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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크파이우더 난소암과 관련있다
고정혁기자2011년 07월 07일 15:02 분입력   총 880159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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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크 파우더가 난소암과 관련이 있다

활석을 분말로 만든 탤크 파우더는 수분을 흡수 제거해주기 때문에 애들 기저귀 땀띠나 발진을 예방하기 위해 사용하는 베이비파우더의 주성분이다. 성인들도 땀이 나고 땀 냄새가 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별생각 없이 탤크 파우더를 사용하기도 한다. 또 탤크 파우더는 일부 화장품에 첨가되기도 한다.

지난 30년 동안 탤크 파우더가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나왔지만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에 탤크를 원료로 이용해서 만든 파우더가 대규모 환자-대조군 연구를 통해 침습성 난소암의 발생 위험을 상당히 높이는 것으로 드러나서 탤크 파우더가 일종의 발암물질인 것을 부정하기 힘들게 되었다.

연구결과 탤크를 사용하면 전반적으로 난소암 발생 위험이 약 30% 높아지는 것으로 드러났고, 특히 은밀한 부위에 장기간에 걸쳐 자주 탤크 파우더를 사용한 여성들은 난소암 발생 위험이 2~3배나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탤크 파우더를 은밀한 부위에 사용하는 것이 난소암과 연관관계가 있다는 역학적인 연구 결과가 이미 20건 이상 발표되었지만, 용량 반응 효과에 관한 증거가 부족해서 그런 연구결과가 상당한 의심을 받았다. 또 그런 연관관계에 대한 생물학적인 타당성도 의심을 받았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보스턴의 브리검 여성병원의 크레이머 박사는 이전에는 탤크가 석면과 유사하게 암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만성적인 염증을 유발하는 열충격 단백질과 점액질과 여타 분자의 수용체의 수가 증가하는 것과 관련이 되어있는 것으로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탤크를 사용한 후, 특히 자주 사용한 후 충분히 씻어내지 않으면 파우더가 하부성기도로 침입해서 염증반응을 유발하는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탤크입자가 림프절과 난소암 환자의 조직에서 발견되고 있다고 크레이머 박사는 부언하고 있다.

어쨌든 탤크와 난소암의 상관관계에 관한 불확실성을 해결하기 위해서 크레이머 박사의 연구진은 2천명이 넘는 난소암 환자와 유사한 수의 건강한 여성들과 관련된 환자-대조군 연구의 자료를 분석해보았다.

(1) 연구에 참여한 사람들은 모두 뉴햄프셔와 매사추세츠 동부에 거주하는 여성들이었다.
(2) 난소암 환자는 진단을 받기 전 1년 전을 기준으로 설정해서 탤크 사용 이력을 조사해보았고 건강한 여성들은 인터뷰 당시를 기준으로 탤크 사용 이력을 조사해보았다.
(3)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사용해서 난소암과 은밀한 부위의 탤크 파우더 사용 간의 상관관계를 조사해보았다. 탤크를 사용한 총 횟수는 환자가 보고한 사용빈도와 사용기간을 이용해서 추산했다.
(4) 연구진은 나이, 출산경력, 경구피임약 사용, 복강경피임, 체질량지수, 흡연, 음주, 유태계인지 여부, 유방암이나 난소암의 가족력을 모두 보정했다.
(5) 연구진은 난소암의 유형에 따라 모두 별 다로 분석을 했다. 즉 비점액성 침습성 난소암, 장액성 침습성 난소암, 가족력과 무관한 장액선 난소암으로 구분해서 각각 별 도로 분석을 해보았다.
(6) 분석을 해본 모든 경우에서 탤크 사용이 난소암 발생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즉 탤크를 사용한 여성과 사용하지 않은 여성 간에 난소암 발생 위험이 20~40% 차이가 났고, 30% 차이가 나는 경우가 가장 흔했다.
(7) 분석결과 폐경기 이전의 여성들인 경우 탤크를 사용한 여성과 사용하지 않은 여성 간에 난소암 발생 위험이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8) 모든 분석 결과 연구에 참여한 난소암 환자와 건강한 사람 간에 통계적으로 상당한 차이가 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연구에 참여한 사람 중 60%를 차지하는 폐경 후 여성들의 경우에도 상당한 차이가 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결론은 은밀한 부위에 장기적으로 탤크 파우더를 사용하면 난소암에 걸릴 위험성이 30% 정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탤크 파우더 사용과 난소암 간의 상관관계가 밝혀지면서 현재 미국의 사우스다코다 주에서는 탤크 파우더 제조업체를 상대로 한 여성이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연구는 미국 국립암연구소의 지원 하에 실시되었고 연구결과는 2011년 4월2일부터 4월6일까지 플로리다 주 올랜도에서 개최된 <미국 암 연구협회 제102차 연례회의>에서 발표되었다. 어쨌든 땀이 나고 몸에서 냄새가 좀 나면 깨끗한 물로 씻으면 된다. 서양 사람들은 뭔가 몸에 바르고 뿌리는 것을 좋아하는데 그런 고약한 습관까지 답습할 이유가 없다.

출처: A. F. Vitonis et al., "Talc use and ovarian cancer: Influence of histologic type and menopausal status on strength and dose-response of the association" AACR 2011; Abstract LB-446.

우리나라에서 탤크가 이슈화된 것은 2009년 국산 베이비파우더에 석면이 함유되어 있다는 보도 때문이었다. '석면이 들어간 탤크'로 베이비파우더를 만들어서 문제가 되었으니 엄밀히 말하자면 '탤크' 문제보다는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의 문제였다. 당시 논란 끝에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석면이 들어간 탤크'를 원료로 사용한 제약회사와 제품명을 발표하고 시판을 중지시켰다. 하지만, 탤크가 안전한 것만은 아니다. 선진국에서는 '석면이 들어가지 않은 탤크'에 대해서도 유해성 논란이 일고 있다.

베이비파우더의 원료가 되고 있는 탤크(Talc; 활석)는 함수마그네슘 규산염이라고 하는 미네랄 광석이다. 광물질인 활석은 표면이 무른 암석을 말하는데 주요 성분은 마그네슘으로 불에 잘 타지 않고 열과 전기가 잘 전달되지 않으며 분말끼리 잘 달라붙지 않게 하는 성질이 있어 도료, 종이, 내화·보온재, 화장품, 의약품 등을 만들 때 사용된다.
석면 파우더가 문제가 된 것은 파우더를 만드는 원료인 탤크가 석면을 함유한 사문암과 섞여 있는 경우가 많아 채굴한 탤크에서 석면이 남아있게 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탤크를 가공할 때 석면을 제거하는 공정을 거쳐야 하는데 저가의 중국산 탤크에 석면이 포함되어 있어서였다.

과학자들은 이미 1960~70년대에 탤크 자체의 독성과 발암물질을 경고해왔다. 탤크를 상업적으로나 가정용으로 광범위하게 사용할 경우, 종양 문제, 즉 폐암, 피부암과 난소암에 대한 발병 우려를 지적했다. 1993년 미국 국가 독극물학 프로그램 보고에서 화장품에 쓰이는 탤크는 비록 석면이 포함되지 않은 경우에도 종양의 발병 가능성이 있음을 연구 발표했다. 1971년 연구에서는 75%의 난소 종양에서 탤크가 검출되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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