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 전문가칼럼
긍정의 3단계 격려요법 희망의 치유를 기대하라
고정혁기자2011년 11월 17일 11:52 분입력   총 868849명 방문
AD

황성주 | 사랑의 클리닉 www.lcc.co.kr

정신면역요법의 기초 '긍정의 3단계 격려요법'이 주는 희망의 치유를 기대하라
암을 치료하는 방법으로 우리는 보통 암세포를 떼어내는 수술이나, 약물이나 방사선 등으로 암조직을 죽이거나, 식사와 기능성 소재 등을 통해 암세포를 조금씩 없애나가는 방법 등을 떠올린다. 그리고 이 방법들이 매우 고통스런 과정이라는 것도 함께 떠올리곤 한다. 물론 이 방법들은 암치료에 매우 유용한 게 틀림없는 사실이며, 이를 부정할 사람도 없다. 하지만 보다 '인간적인' 치료에 대한 갈망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런 인간적인 치료 중에는 '심리 치료'라는 게 있다.

과거에는 평화로운 마음가짐이나 치료에 대한 믿음, 죽음과 고통에 대한 고통의 극복과 같은 심리적인 치료가 주목받지 못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심리적 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이를 치료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시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무형의 치료 방법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이런 부분 때문에 암 환자들은 대부분 '심리치료의 효능'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단계에 있고, 그저 암 치료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돈 벌기 위해 만든 아이템이라고 비판하는 사람들의 비중도 적지 않다. 이런 반응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아직까지는 심리치료가 성숙하지 않았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암 환자의 심리치료 방법 중에 체계화된 치료방법이 없다는 사실이 이런 상황을 대신 말해준다.

그러나 심리 치료는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거듭 강조하고 싶다. 그 이유는 암 환자의 심리 상태에 따라 치료효과가 극명하게 차이나기 때문이다. 같은 약을 쓰더라도 심리적으로 안정된 환자에게 약의 효율이 높고, 몸의 면역력을 포함한 각종 방어 기능도 활발하게 진행된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사례를 통해 드러났다. 그러니 심리치료는 적극적으로 활용해 볼 가치가 충분한 셈이다.

심리치료의 효능을 가장 잘 알려주는 사례로 스탠포드 대학 연구팀의 암환자 치료 보고서를 들 수 있다. 이 대학 연구팀의 연구결과를 보면, 전통적인 약물요법에 의한 치료군과 약물요법에 심리치료요법을 병행하는 치료군으로 나누어 암을 치료한 결과 약물치료군에서는 평균 생존 기간이 18.9개월인 반면에 병해치료군은 36.6개월을 나타내어 거의 2배에 가까운 생존기간을 기록했다. 이것은 심리치료가 암을 치료함에 있어서 얼마나 지대한 역할을 하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심리치료 과정은 일반 약물치료나 수술치료에 비해 굉장히 복잡하다. 우선 환자의 정신세계를 잘 이해해야 하는데, 환자마다 개성이 있고 살아온 생활환경이 틀리며 같은 자극에도 나타나는 반응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심리 치료 과정도 모두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심지어 환자를 이해하는 데에만 수개월이 흐르는 예도 있다.
이처럼 복잡한 심리치료를 효과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의사 스스로 치료의 원칙들을 분명히 세워야 한다. 나 역시 몇 가지 중요한 원칙을 세웠고, 그를 통해 많은 효과를 보았다. 우선 환자에게 분명히 치료할 수 있고, 치료 이후에는 다시 행복한 삶이 시작 될 거라는 믿음을 갖게 해준다. 죽음이나 고통이라는 단어가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도록 해주는 것인데, 나는 이것을 '부정의 제거'라고 이름 지었다.

