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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소와 신장암
고정혁기자2011년 09월 26일 18:05 분입력   총 881044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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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내 비소 수치가 증가로 미치는 영향

소변에 비소가 좀 증가하면 신장암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고혈압이나 신장질환이 있는 경우 그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연구결과는 비소가 신장암을 유발하는 것을 입증한 것은 아니다. 소변에 비소의 수치가 증가한 것이 체내의 노폐물을 걸러내는 신장의 기능이 저해되면서 생겼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비소는 암석이나 토양이나 물이나 공기 속에 들어 있는 원소 중 하나로 산업활동을 통해 환경으로 유입되기도 하고 페인트나 염료나 비료 같은 제품 속에도 함유되어 있다. 이런 비소가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들도 있다. 또 체내의 비소 수치 증가가 고혈압이나 제2형 당뇨병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결과들도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장기적으로 저용량의 비소에 노출되는 것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대만의 연구진은 저농도의 비소가 함유된 식수를 사용하는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소변에 들어 있는 비소의 양과 신장암 발생 위험 간에 상관관계가 있는지를 연구해보았다. 타이페이 시에서 거주하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1리터당 0~4 마이크로그램의 비소가 함유된 수돗물을 사용하고 있다. 미국의 환경보호청은 물 1리터당 10마이크로그램까지는 비소를 허용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사용하는 수돗물에는 이보다 훨씬 더 낮은 양의 비소가 들어 있다.

고혈압 신장기능 저하에다 비소 수치 높으면 신장암 걸릴 확률 6배 높아
대만의 연구진은 신장암 환자 132명을 모집해서 암에 걸리지 않은 동일 연령대의 사람 260명과 비교해보았다. 전반적으로 소변의 비소 수치가 높으면 신장암이 발병할 가능성이 더 높아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런 상관관계는 고혈압이나 혹은 신장기능이 저해된 사람에게 가장 큰 것으로 드러났는데, 고혈압과 신장기능 저해는 신장암 위험요인으로 이미 밝혀진 것이다. 어쨌든, 고혈압이나 신장기능이 저해된 사람이 비소 수치가 상대적으로 높으면 신장암에 걸릴 가능성이 이 3가지 요인이 없는 사람들에 비해 6배나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 3가지 위험 요인 중 2가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신장암에 걸릴 가능성이 4배나 높아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연구진은 비소에 노출된 일부 사람들은 고혈압이나 신장질환이 생기고 그로 인해 신장암이 생길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추정이다. 또 다른 가능성은 신장기능이 저해되면서 소변에 비소의 농도가 더 높아졌을 수도 있는 점이다.

비소가 여러 가지 암과 관계가 있는 것은 이미 밝혀졌지만, 식수 속에 들어 있는 저용량의 비소가 암을 유발하는지는 아직 확실하지가 않다. 전 세계적으로 수돗물과 같은 식수에 비소가 조금씩 들어 있는 경우가 흔해서 이 문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연구가들은 전 세계적으로 약 1억 4천만 명이 1리터당 10마이크로그램 이상의 비소가 함유된 물을 식수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방글라데시의 경우 수백만 명의 사람이 우물물에 자연적으로 들어 있는 다량의 비소에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소는 유독한 물질로 최근에는 미국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다. 미국의 양계장에서는 기생충을 예방 제거하기 위해 닭에게 비소를 첨가한 모이를 먹이고 있고 그 결과 대부분의 미국산 닭고기가 비소에 오염되었기 때문이다. 말썽이 나자 1~2개 식품업체는 비소를 먹이지 않고 키운 닭고기만 판매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양계장에서는 비소를 사용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 내막은 알 수가 없다.

출처: C. Huang et al., "Effect of Urinary Total Arsenic Level and Estimated Glomerular Filtration Rate on the Risk of Renal Cell Carcinoma in a Low Arsenic Exposure Area" J. Uro, (June 2011) 185(6):2040-2044

비소와 닭
닭에서 비소가 검출된 이유는 비소가 섞인 사료 때문이다. 1950년대 이후부터 닭의 성장을 촉진하고 계란의 생산성을 높이고 닭의 껍질 색깔을 곱게 하고 닭털을 풍부하게 하기 위해서 비소 계통의 아르사닐산을 닭의 사료에 섞기 시작했다. 누구나 알고 있는 유독한 비소는 비료에 섞여 닭으로 옮겨가고 다시 계란으로 옮겨진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닭에게 먹인 비소는 배출되어 양계장에 깔아놓은 톱밥이나 기타 깔개 물체들과 혼합된다. 양계업자들은 이 거름들 양분이 풍부하면서 공짜나 다름없어 비료로 쓴다. 밭에 닭 배설물로 만든 거름을 주면 상당한 수준으로 비소를 축적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미국 농무부 농업연구청에서 발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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