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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스틴, FDA 유방암 치료제 승인취소
고정혁기자2012년 01월 26일 15:19 분입력   총 846481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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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이성 유방암에 아바스틴, 수명 연장 없고 부작용만 유발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11월 18일 아바스틴이 의학적으로 쓸모가 없기 때문에 유방암 치료제로 승인한 것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FDA 청장인 마가레트 햄버그는 성명서를 통해 아바스틴이 안전하거나 효과적이란 것이 입증된 적이 없다고 밝히면서 의사들이 원한다면 아바스틴을 처방할 수는 있다고 밝혔다.

햄버그 청장의 결정은 69쪽의 비망록에 요약되어 있는데 그녀는 지난 7월 아바스틴에 대한 2일간의 청문회가 끝난 후 FDA 자문위원회가 만장일치로 승인 취소를 권고한 것을 따르고 있다. FDA는 과학에 근거해서 결정을 내리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햄버그 청장은 FDA 내부 직원들과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위원회의 결정을 거부하기 어려웠다.

햄버그 청장은 임상시험에서 아바스틴이 유방암 환자의 수명을 연장하거나 혹은 유방암 종양을 의미 있게 통제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고 환자들을 고혈압이나 출혈 같은 부작용에 잠재적으로 노출시키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그녀는 연구가와 환자와 제약업계와 심지어 FDA의 희망에도 불구하고 엄격한 테스트의 결과가 때로는 실망스러울 수가 있는데, 아바스틴으로 전이성 유방암을 치료하는 것이 바로 그런 경우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기자들에게 말했다고 한다.

성명서는 FDA가 전이성 유방암으로 투병하고 있는 환자들과 그 가족들이 얼마나 힘든지 또 보다 효과적인 치료제의 필요성이 얼마나 큰지를 알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아바스틴 유방암 치료가능하나 보험업계 치료비 성환 거부할 듯
아바스틴은 FDA가 2007년 12월에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로 서둘러 승인했다. 그 후 1년 만에 17억 불 어치 이상이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FDA가 서둘러 승인한 후 재검토해보니 유방암 환자의 수명을 연장하지는 못하고 심한 부작용만 유발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아바스틴이 승인을 받을 수 있는 근거가 된 최초의 임상시험에서는 아바스틴을 파클리탁셀(택솔)과 병용하면 파클리탁셀만 사용하는 경우보다 진행성 유방암의 진행이 약 5개월 반 지연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후속적인 연구에서 아바스틴을 다른 항암제와 병용하면 종양 성장이 1~3달만 지연되는 것으로 드러났고 수명은 전혀 연장하지 못하고 삶의 질도 개선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아바스틴은 다른 유형의 암을 치료하는 치료제로 여전히 판매가 되고 따라서 의사들은 소위 허가범위 초과사용이란 편법을 통해 유방암 치료제로 처방해서 사용할 수는 있다. 그러나 미국의 보험업체들은 더는 아바스틴 치료비를 상환해 주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바스틴을 생산하는 지넨테크와 모회사인 스위스의 로슈제약은 이번 결정으로 연간 매출이 최고 10억 불이나 감소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넨테크에 의하면 미국의 신규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의 아바스틴 사용이 이미 60%에서 20%로 추락했다고 한다. 참고로 미국에서는 매년 전이성 유방암으로 진단받는 여성이 약 29,000명이다.

아바스틴 매출 감소에 효과 없을 시 환불정책
어쨌든 아바스틴은 암 치료제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렸으나 이제는 그 지위를 로슈제약의 림프종 치료제인 리툭산에 넘겨주게 된 듯하다. 아바스틴의 전 세계적인 매출은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8% 감소해서 43억 불로 줄어들었고 미국에서는 매출이 15%나 감소해서 19억 3천만 불이었다.

아바스틴의 효과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아바스틴을 생산하는 료슈제약의 입장이 다급해졌다. 매출이 떨어지는 아바스틴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효과가 없으면 환불해준다는 판매 전략까지 구사하고 있다. 즉 로슈제약은 1달에 4,000~8,000불의 비용이 드는 아바스틴에 대해 암의 유형에 따라 독일의 병원과 보험회사에 환불보장을 제의하고 있다고 한다. 아바스틴은 폐암, 뇌암, 신장암, 결장암 치료제로도 승인을 받았다.

