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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화학요법의 기본 원칙
고정혁기자2012년 01월 26일 17:41 분입력   총 849240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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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화학요법(항암제 치료)은 왜 여러 차례 받아야 하나?

항암제는 한번 치료할 때(매 코스)마다 일정한 수의 암세포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비율로 암세포를 없앤다. 즉 항암제는 매 치료할 때마다 암세포 수를 없애는 비율이 일정하다. 예를 들면 종괴의 크기가 10g(암세포 수 100억 개) 되는 환자에게 90%의 항암력을 가진 항암제를 투여했다고 하자.

1회 코스에서 90%가 파괴되므로 없어진 암세포는 90억 개이며 남아 있는 암세포는 10억 개다. 다음 2회째 코스에서는 남아 있는 암세포의 90%가 파괴되므로 9억 개의 암세포가 없어지고 1억 개가 남는다. 5회 코스 치료를 하고 나면 10만 개의 암세포만 남게 된다.

남아 있는 암세포가 10만 개 정도면 면역요법으로 체내 면역력을 증강시켜 암세포를 없앨 수 있다. 11회 코스 치료를 하고 나면 이론적으로 남아 있는 암세포는 하나도 없게 된다. 의학적으로는 암세포를 전부 사멸하였다고 하는 것이다.

항암제 1회 투여로 사멸시킬 수 있는 암세포 수는 얼마나 될까?
2log 정도 된다고 한다. 종괴의 크기가 10g, 즉 암세포가 100억(1010) 개인 경우는 항암제 1회 투여로 2log만큼 암세포가 살해되므로 암세포는 1010개에서 108개(100mg)로 줄어든다.

종괴의 크기가 1cm(1g)쯤 되는 조기 암, 즉 암세포가 10(109)억 개인 경우는 항암제 1회 투여로 암세포는 109개에서 107개(10mg)로 줄어든다. 남아 있는 107개의 암세포는 굉장히 많은 수이며 이렇게 많은 수가 암세포는 충분히 재발할 수 있다. 단 한 개의 암세포만 남아도 이것이 씨앗이 되어 숙주인 인간을 사망시킬 수 있는 충분한 크기의 암으로 증식할 수 있으므로, 암을 완전히 치료하기 위해서는 암세포 전부를 소탕할 때까지 항암제를 여러 차례 투여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암세포의 감소는 항암제 투여 용량과 치료의 반복 횟수에 따라 비례하므로 암을 완치하기 위해서는 항암제를 여러 차례 반복 투여해야 한다.

항암화학요법은 한 코스가 끝나면 일정 기간 휴약을 하는데, 휴약기간 중에 암이 다시 원상태로 커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90% 항암력을 가진 항암제를 가지고 1g(100억 개) 되는 암을 치료한다고 생각해 보자. 1회 치료하면 90%가 없어지므로 1억 개의 암세포만 남는다. 암세포는 평균 2~3개월 만에 2배로 늘어나므로 2개월로 잡아 보면 1억 개에서 2억 개로 되는 데, 2개월, 2억 개에서 4억 개로 되는 데 또 2개월, 4억 개에서 8억 개로 되는 데 또 2개월이 걸린다. 따라서 1억 개의 암세포가 8억 개로 되는데 총 6개월이 걸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1회 치료 후 6개월이 지나도 암이 원래 크기로 자라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그러므로 90%의 항암력을 가진 항암제는 약 6개월 휴약하더라도 암세포는 항암제 투여 직전 상태의 크기로 증가하지 않는다.

실제로 항암제는 수술 후에 투여하는 경우가 많아. 암은 전이를 일으키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수술로 암이 발생한 국소를 제거하거나 방사선을 가지고 태워 버려도 이미 다른 곳에 전이되어 숨어 있던 암세포가 다시 증식하여 재발이 되는 경우가 흔하다. 따라서 전이하여 전신에 퍼져 있는 현미경학적 미세 잔존암을 없애기 위해 수술에 이어 항암제를 투여하게 된다. 그런데 수술 직후에 남아 있는 잔존암은 지수적인 성장 속도로 빨리 자라기 때문에 항암제의 투여 시기가 중요하다. 창상(수술 상처) 치유에 무관하다면 가급적 빠른 시기에 항암제를 투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항암화학요법은 얼마 동안 몇 차례 받아야 하나?
항암화학요법의 치료 기관과 횟수는 암의 종류, 항암제의 종류, 치료에 대한 환자의 반응에 따라 각각 다르다. 보통 몇 시간에 걸쳐 한 방울씩 들어가는 정맥주사는 매일, 매주 또는 매달 간격으로 받게 되며, 치료 중간에 휴약 기간을 두어 환자가 회복한 후 반복 투여한다. 흔히 실시하는 항암화학요법의 경우 3~4주를 1코스로 하여 보통 6코스, 즉 6개월 이상 치료를 받게 된다.

항암제 투여의 기본 원칙
대부분의 암은 발견 당시 이미 전신질환으로 간주되어 원발병소는 수술로 제거하거나 감소시키고,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전이 암세포는 전신 치료제인 항암제를 투여하여 제거함으로써 암을 치료한다.

항암제 투여의 기본원칙은 암세포의 완전 제거가 가능한 충분한 양의 항암제를 투여함과 동시에 골수에 대한 독성은 최소화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정상세포가 항암제에 의한 장애를 회복할 수 있는 최대 용량을 투여한 뒤 효과를 평가하는 것이다. 항암제는 반복 투여하기 때문에 종류에 따라서는 몸에 축적됨으로써 골수 기능이 회복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며, 경우에 따라서는 완전 회복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항암제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치료를 안전하게 시행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용량 조절이 필요하다. 항암제의 용량 조절은 말초혈액 백혈구 수 또는 혈소판 수를 기준으로 하여 조절된다.

항암제 투여 여부나 투여 용량은 환자가 항암제를 맞기 위해 병원에 내원한 날 투약 직전에 말초혈액을 검사하여 결정한다.
가능하면 말초 혈액 내 백혈구 수가 4,000/mm3, 혈수판 수가 100,000/mm3 이상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항암제를 투여하는 방법이 가장 안전하다. 항암제가 완치 목적으로 투여되고 있다면 가능한 한 용량을 줄여서는 안 된다. 부작용 때문에 용량을 줄이면 기대하는 목적을 이룰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혈구 수가 떨어져 항암제 용량을 줄여 투여해야 할 경우는 휴약 기간을 늘여 혈구가 완전히 회복한 뒤에 전량을 투여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백혈구 수치는 항암제 투여 후 10~14일 후에 최저로 감소하며 3~4주 후에 회복된다. 그러므로 항암제 투여 후 감염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시기는 바로 이때이고, 이 시기에 열이 발생하면 병원에 내원하여 감염에 대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호중구가 1,000/mm3 이하면 감염 및 패혈증을 일으킬 수 있는 응급상황이다. 이때는 광범위한 항생제 투여가 필요하다. 실제로 백혈구 감소가 항암 치료를 연기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인데, 이 경우 무리해서 항암 치료를 받을 필요는 없다.
백혈구가 감소하여 항암제를 못 맞을 경우 그 며칠 사이에 암이 진행되지 않을까 불안해하는 환자가 있는데, 한두 차례 연기한다고 해서 재발하지는 않는다. 휴약 기간 동안 몸이 회복될 수 있도록 잘 먹고 충분한 휴식을 위한 다음 컨디션이 회복되고 백혈구가 정상화되었을 때 다시 맞으면 된다.

뒤로월간암 2012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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