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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경부암, PET검사가 유익한지 알 수 없다
고정혁기자2011년 08월 24일 19:47 분입력   총 879678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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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강암, 인두암, 후두암 환자에게 PET 검사 유익하지 알 수 없다

두경부암 환자들에게 PET(양전자방출 단층촬영) 검사를 단독으로 실시하거나 혹은 CT(컴퓨터 단층촬영) 검사와 병용하거나 간에 PET 검사의 득실을 현재로는 확실하게 평가할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연구결과는 <독일 건강가료 품질 효능 연구소(IQWiG)>가 발간한 최종 보고서를 통해 공개되었다. <독일 건강가료 품질 효능 연구소>는 연방공동 위원회가 이 진단방법의 장단점을 평가하기 위해 설립되었다.

두경부암이란 용어는 여러 가지 유형의 암을 망라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구강암, 인두암, 후두암, 코암, 부비동암뿐만 아니라 바깥쪽 목에 생긴 암까지 모두 포함된다. 독일에서는 매년 약 2만 명이 두경부암에 걸리는데, 남성이 여성보다 3배나 더 많이 걸린다. 독일 남성들에게 구강 인두암은 7번째로 흔한 암으로 중요한 위험요인은 흡연과 음주이다. 완치 가능성은 암이 발생한 부위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면 구순암은 5년간 생존율이 90%가 넘지만 인두암은 30~40%밖에 되지 않는다.

의사들은 PET검사를 사용해서 암 진단이 개선되고 종양의 범위를 정확히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희망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다른 진단 기술을 사용하는 것보다 더 정확하게 표적을 정해서 치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PET 또는 PET/CT 등 추가검사 암 치료에 도움이 되야
CT검사 같은 기존의 영상 검사방법은 건강한 조직과 비정상적인 조직의 구조와 위치를 보여준다. PET검사는 이런 단계를 넘어서서 조직 내의 대사활동까지 측정할 수가 있다. PET 영상은 약한 방사선 물질을 이용해서 인체 내에서 대사활동이 증가한 부위를 보여준다. 그러나 그런 변화는 다른 많은 이유로 생길 수가 있다. 예를 들면 조직에 염증이 생겨도 대사활동이 증가한다. 소위 말하는 통합장비 즉 PET/CT로 환자는 한번에 CT검사와 PET검사를 할 수가 있다. 즉 2가지 검사장비가 설치된 튜브를 통과하면서 한꺼번에 검사를 받고 촬영한 영상들은 컴퓨터로 합쳐지게 된다.

의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추가적인 검사는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어야 의미가 있다. 독일 건강가료 품질 효능 연구소는 PET나 PET/CT가 잠재적으로 진단 정확도가 더 크기 때문에 두경부암을 성공적으로 치료하는데 실제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평가해보았다. 환자들에게 확실한 영향을 미치는 경과들을 이점이 있는 것으로 분류했다. 예를 들면 사망률이 더 낮거나, 재발률이 줄어들거나 혹은 삶의 질이 높아지거나 혹은 다른 진단 기술보다 PET가 정확한 치료방법을 결정하는데 더 큰 도움이 된다면 이점이 있는 것이 되는 것이다.

PET 검사의 이점, 연구 단 1건 그마저도 공정성에 문제 있어
이점을 평가하기 기존의 연구결과들을 살펴보았다. 그런데 PET의 이점을 직접적으로 연구한 것은 단 1건에 불과했다. 게다가 이 1건의 연구조차도 연구 대상자의 수가 적고 방법론에도 하자가 있어서 공정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즉 이 연구는 PET를 이용한 진단-치료전략과 PET를 이용하지 않은 진단-치료전략을 직접적으로 비교했는데, 결과는 연구 대상 집단 간에 2년 간 재발없는 생존율에 아무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와 있었다. 연구 대상자는 102명이고 재발한 경우도 PET로 진단 치료받은 사람은 6명, PET를 이용하지 않고 진단 치료받은 사람은 4명으로 그 수가 매우 적었다.

결국 이런 기존의 연구 결과들을 기초로 판단해보면 PET가 환자들에게 의미 있는 이점이 있는지는 입증할 수가 없고, 그렇다고 이점이 없다고 말할 수도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이 보고서의 2번째 과제는 PET나 혹은 PET/CT가 기존의 진단 기술보다 종양이 어떤 단계에 있는지, 종양이 치료에 반응해서 궁극적으로 성공적으로 치료할 수가 있는지 여부나 종양의 재발 여부를 더 확실하게 밝혀줄 수 있는지를 평가해보는 것이었다. 또 PET나 혹은 PET/CT를 이용해서 원발 부위를 알 수 없는 환자들의 종양을 탐지해내는데 더 큰 효과가 있는지 여부도 조사해보았다. 이런 환자들은 두경부에 암이 전이되었지만 원발 부위는 알 수 없는 사람들이다.