블룸버그 뉴스가 입수한 계약서 초안에 의하면 아바스틴을 주 치료제로 사용하는 경우 종양이 3~7개월 안에 악화되면 로슈제약이 환불할 것이라고 한다. 로슈제약의 대변인도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이런 새로운 계약서는 작년에 독일에서 보험회사가 신약의 가격에 대해 제조업체와 흥정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하는 새로운 법률이 통과된 것에 자극받았다고 한다.

약품 효과 없으면 환불 확대 예상, 의약계 제약업계 큰 영향 미칠 듯
이제는 제약회사들이 묻지마 식으로 엄청나게 비싼 가격으로 약품을 팔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즉 이제는 치료에 있어서 효과가 있어야 돈을 지불한다는 새로운 추세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유럽에서 미국에 이르기까지 환자의 치료 결과와 보험 상환을 연관시키는 압력이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슈의 새로운 계약조건에 대해 처음으로 보도한 독일의 시사통신인 아르츠나이-텔레그람에 의하면 독일에서 로슈제약이 제공하는 환불정책 같은 거래는 제약업계에서는 색다른 일이라고 한다. 취리히의 란 운트 보드너 은행의 분석가인 쿨호프는 다른 제약회사들도 로슈제약의 뒤를 따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는 약품의 효과와 환불을 연결하는 것은 흥미롭고, 이는 확실히 새로운 것으로 나는 이런 거래가 더 흔해질 것으로 예상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치료 비용을 통제하려는 추세로 인해 값비싼 치료제를 생산하는 제약업체들은 어떤 환자들이 약품으로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는지 여부를 예상할 수 있는 유전표지자를 찾아내도록 압박을 가하고 있다. 로슈제약은 자신들이 생산하는 유방암 치료제인 허셉틴과 흑색종 치료제인 젤보라프와 함께 사용할 진단 테스트를 개발했지만 아직까지 아바스틴과 함께 사용할 생표지자 테스트는 개발하지 못했다.

좌우지간 미국과 유럽의 경제사정이 악화되면서 건강치료비 지출을 줄여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고 그런 와중에 약품이 효과가 없으면 환불까지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일은 일회성 해프닝이 아니라 새로운 추세로 발전해서 앞으로 의료계와 제약업계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

출처:
(1) Andrew Pollack "F.D.A. Revokes Approval of Avastin for Use as Breast Cancer" NYT November 18, 2011
(2) FDA
//www.fda.gov/NewsEvents/Newsroom/PressAnnouncements/ucm280536.htm
(3) Business Week Nov 18 2011

우리나라 식약청은 유지해도 무리 없다는 입장
미 FDA에서는 안정성․유효성 문제로 유방암 적응증 허가를 취소했지만 국내 식약청은 EU와 같이 그대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식약청에 따르면 아바스틴의 유방암 적응증 허가 문제는 작년부터 제기돼 왔으며 미국에서는 이미 허가취소를 잠정결론, 최근 회사에게 공식적으로 알린 것이다.
이미 식약청은 작년말부터 아바스틴 임상자료를 받고 미국과 EU의 결정에 대해 중앙약사심의위원회에서 검토과정을 거쳤다.

검토결과 유럽의 EMEA와 같이 '아바스틴'의 전이성 유방암환자의 1차 요법제 허가사항을 기존 탁산계 약물을 기본으로 하는 화학요법과 병용투여를 허용하던 것에서 파클리탁셀과 병용투여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식약청 바이오정책과 관계자는 "이 문제는 작년부터 이슈가 된 것으로 새로운 건이 아니다. 이미 식약청에서는 회사의 임상자료를 받고 중앙약심의 검토를 거쳐 파클리탁셀과 병용투여하는 것으로 허가변경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국과 유럽의 엇갈린 결정을 두고 검토할 당시 미국의 결정은 보험재정성, 경제성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했다. 우리는 현재 상태를 유지해도 무리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그렇지만 회사측에서도 임상이 계속 진행되고 있고 추가 정보가 나오면 검토하고 모니터링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뒤로월간암 2012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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