또, 환자 본인, 의료진, 그리고 주변 많은 이들을 통해 희망과 삶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분위기를 만들도록 노력한다. 나는 이것을 '긍정의 3단계 격려요법'이라고 이름 지었다.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1단계 희망의 믿음 - 플라시보효과
플라시보 효과는 가짜를 접했음에도 그것을 마치 진짜라고 느끼는 현상을 말한다. 의약품을 개발하는 과정 중 효과 입증하는 시험을 플라시보(placebo) 시험이라 부르기도 한다. 플라시보는 [마음에 들도록 한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우리말로는 위약[僞藥-가짜약]이라 부르기도 한다.
신규 의약품 개발 과정에서 플라시보 효과는 개발 중인 의약품의 약효를 시험하면서 피검자들을 대상으로 효과가 없는 가짜약을 마치 진짜약인 것처럼 속여서 일부 피검자들에게 주도록 하는 시험이다. 이 과정에서 효과가 있는 진짜 약물을 투여 받은 사람들은 약효에 의해서 개선 효과가 나타나게 되고, 위약을 투여 받은 사람들에게서는 이러한 약효가 나타나서는 안 되는 것이 맞지만, 위약을 투여 받은 사람들의 20~30% 정도에서 마치 약을 먹은 것과 같은 동일한 반응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현상 때문에 신약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위약군(플라시보군) 설정을 통해 진정한 약효를 구분해낼 수 있는 것이다. 플라시보 효과가 왜 발생하는지는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현재 의약품의 개발에서 플라시보는 반드시 활용되는 과정이 되었다. 이 플라시보 효과는 의약품 개발 과정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일상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다.
자양강장제 음료 한 병을 마시면 몸에 피로가 사라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던지, 형편 없는 고기라고 해도 비싼 식당에서 먹으면 입에 살살 녹는 듯한 느낌을 받는 것도 플라시보 효과의 일종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러한 플라시보 효과는 암치료에서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 실제 현실과 상관없이 본인이 어떤 계기를 통해 이 현실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강한 믿음을 갖게 되면 몸이 스스로 개선되고 자가방어력을 극대화시키게 되는 것이다. 즉, 암이 치료되고,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는 강한 믿음을 갖게 하는 것이다. 이런 믿음은 암 치료를 가능하게 하도록 하는 기본이 되어 준다.

2단계 부정의 제거 - 노시보(nocebo) 효과를 제거하라
플라시보와 반대 의미로 노시보라는 용어가 있다. 플라시보가 '좋은 방향'의 믿음의 힘이라면 노시보는 그와 반대로 '부정적인 방향'의 믿음의 힘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모든 것이 [안 될 것이다]라는 부정적인 생각이 고착되는 것이고 이것이 신체에 영향을 주게 되는 상황이다.

노시보 효과의 극적인 사례는 바로 이런 것이다. 원양어선의 냉동 창고에 선원 한 사람이 갇히게 되었는데, 이 선원은 스스로 얼어 죽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빠져들었고 마침내 사망했다. 부검 결과 저체온증이었다. 창고의 벽에는 [점점 추워진다, 숨쉬기가 힘들다]라는 글씨가 쓰여 있었다. 냉동 창고 안에서 얼마나 절망하고 있었는지 알게 해주는 글이었다. 그러나 이 모든 게 심리에 의한 사망이라는 소견이 덧붙여졌다. 그 냉동 창고는 고장으로 이미 몇 주 전부터 작동을 멈추고 있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냉동 창고 안 온도는 오히려 외부보다 높은 상태였다.

이 냉동 창고에 갇힌 선원은 정상적인 기온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체온이 낮아지면서 얼어 죽을 것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히는 바람에 실제 저체온증으로 사망하게 된 것이다.
암 치료에서도 이와 같은 일이 많이 벌어진다. 암에 걸린 사람은 대부분 암으로 인해 자신이 엄청난 고통을 받을 것이고, 항암치료 과정에서 머리와 눈썹이 사라지는 등 자존감을 잃는 일이 발생할 것이며, 결국에는 암을 치료하지 못한 채 사망에 이를 것이라는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된다. 이 같은 부정적인 믿음이 확고하게 만들어지면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게 한다.

플라시보 효과가 치료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몸을 건강한 방향으로 유도한다면 노시보 효과는 이와 정반대로 치료되지 못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믿음 때문에 몸을 더 안 좋은 방향으로 유도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결국 암 치료 효율도 저하될 수밖에 없다. 암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심리적 부정적인 영향을 제거해야 한다. 부정적인 생각을 버리고 긍정의 믿음, 즉 노시보 효과가 아니라 플라시보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생각해야 한다.

연세대학교 이희대 박사의 사례는 이런 부정적인 생각을 희망적인 생각으로 바꾸는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이희대 박사는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에서 유방암 전문의로 이름이 알려져 있었지만 본인 스스로 암이 7번이나 재발한 환자이기도 하다. 이희대 박사는 그의 저서에서 "의사들은 암 나이를 4기(말기)로 한정지었지만, 그걸 넘어서면 5기가 시작될 것이다"라며 말기암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떨치고 희망으로 암을 치료했다. 그 결과 이희대 박사는 7번의 재발과 5회에 걸친 수술에도 불구하고 암을 극복한 사례로 기록되고 있다.
2차 대전 독일군의 유태인 학살 장소였던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도 끝까지 목숨을 유지했던 사람은 바로 내일의 희망으로 하루하루를 헌신했던 사람들이였다. 부정적인 생각이 대신 희망의 생각으로 가는 것이 암 치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3단계 긍정의 격려 - 바넘 효과(Barnum effect)
바넘 효과라는 것은 [사람들은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정보를 일단 정확한 정보로 받아들이는 경향]이라는 이론에서 출발한다. 이 이론을 만든 바넘이라는 학자는 서커스단에서 마술사들이 사람들을 무대로 불러내어 과거를 알아맞히는 코너에서, 마술사가 누구에게나 한번쯤은 있을 수 있는 아주 보편적인 이야기를 해주지지만 관객들이 그 서커스단의 마술사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하게 되는 현상을 연구하면서 알려지게 되었다.

