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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이 암을 약화시킨다
임정예(krish@naver.com)기자2012년 03월 16일 16:44 분입력   총 833456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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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제 + 단기 단식으로 치료 효과 상승
항암제를 단기적인 단식과 결합하면 치료효과가 더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동물실험에서 심지어 단식만으로도 많은 암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것도 드러났다. 즉 생쥐를 이용해서 실험해본 결과 8가지 유형의 암 중 5가지가 단식 한 가지에도 반응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항암치료와 마찬가지로 단식이 종양의 성장과 전이를 지연시켰다고 한다.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의 노인학 및 생물학교수로 이번 연구의 선임 저자인 롱고는 주기적인 단식과 항암치료를 결합하면 항암치료 한 가지보다 더 혹은 훨씬 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고 이는 예외가 없었다고 밝히고 있다. 예를 들면 단식과 항암치료를 결합해서 여러 번 주기적으로 치료하면 아주 공격적인 유형의 소아암이 몸 전체로 퍼진 생쥐의 20%가 완치가 되었고 40%는 암의 전이가 억제되었다고 한다. 이와 달리 항암치료로만 치료한 경우 단 한 마리도 살아남지 못했다. 그러나 롱고 교수는 이런 치료방법으로 사람도 효과를 볼는지 여부는 몇 년 간의 임상시험을 통해서만 확인할 수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의 노리스 종합 암 센터에서 유방암, 요도암, 난소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롱고 교수와 2명의 암전문의인 도르프와 퀸이 협력해서 실시하고 있는 임상시험의 제1상 연구 결과가 미국 암 전문의 협회의 연례 회의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제1상 연구 단계에서는 치료방법의 안전성만 테스트하는데, 이 경우 환자들이 항암치료 전 2일과 항암치료 후 1일에 걸친 단기간의 단식을 견뎌낼 수 있는지를 테스트해보는 것이다. 롱고 교수는 단식이 암 치료방법으로 인간에게도 효과가 있는지는 모르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2010년에 노화란 잡지에 실린 사례연구에 의하면 10명의 암 환자들이 스스로 단식을 실시해본 결과 항암치료로 인한 부작용이 더 적었다고 한다.

롱고 교수는 단식이 모든 환자들에 다 안전한 것은 아닐 수도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임상시험에서 정상 체중보다 10% 이상 체중이 줄었거나 혹은 당뇨병과 같은 다른 위험요인이 있는 환자들은 배제되었다. 단식은 혈압을 떨어뜨리고 두통을 유발할 수 있어서 일부 환자들은 운전이나 여타 활동을 하는 것이 위험할 수가 있다.

주기적 단식 - 암 성장 약화, 다른 장기 전이 감소
생쥐를 대상으로 한 동물실험에서 항암치료를 하지 않고 주기적인 단식만 하는 경우 유방암, 흑색종, 교모세포종, 인간 신경모세포종의 성장을 더디게 할 수 있는 것을 발견했다. 몇 가지 경우에는 주기적 단식이 항암치료와 마찬가지로 효과가 있었다. 단식은 또 인간 난소암을 가지고 있는 생쥐의 수명도 연장했다. 흑색종의 경우 단 한 번의 단식 후 암세포가 단식에 내성을 갖게 되었지만 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하는 것을 감소시키는 데는 항암치료와 마찬가지로 효과가 있었다. 테스트해 본 모든 암의 경우 단식을 항암치료와 결부하면 생존기간이 늘어나고 종양성장이 지연되거나 혹은 종양의 전이가 제한되었다.

모든 잠재적인 암 치료방법과 마찬가지로 단식도 한계가 있다. 단식 + 항암치료를 반복적으로 실시하면 큰 종양 덩어리의 크기가 줄어들지만, 암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롱고 교수는 큰 종양의 암세포들은 어떤 방법으로든지 보호가 되거나 혹은 여러 가지 돌연변이로 융통성이 있어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대부분의 환자의 경우 암 전문의는 암이 너무 커지기 전에 최소한 한번은 암을 공격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롱고 교수는 미국 국립노화 연구소의 연구원들과 함께 단식의 영향을 밝혀내기 위해 한 가지 유형의 유방암을 자세히 연구해보았다. 그들은 다음과 같은 점을 발견했다.

(1)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하면 정상세포는 동면과 비슷한 휴면상태에 들어간다.
(2)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하면 암세포들은 새로운 단백질을 만들어내고 여타 다른 조치들을 취해서 계속 성장 분열하려고 시도한다.
(3) 암세포의 경우 일련의 사건들이 연속적으로 일어나면서 파괴적인 활성산소 분자들이 발생하고 그런 활성산소가 암세포의 DNA를 부셔서 파괴해버린다. 사실상 암세포는 자살을 하게 되는 것이다.
(4) 암세포는 단식으로 인해 핏속에 부족해지는 것을 보충해보려고 노력하지만 그렇게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2008년에 미국 국립과학 아카데미 회보를 통해 발표된 롱고 교수 연구진의 논문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2008년에 발표된 연구에서 롱고 교수의 연구진은 단식이 정상세포를 항암치료로부터 보호해주는 것을 증명했지만 단식이 암세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연구하지 않았었다. 또 단 한 가지 암과 항암제에 대해서만 초점을 맞추어 연구했었다.

단식, 극단적 상황이 암세포를 혼란시킨다
이번에 발표된 연구는 2008년도 연구의 연장으로 여러 가지 암과 흔히 사용하는 항암제들에 대해 연구했고 단식은 암세포를 보호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암세포를 더 취약하게 만드는 것을 입증했다.

롱고 교수는 정상세포와 암세포가 단식으로 타격을 받는데 차이가 나는 효과를 '차별적인 스트레스 민감성'이라고 명명했다. 롱고 교수는 단식이 이스트와 여타 유기체에 미치는 유익한 영향에 관해 오랫동안 연구하면서 단식과 암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는 이미 15년 전에 굶주린 이스트 세포는 스트레스에 저항하는 상태로 진입해서 더 좋은 때가 오기를 기다리게 되는 것을 밝혔다. 이와 달리 암세포의 돌연변이는 다양한 환경에 대한 적응력 상실과 같은 대가가 따른다고 한다. 예를 들면 유전자를 조작해서 암세포와 닮은 이스트는 여러 가지 독소에 훨씬 더 민감해진다고 한다.

암세포를 패배시키는 방법은 암세포를 죽이는 약품을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정상세포들만 신속하게 반응할 수 있는 단식과 같은 극단적인 상황을 조성해서 암세포를 혼란스럽게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것이 롱고 교수의 생각이다.

매우 흥미로운 연구결과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단식을 하면 암세포는 영양분을 조달하지 못해 기운이 빠져버릴 것이고 따라서 암환자가 단식을 잘 활용하면 암세포를 약화시켜 암의 진행속도를 늦출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암의 기운을 좀 빼버린다고 암이 사라지고 완치되는 것은 아니다. 또 암세포만 죽인다고해서 암이 완치되는 것도 아니다. 암세포를 죽이면서 정상세포를 강화할 수 있어야 암이 완치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출처: C. Lee et al, "Fasting Cycles Retard Growth of Tumors and Sensitize a Range of Cancer Cell Types to Chemotherapy" Sci. Transl. Med. (Feb 8, 2012) DOI: 10.1126/scitranslmed.3003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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