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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루(인공항문) 알아보기
고정혁기자2012년 01월 30일 13:37 분입력   총 851574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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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은 S자 결장 아래에서 항문까지 연결되는 약 15센티미터 길이로 분변을 저장하고 배출하는 기능을 하는 장기다. 직장을 상부, 중부, 하부로 나누었을 때에 하부에 발생하는 대장암의 경우에 복회음 절제술을 시행하여 항문을 희생하고 영구 대장루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최근에 항문 가까이에 종양이 있어서 수술을 하면 항문을 없애고 장루(인공 항문)을 해야 하는 환자의 경우에 수술 전에 방사선-화학 요법을 시행하여 종양의 크기를 줄이고 궁극적으로 항문을 살리는 수술을 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이것을 전문 용어로 수술전 선행 항암-방사선 치료라고 한다.

대변이 내려가는 길이 막히면(장폐쇄) 장내 가스와 대변이 장에 축적되어 장이 점점 늘어나면서 복통이 생긴다. 그러다가 계속 쌓이면 장이 터질 수 있다. 이것을 장 천공이라고 하는데 이는 아주 응급 상황이다.
대변과 같이 세균이 많은 내용물이 장 밖으로 나오면 균에 의한 복막염, 패혈증이 생겨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폐쇄가 생기면 우선 콧줄로 위에 있는 가스나 위액을 빼내고 금식을 한다.
그리고 빨리 막힌 것을 풀어주기 위해서 수술을 하거나 최근에는 스텐드 삽입술을 시행한다. 만약 스텐트 삽입술을 실패하거나 이미 천공이 의심되었을 때는 바로 수술을 해야 한다. 하지만 이때는 장 청소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막힌 장을 제거하고 남은 장을 서로 연결하더라도 대변에 의해 상처가 잘 아물지 않고 합병증이 잘 생긴다.

그래서 일시적으로 장루를 만들어두었다가 몸이 회복되고 암이 재발되지 않았을 경우 다시 수술을 해서 남아 있는 장을 연결하여 원래 항문으로 대변을 보도록 한다.
이렇게 2단계로 나누어서 수술을 하는 것이 불편하기 때문에 천공이 발생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최근에는 먼저 스텐트를 넣어 대변이 나가는 길을 뚫어준 다음, 장 내용물을 청소하여 깨끗하게 한 후 수술을 하면 한 번에 할 수 있어 이런 방법을 많이 사용한다.

환자뿐만 아니라 의사들도 가능하면 장루를 만들지 않고 수술하는 것을 최선으로 한다. 장 정결이 잘 되어 있으면 대부분의 결장암은 장루를 만들지 않고 수술할 수 있다. 문제는 직장암과 항문암이다. 직장암도 항문과 5센티미터 정도만 떨어져 있어도 90% 정도 항문을 살릴 수 있다.

그 이하로 낮은 곳에 생기는 직장암은 암세포를 완전히 제거하기 힘든 경우가 있으므로 항문을 없애는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경항문 종양절제술 같은 수술 방법이나 수술 전 항암 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먼저 하여 종양의 크기를 줄인 후 수술을 하면 항문을 살릴 수 있는 경우도 있으므로 주치의와 그에 대한 충분한 상의를 해야 한다.

과거에는 직장암의 많은 경우에 인공 항문을 만들었지만, 최근에는 직장암의 80% 정도는 인공 항문을 만들지 않아도 된다. 항문괄약근 보존법은 자동 문합기기라고 하는 원통 상태의 기계를 사용해서, 암 절제 후 짧아진 직장의 끝과 결장의 끝을 봉합, 원래의 항문으로 배변할 수 있게 하는 수술이다.

항문 둘레로부터 5센티미터 이상, 치상선(항문과 직장의 경계)으로부터 2센티미터 이상 떨어져 있으면 자연 항문을 남길 수 있다. 이 수술과 자율신경 보존술을 병용하면 수술 후의 기능 장해를 상당히 줄일 수 있다. 그러나 고령자의 경우에는 무리하게 항문을 남기면 수술 후에 변을 매우 자주 보게 되는 등의 역효과가 생길 수도 있다. 따라서 수술법과 병기의 진행 정도에 대한 설명을 정확하게 듣고, 연령, 사회적 활동력, 본인이나 가족의 희망 등을 고려하여 종합적으로 수술 방법을 결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장루는 장의 어느 부위를 피부에 연결시켰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즉, 소장 가운데 회장을 연결시켰다면 회장루, 횡행결장을 연결시켰다면 횡행결장루, S자 결장을 연결시켰다면 S자 결장루가 된다.
회장루의 경우는 십이지장에서 분비되는 소화효소가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소화효소가 많은 묽은 변이 피부를 자극하면 장루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만약 따가운 느낌 또는 가려움이 생기면 피부 보호판을 교환해야 한다.

항문이 남아 있으면 정상적으로 항문 반사라는 것에 의해 대변이 마려운 느낌이 난다. 또한 항문을 없앤 경우에도 같은 증상이 생길 수 있는데 이런 증상을 환상 항문이라고 한다. 이때는 따끈한 물로 좌욕을 하는 것이 통증과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된다.
항문을 통해 점액이 나올 수도 있다. 이런 증상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좋아지기도 하며 만약 지속되더라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또한, 장이 장루 구멍 밖으로 튀어나오는 것을 장 탈출이라고 한다. 장 탈출은 복압이 높아지거나 복벽에 있는 근육이 약하면 잘 생기는데 만약 너무 많이 나와 있거나 자주 반복되면 수술로 교정하기도 한다. 갑자기 기침을 세게 할 때 갑자기 많이 튀어 나온 경우에는 따뜻한 물수건을 위에 얹어놓고 살살 밀어 넣으면 들어가기도 한다.

이렇게 해서도 잘 들어가지 않고 많이 부어 있을 때는 손을 밀어 넣기 전에 설탕을 뿌려놓으면 붓기가 가라 앉아 넣기가 쉬워진다. 대부분 바로 누워 있거나 위와 같은 방법을 취하면 장이 들어가지만, 만약 10센티미터 이상 나왔다면 이때는 억지로 장을 집어넣지 말고, 부착된 피부보호관을 조심스럽게 제거한 후 깨끗한 수건으로 장루를 덮고 병원에 가야 한다.

뒤로월간암 2012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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