이런 예는 우리 주변에서도 찾을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용한 연세가 50대 이상인 분에게 [어릴 때 큰 병을 앓았다], [물에 빠져 죽을 뻔한 적이 있다], [어린 시절 살던 마을 앞에 큰 나무가 있었다]라는 등의 이야기는 당시 상황에서 누구나 공통적으로 가지는 보편적으로 자주 발생하는 상황을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그 말을 듣던 사람은 정말 점쟁이가 정말 용하게 잘 맞힌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것도 바로 바넘 효과의 한 예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바넘 효과는 단지 생각에서 멈추지 않고 실제로 우리의 심리적 측면에도 많은 영향을 주게 된다.

단순한 예로, 우리 주변에서 A형 혈액형이 소심하다고 하는데, 이 말을 들은 A형 사람은 그리 소심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소심한 점만을 강조하면서 자기 스스로가 소심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A형은 정말 소심하다고 스스로 자신을 속박하는 결정을 하게 되는 것도 바넘 효과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바넘 효과의 중심은 바로 정보를 정확한 정보라고 인식하고 자신을 그 정보에 되도록이면 적용을 하려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암환자들은 대부분 암에 걸렸다는 이유만으로 스스로에게 분노하고, 실망하다가 결국 자포자기 상태에 이르게 된다. 암에 대한 치유의 희망을 잃고, 부정적인 생각을 하다가 결국 부정적인 결과에 이르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암환자 스스로 희망의 믿음을 가지고 부정적인 생각을 제거하여야 한다. 그러나 암환자 혼자서 치료할 수는 없다. 암환자는 암에 의해서 이미 심신이 쇠약해지기 때문에 의지와 마음이 같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주변 지인들의 격려가 필요하다. 암환자들에게 [너는 치유될 수 있다]라는 의지가 싹틀 수 있도록 용기를 주어야 한다. 어찌된 일인지 우리는 암환자를 병문안 가서 '누가 암에 걸려 죽었다', '누가 암에 걸려서 고생한다' 같은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래서 암환자들은 대부분 사람들을 만나지 않고 혼자 쓸쓸히 투병하는 경우가 많다. '암에 의한 고통이 당사자 혼자 겪는 일이 아니니 힘내라' 이런 의미로 이야기하는 것이지만 암환자는 더욱 절망에 빠지게 된다. 바넘 효과 때문에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본인 스스로 이제부터 수많은 고통을 받다가 결국 죽게 될 것이라고 믿게 된다. 이런 부정적인 믿음은 노시보 효과를 통해서 몸을 더욱 악화시키고 치료 효율을 떨어뜨리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

암환자에게는 [너는 치유될 수 있다], [너는 완치 되어서 행복하게 잘 살 거다]라고 격려를 나누게 되면, 역시 바넘 효과에 의해서 환자는 자신도 암을 치유하고 다시 잘 살 수 있다는 희망의 믿음을 가지게 될 것이다. 그러면 플라시보 효과에 의해서 치료의 효율도 강화시키고, 몸의 면역력을 올려 자가 방어 기능도 향상될 것이다. 바넘 효과는 긍정이나 부정의 어떤 방향으로 결정된 것이 아니다. 주변 사람들의 의지가 본인에게 전달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긍정적이고 밝은 의지를 환자에게 전달해 주어야만 하는 것이다.

바넘 효과, 플라시보 효과, 노시보 효과는 심리 치료에서 유용하게 이용 될 수 있는 이론들을 설명한 것이다. 물론 이렇게 복잡한 명칭이나 이론을 꼭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분명한 것은 이러한 이론들을 일목요연하게 목적하고자 하는 것은 암환자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해달라는 의미이다.
암은 환자 극복할 수 있는 병이 아니니. 암환자는 치유될 것이라는 희망의 믿음을 가지고, 부정적인 영향력을 제거해야 하며, 가족, 지인, 의료진 등 주변 분들이 모두 긍정의 격려를 통해서 암환자에게 치유의 의지를 심어줄 때 비로소 진정한 치료가 시작되는 것이다.

뒤로월간암 2011년 11월호
추천 컨텐츠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