 그 존재 자체로서 하나님의 기쁨이 되는 존재다. 우리에게 생명이 있는 동안 우리는 존재적 가치로서의 자유를 누려야 한다.

하지만 우리가 세상과 사람을 통해 자신을 바라볼 때면 우리의 존재가치는 금방 달라지고 만다. 다른 사람과의 비교, 다른 사람들의 판단, 눈앞의 암담한 현실들이 우리를 존재가치로서 자유를 누리지 못하게 만든다. 우리가 보기에 우리 자신 안에 조금도 선한 것이나 희망과 평안 그리고 기쁨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 사실을 거부하는 몸짓을 하지만 무의식 속에서부터 스스로 좌절하고 있는 것이다. 스스로를 자아의 감옥 속에 가두고 괴로워하는 게 인생인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자유와 평안이 눈앞의 현실 때문에 가려지고 나면 우리에게 남는 것은 무기력하고 부패한 몸과 마음뿐이다.

하나님이 우리 인간에게 원하시는 것은 우리 모두가 지금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주어진 축복을 누리기 원하신다. 암이 걸렸던지, 가난하든지, 배움이 적던지, 무슨 죄가 있던지 간에 상관없이 하나님 앞에서는 다 똑같은 인간이다. 우리 모두는 하나님 앞에서 똑같이 부족함이 있는 인간이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가치 있게 할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는 존재이다.

항상 하늘의 은혜와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한 존재이다. 이것은 우리의 잘못이 아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서로 부족한 부분을 세워주도록 만드셨기 때문에 생긴 일이다. 우리가 서로의 부족함에 대하여 도움을 받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당연한 일이다. 마찬가지로 서로의 부족함을 세워주는 것도 대단한 일이 아니라 당연히 할 일이다.

뒤로월간암 2010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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