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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와 줄기세포는 기원이 동일하다
고정혁기자2011년 09월 30일 11:22 분입력   총 879457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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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양유전자, 정상세포 줄기세포로 변화시켜

종양유전자는 일반적으로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일어나서 건강한 세포가 암세포로 변한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그런데 남 캘리포니아 대학 의과대학 과학자들은 종양유전자가 정상적인 세포를 줄기세포 같은 세포로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을 입증했고 그로 인해 다발성 경화증과 암 같은 질병을 줄기세포 요법으로 치료할 수 있는 보다 안전하고 실용적인 방법을 개척했다고 한다.

의과대학의 조교수인 지앙 종은 실제로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할 수도 있다고 밝히고 있다. 줄기세포 유전자는 무엇인가? 또 암 유전자는 무엇인가? 그게 같은 것일 수가 있기 때문이다.

지앙 종과 오렌지카운티의 아동병원과 뉴욕의 굿 사마리탄 병원 의료센터의 연구진은 p53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해서 인간의 피부세포를 뇌세포로 바꾸는데 성공했다. 이는 p53의 돌연변이가 세포의 운명을 결정하는데 관여하는 것을 시사한다. 지앙 종은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1. 사람들은 나쁜 점에 초점을 두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p53을 꺼버리면 세포가 암세포가 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2. 실제로는 세포가 보다 유연해져서 좋은 일을 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세포를 사람에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직장을 잃게 되면 범죄자가 될 수도 있지만 다른 직장을 찾아서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환경이 복잡하기 때문에 그 사람이 어느 쪽으로 가게 될지는 알 수가 없다.

p53 유전자 억제, 피부세포가 배아 줄기세포로 변하다
줄기세포는 인체 내에서 분열해서 여러 가지 다른 유형의 세포로 분화된다. 인간의 경우에는 배아 줄기세포가 3가지 배엽층 세포로 분화한다. 그러나 특정한 줄기세포가 왜 어떻게 특정한 유형의 배엽층 세포로 분화하게 되는지 그 이유는 아직도 분명히 알아내지 못하고 있다.
어쨌든 이런 유형의 세포로부터 조직과 기관이 생성된다. 예를 들면 내배엽은 위장, 결장, 폐를 형성하게 되고 중배엽은 피, 뼈, 심장 조직을 형성하게 된다. 이번에 발표된 연구에서 지앙 종의 연구진은 외배엽에서 생성된 뇌와 신경 세포와 관련이 있는 인간의 피부세포를 연구해보았다.

연구진이 p53 유전자를 억제하자 피부세포가 인간 배아 줄기세포와 똑같은 세포로 변했다. 그러나 인체 내의 여러 곳에 존재하면서 다른 어떤 세포로도 변할 수 있는 인공적인 다른 줄기세포들과는 달리 이들 세포들은 동일한 배엽층 세포인 외배엽으로부터 형성되는 세포로만 분화를 했다.

유도 만능 줄기세포(IPSCs)들은 어떤 세포도 될 수가 있지만 통제하기가 힘들다. 그런데 우리가 발견한 세포들은 외배엽 계보 내에 머물고 있다고 지앙 종은 밝히고 있다. 그는 다른 유형의 세포에 있는 다른 종양 유전자를 억제해도 동일한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이는 줄기세포 요법에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앙 종은 어떤 유전자를 조작해야 할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암세포와 줄기세포는 그 기원이 동일하다는 점은 이미 오래전에 스코틀랜드의 생물학자인 존 비어드가 밝혔다. 현대의학은 100년이 넘는 세월동안 비어드의 이론은 무시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그의 이론이 옳다는 점이 재삼재사 입증되고 있다. 이번에 발표된 연구결과로 비어드의 이론이 옳다는 것이 다시 한 번 확인되었다. 비어드의 암이론에 의하면 건강식품인 췌장효소가 암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된다.

출처: S. C. Li et al., " Increase developmental plasticity of human keratinocytes with gene suppression" Proc Natl Acad Sci USA. 2011 Jul 18, doi:10.1073/pnas.1100509108

존 비어드와 영양배엽세포
1902년 스코틀랜드의 생물학자인 존 비어드는 암의 발생과정에 전능성 생식세포의 역할이 주목했다. 전능성 세포란 어떤 형태로도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만능세포를 말한다.
그로부터 무려 70년이 지난 1970년대에 마침내 동물에서 전능성 줄기세포를 발견했고, 1998년에는 위스콘신대학의 제임스 톰슨과 존스홉킨스대학의 존 기어하트가 각기 따로 연구해서 인간의 전능성 줄기세포를 분리해냈었다.

비어드는 암은 영양배엽세포와 동일하다는 이론을 정립했고 따라서 암은 무책임한 영양배엽세포로 간주했다. 포유동물의 배아에는 외부를 감싸고 있는 얇은 막이 있는데 이것을 외배엽이라고 한다. 이 외배엽이 수정된 난자를 자궁벽에 착상시켜 영양분을 공급받을 수 있게 해준다. 따라서 외배엽이 없으면 배아가 자궁벽에 자리를 잡을 수도 없고 영양분을 섭취할 수도 없다. 그런데 바로 이 외배엽을 구성하는 세포가 영양배엽세포이다. 따라서 영양배엽세포는 인체의 정상적인 세포이다.
그러나 여성의 자궁에서 난자가 수정을 하게 되면 영양배엽세포는 암의 전형적인 특징을 모두 갖게 된다. 이 영양배엽세포가 나중에 태반이 된다. 영양배엽세포는 매우 공격적인 세포로 그런 공격성을 견제하는 장치가 인체 내에 있는데 그게 바로 췌장효소로 영양배엽세포가 필요한 만큼 증식하면 더 이상은 증식하지 못하게 막아버린다.

이런 이유로 비어드는 암은 정상적인 삶의 필요한 일부분으로 보았다. 즉 악성 종양은 정상적인 세포가 무한정 증식하는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영양배엽세포가 잘못된 시간에 잘못된 장소에서 성장하는 것으로 파악한 것이다. 1995년에 『암』이란 의학잡지에 기고한 연구논문에서 아세베도는 거의 100년이 지난 뒤에 "비어드의 이론이 옳았다는 점이 입증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비어드의 이론에 근거하여 켈리는 췌장효소를 중심으로 한 영양대사치료법, 곤잘레스는 영양물질대사 치료법, 매너는 레트릴을 이용한 대사요법 등을 정립했다.

뒤로월간암 2011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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