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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 졸병까지 부리면서 전이한다
고정혁기자2011년 05월 31일 18:10 분입력   총 879547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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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 원발부위 세포 졸병으로 부리며 전이 장소 찾아

암이 전이하려면 원발부위를 벗어난 암세포가 뿌리를 내려 성장하기에 적합한 새로운 환경을 찾아야만 한다.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암센터의 연구진은 인체를 떠돌아다니는 암세포가 원발부위의 양성 세포를 데리고 다니면서 그런 환경을 준비하는 것을 발견했다.

논문의 제1저자로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방사선 종양학과의 스틸 종양 생물학 실험실의 두다 박사는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1) 조직과 기관의 구조물을 떠받쳐주는 양성 간질세포들이 종양이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을 제공해서 원발부위 종양의 성장에 도움을 주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었다.

(2) 우리가 연구해본 결과 이런 원발부위의 토양이 다른 부위의 토양에서도 암이 뿌리를 내리고 성장하는 것을 도와주는 것으로 드러났다.

(3) 이들 양성 세포들의 역할을 새로 밝혀낸 것은 개념적인 진전이며 전이를 예방하고 치료하는 새로운 잠재적인 표적을 찾아낸 것이 된다.

간질세포, 암세포에 편승해 함께 번창, 암의 전이·성장 도와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의 연구진과 여타 연구진은 이미 이전에 발표된 여러 건의 연구를 통해 암환자들의 혈관과 림프관에서 종양세포와 간질세포 2가지가 포함된 덩어리들을 발견했고 또 승객과 같이 종양세포에 편승하는 이런 간질세포들이 암세포가 새로운 장소에 뿌리를 박으면 암세포들과 함께 번창하게 되는 것도 발견했다.

이번 연구의 목적은 원발부위 종양이 암세포와 간질세포 2가지를 포함한 조각들을 방출하는지, 또 그런 간질세포들이 살아남아서 전이가 이루어지는 일에 도움을 주는지, 또 간질세포가 결핍되면 암의 전이 성장에 방해가 되는지 여부를 밝혀내는 것이었다.
동물실험을 통해 다른 곳에 뿌리를 박은 종양이 암세포만 가지고 있는 것과 암세포와 간질세포 2가지를 모두 가지고 있는 것이 확인되었고 간질세포를 거느린 암세포들의 생존가능성이 더 큰 것이 확인되었다. 원발부위에서 이탈한 간질세포들은 전이된 곳에서 번창했을 뿐만 아니라 암세포와 간질세포 2가지를 포함한 전이성 덩어리가 암세포만 들어있는 덩어리보다 생존하고 성장할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전이 가능성이 큰 종양세포주를 이용한 실험들을 통해, 원발부위의 종양을 제거한 후에 폐로 전이되는 경우에도 여전히 원발부위의 간질세포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 밝혀졌고 폐로 전이된 곳의 간질세포의 수를 줄이면 종양성장이 느려지고 수명이 늘어나는 것도 밝혀졌다.

원발부위에서 암세포와 동반 이탈한 양성세포, 전이를 지원
인간의 경우에도 전이된 암에 간질세포들이 유사한 역할을 하는지를 밝혀내기 위해 연구진은 몇 가지 다른 유형의 암환자들의 뇌종양 표본을 조사해서 섬유아세포가 있는지를 확인해보았다. 뇌세포에는 보통 간질세포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섬유아세포가 뇌로 전이된 곳에서는 간질세포가 흔히 발견이 되었고 이는 간질세포가 암세포와 함께 원발부위로부터 동반 이탈한 것을 암시한다. 원발성 뇌종양이나 정상적인 뇌조직에서는 섬유아세포가 발견되지 않았다.

논문의 공저자로 스틸실험실의 연구원인 푸쿠무라 박사는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1) 우리가 섬유아세포를 실험에 이용한 이유는 섬유아세포가 흔히 전이된 덩어리에서 발견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면역세포와 혈관 내피세포를 포함한 다른 유형의 세포들도 편승해서 전이를 지원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 매사추세츠 종합병원과 다른 연구소의 암 연구가들은 인체 내를 떠돌아다니는 암세포를 찾아서 분석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리가 발견한 것은 이런 편승하는 양성 세포들의 특징을 밝혀내는 것이 우선사항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다.

논문의 선임 저자로 스틸연구소의 책임자인 라케쉬 제인 박사도 다음과 같은 견해를 밝혔다.

(1) 이런 양성 세포들이 전이가 발견되기 오래전에 전이 부위에 도착해서 암세포를 지원해주기 때문에 전이를 방지하는 것이 임상적으로 매우 어려웠다.

(2) 원발부위의 종양을 (수술로) 제거할 때 섬유아세포나 여타 다른 간질세포들이 전이성 병변에 참여하는 것을 차단하는 치료를 해야 국소적인 종양이 퍼지는 것을 막는데 도움이 될 수가 있다.

암세포를 도와주는 배신자와 같은 세포도 막아야 제대로 암 치료 가능
이번 연구가 중요한 이유는 암세포만 죽이는 치료방법으로는 암을 제대로 치료할 수가 없다는 점을 새삼스럽게 일깨워주고 있기 때문이다. 즉 암세포를 죽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암세포를 쫄랑쫄랑 따라다니면서 암세포를 도와주고 함께 번창하는(양성인) 간질세포도 견제해야 전이를 막을 수가 있는 것을 밝혀낸 것이다. 적과 내통하는 배신자도 뿌리를 뽑아야 화근을 완전히 제거할 수가 있는 법인데, 이건 악성이 아니고 양성 세포들이기 때문에 무작정 죽일 수도 없고 그렇다고 그냥 살려둘 수도 없어서 난감한 것이다.

어쨌든 유감스럽게도 인체 내에는 암세포를 도와주는 배신자와 같은 세포들이 존재하고 이제야 그런 배신자들의 실체가 조금씩 밝혀지고 있다. 어쩌면 건강할 때 몸 관리를 잘못해서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기면서 인체 내의 미묘한 균형이 깨어져서 요런 괘씸한 배신자들이 생겨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지만 마음은 답답하기만 하다.

출처: D. G. Duda et al., "Malignant cells facilitate lung metastasis by bringing their own soil" PNAS (November 22, 2010) doi:10.1073/pnas.1016234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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