이런 의문들은 암환자와 건강한 사람들을 정확하게 구분하는 검사능력인 "진단 정확도"란 용어로 요약된다. 그런데 진단 정확도를 조사한 연구로는 환자들에게 이득이 되는지 결론을 내릴 수가 없다. 그 이유는 진단 정확도가 더 높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보다 더 표적적인 치료요법을 선택하도록 해주거나 혹은 삶의 질을 높여주거나 혹은 사망률을 줄여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 주제에 관해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지만, 그런 연구의 정보적인 가치는 크게 제한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한편으로는 연구에 참여한 환자의 수가 적기 때문이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바이어스(편견)를 배제할 수 없거나 혹은 바이어스가 개입할 수 있는 방법으로 연구들이 계획되거나 실시되었기 때문이다.

PET와 CT를 비교해본 결과 전반적으로 한쪽이 다른 쪽보다 더 우수하지가 않았다. PET는 새로운 종양을 비교적 정확하게 식별해냈지만 그 대신 거짓 경보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흔한 단점이 있어서 우열을 가릴 수가 없었다.

이런 불만족스러운 증거를 바탕으로 보고서 작성자들은 진단 연구의 기획, 실시, 보고를 개선해야 할 상당한 필요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보고서 작성자들은 추가적인 연구도 요구하고 있다. 추가적인 연구를 요구하는 이유는 PET가 특히 재발이나 원발 부위 종양을 진단하는데 이점이 있을는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PET/CT 진단 정확도 높더라도 환자의 이득 여부 별도로 입증해야
이 보고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시급한 것으로 보고 있고 특히 기존의 표준 진단법인 CT나 MRI와 PET/CT를 직접적으로 비교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PET/CT가 설사 진단 정확도가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나더라도 더 정확한 진단으로 환자들이 확실한 이득을 볼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로 별도로 입증되어야 한다. 예를 들면 환자의 생존기간이 늘어나거나 혹은 삶의 질이 더 좋아지는 것이 입증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런 증거들은 원칙적으로 오직 무작위 대조군연구를 통해서만 얻어질 수가 있다.

새로운 진단장비나 기술이 등장하지만 그 효과가 제대로 검증되지 않고 있다. 그런 문제를 취급하는 연구들도 거의 모두 알맹이가 없는 부실한 연구들뿐이다. 또 새로운 장비의 진단 정확도가 더 높아도 환자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지는 알 수가 없는 형편이다. 진단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이며 무엇을 하기 위한 것일까? 독일 건강가료 품질 효능 연구소의 보고서는 새로운 진단방법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최근에 진단방법과 관련된 연구들이 도마에 오르는 경우가 흔해지고 있다. 2011년 4월29일 뉴욕타임즈의 기사 내용도 소개한다.

CT 검사 폐암 사망 80% 방지한다는 임상시험, 환자 사전 동의서 90% 없어
인간을 대상으로 한 의학실험에서는 모든 환자가 반드시 그런 실험의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는 사전 동의서에 서명을 해야만 하고 또 연구진은 그런 서류를 반드시 보관해야 한다. 그런데 뉴욕타임즈가 입수한 비공개 검토 보고서에 의하면 여러 병원의 5만 명이 넘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실시된(널리 알려졌지만 논란이 되고 있는) 폐암 연구를 실시한 의사들이 사전 동의서의 90%를 찾아내 놓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사실은 CT 검사를 광범하게 사용하면 폐암 사망을 80%나 방지할 수 있을 것이란 결론을 내려 2006년도에 신문과 방송의 헤드라인 기사로 화려하게 장식한 임상시험에 추가적인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임상시험은 뉴욕시의 웨일 코넬의대의 클로디아 헨쉬케 박사의 주도하에 이루어졌는데 암 조기검진 회의론자들로부터 신랄한 비판을 불러일으켰고, 담배제조업체인 리게트 그룹의 모회사로부터 임상시험 연구비의 일부로 360만 달러를 받았다는 사실을 주간지인 타임즈가 2008년 3월에 보도하면서 비판이 더욱 거세어졌다.

2008년 10월7일에 작성된 환자의 사전 동의서에 관한 비공개 보고서는 임상시험을 중단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그런데도 임상시험은 웨일 코넬의대가 아닌 다른 곳에서 지금까지도 계속 실시되고 있다. 또 일부 의료 윤리전문가들은 병원이 비밀 검토 보고서에서 지적된 윤리적인 문제를 공개해야 할 법적인 의무가 있다고 말하고 있지만 아직도 공개를 하지 않고 있다.

문제의 임상시험은 <국제 조기 폐암 액션 프로그램(I-Elcap)>이란 것으로 웨일 코넬병원은 2008년 타임즈의 보도를 계기로 다른 대학의 명망 있는 교수 4명을 선정해서 이 연구를 독립적으로 재검토하도록 요청했고 그 결과 비공개 보고서가 작성되게 되었다.

이 보고서에서 재검토자들은 웨일 코넬대학 관리담당자들이 특히 국제 조기 폐암 액션 프로그램이 거의 시작 단계부터 과학적인 논란에 휩싸인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 연구를 보다 면밀하게 감독하지 못한 것을 질책하고 있다. 재검토자 중 1명인 밴터빌트 대학의 암 생물학 교수인 데이비드 카본은 인터뷰에서 자신과 다른 검토자들은 사전 동의서를 받았지만 잃어버렸는지 아니면 처음부터 아예 받지를 않았는지조차도 알 수가 없었다고 밝히고 있다. 그는 헨쉬케 박사의 의도는 좋았지만 제검토서에서 지적된 문제를 정당화할 수는 없다고 부언하고 있다.

그 사이에 웨일 코넬대학을 떠나 뉴욕의 마운트 시나이 의료센터로 자리를 옮긴 헨쉬케는 재검토 보고서가 비공개란 이유로 이에 관해 언급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 그러나 이메일을 통해 사전 동의서를 보관하는 것은 임상시험이 실시된 모든 병원의 책임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녀는 국제 조기 폐암 액션 프로그램은 연방정부가 연구비를 지원하지 않고, 대학병원들로 구성된 학계의 독자적인 컨소시엄으로 환자를 보호할 의무와 책임은 대학병원들이 져야 하는 것이라고 부언하고 있다.

그러나 이 임상시험은 미국 국립보건연구소의 연구비 지원을 받고 있어서 연구를 규제하는 연방정부의 규정에 따라 오래 전부터 모든 관련된 병원들이 환자의 사전 동의서 사본을 받거나 적절하게 보관해야 할 의무가 있다.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암센터의 임상연구 책임자로 종양학자란 잡지의 편집장인 브루스 채브너 박사는 웨일 코넬대학에 대해 2008년 재검토 보고서와 그 후속 보고서에 나와 있는 문제들에 대한 해명을 요구할 것이라고 한다. 종양학자란 잡지는 헨쉬케의 논문을 게재했는데 만약 환자들의 사전 동의서가 없는 것이 확인되면, 그 논문을 철회할 것이라고 한다.

과학은 올바른 방법과 절차가 중요하다. 그런 방법과 절차를 따르지 않으면 엉터리 연구가 된다. 관련업체로부터 돈을 받아 실시하는 연구가 객관적이고 공정할 것을 기대할 수는 없다. 그러나 지금까지 그런 연구가 너무 많았는데 최근에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효과적인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제대로 진단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진단장비의 이점에 관해 연구한 독일정부 기관의 보고서와 폐암 조기진단에 미치는 CT의 효과를 측정한 미국의 대규모 임상시험이 부실한 점을 살펴보면 진단 부문에 상당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생각되고 이는 효과적인 치료를 저해할 것이란 우려를 금할 수가 없다.

출처:
(1) IQWiG Reports - Commission No. D06-01B "Positronenemissionstomographie (PET) und PET/CT bei Kopf- und Halstumoren" (Version 1.0; Status: 28.02.2011).
(2) The International Early Lung Cancer Action Program Investigators "Computed Tomographic Screening for Lung Cancer: The Relationship of Disease Stage to Tumor Size" Arch Intern Med, Feb 2006; 166: 321-325.
(3) NYT "More Doubts Cast on a Hotly Debated Lung Cancer Study" April 29, 2011
(4) C. I Henschke & D. F. Yankelevitz "CT screening for lung cancer: update 2007" Oncologist. 2008 Jan;13(1):65-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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