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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적치료제 허셉틴 바로 알기
노재성기자2012년 03월 26일 16:38 분입력   총 831074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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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샛별 | 부산자연병원 원장

환자들은 대부분 자신이 당뇨나 고혈압 진단을 받는다고 해서 절망하지 않는다. 당뇨나 고혈압은 발병 이후 거의 대부분 완치가 어려워 평생 식습관, 생활습관 조절 및 약물복용이 필요한 것이 일반적이다. 조절되지 않는 당뇨나 고혈압은 뇌경색, 뇌출혈, 심근경색 등의 생명에 위협적인 영향을 주는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당뇨와 고혈압과 같이 합병증에 의해 생명을 잃을 수 있지만 조절을 하면 평생 동반자로 같이 가야 하는 운명을 갖고 있는 병을 만성질환이라고 한다.

과거와 비교하여 암환자들의 생존율은 놀랄 정도로 높아졌다. 건강검진에 따른 조기에 암이 발견되어 환자의 예후에 많은 영향을 준 것은 사실이나 항암제의 발전 및 수술, 방사선 치료의 발전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에 따라 암은 과거 생명을 앗아가는 무서운 병에서 최근 만성질환으로 그 모습이 바뀌고 있다. 과거 말기암-요즈음은 말기암이라는 표현은 잘 쓰지 않는다. 그냥 4기 암일 뿐이다- 환자는 치료를 포기하고 보존적인 치료만으로 여생을 마감하는 것이 당연시 되었으나 현재는 약물치료나 방사선 치료로 암의 진행을 막고 합병증을 줄여가면서 암을 조절하고자 하는 것이 치료의 목적이 되고 있다. 암을 완전히 없애지 못한다고 해서 치료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없애지 못한다면 평생 함께하는 동반자로 여기겠다는 것이다. 물론 이에 따른 식습관, 생활습관 조절 및 약물치료 등의 것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암은 공공의 적이다. 이를 이겨내기 위해 주기적으로 학회를 열어 그동안 연구한 것을 발표하고 서로 토의하고 하면서 신약을 개발하고 항암치료법을 소개한다. 새로운 항암치료법을 기존 항암치료법과 비교하여 생존율, 부작용 등을 비교하여 더 나은 치료방법을 환자에게 적용한다. 또한, 분자생물학적으로 암에 접근하여 암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신호를 찾아내고 이에 대한 치료제도 개발하고 있고 세포학적인 접근을 통한 치료제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눈부신 발전으로 암의 완치율 및 암환자의 생존율은 높아지고 있는 동시에 암도 조절이 가능하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고 있는 것이다.

환자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항암치료에 대해서 오해하고 있는 환자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과 항암치료에 대해 많은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20대 후반 여성 대장암 환자는 수술이 가능한 상태였으나 수술, 항암치료에 대한 두려움으로 치료 자체를 거부하고 민간요법만 하고 있는 경우도 보았고 유방암 2기 환자가 수술 후 항암, 방사선 치료에 대한 두려움으로 치료를 거부하다가 암이 재발하고 나서 내원하는 경우도 있었다. 현대 의학에서 지금 제시되고 있는 암에 대한 표준 치료법은 수십 년간 과학적으로 검증된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 현재도 이러한 과정은 계속되고 있어 최근에 들어 더 나은 치료법으로 바꾸는 경우도 종종 있다. 민간요법을 반대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안타까운 것은 이미 증명되어 시행되고 있는 치료 자체를 거부하고 민간요법에만 너무 의지하고 있는 환자들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단순한 항암이나 수술에 대한 오해로 이루어진 경우가 있어 안타까움이 더하다.

암환자들도 이제 자신의 병을 강 건너 불구경하듯 있을 것이 아니라 자신의 치료약에 대해서 좀 더 관심을 두고 자신이 받을 항암제의 종류와 부작용에 대해서 미리 알고 합병증이 발생하기 전 예방하고 자신을 지지하고 격려해야 한다. 항암치료 중인 환자라면 자신이 맞고 있는 항암제 이름 정도는 알아두길 바란다. 우리는 주사를 맞을 때 예고 없이 찔리는 것보다 '자 찌르겠습니다.' 하고 미리 알려준 다음 주사를 맞으면 어느 정도 예상을 하고 준비를 하는 것이 덜 아프고 안심이 된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앞으로 두 번에 걸쳐서 현재 많이 사용되고 있는 표적치료제에 대해서 설명하고자 한다. 우선 이번 시간은 현재 유방암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표적치료제인 허셉틴을 소개하고자 한다.
암세포의 성장, 분화 및 생존에 있어 신호 전달 경로의 활성화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신호전달경로를 활성화 시키는 중요한 매개 효소에 티로신 키나제(tyrosine kinase)가 있다. 인간 상피세포 성장 인자 수용체(EGFR, Human 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는 네 종류(HER1, HER2, HER3, HER4)가 있으며, 여기에 '리간드'라는 물질이 결합하게 되면 티로신 키나제(tyrosine kinase)의 활성 과정을 거친 후, 세포 내로 세포 성장 신호를 전달하여 이에 따라 암세포의 생존이나 증식, 전이를 일으키게 된다. 그러므로 티로신 키나제(tyrosine kinase)의 활성을 억제하는 표적치료제들이 개발되었다.

허셉틴(Trastuzumab/Herceptin) - 주사용 항암제
유방암에서 헐투(HER2 또는 erbB)라고 불리는 수용체의 과발현은 티로신 키나제(tyrosine kinase)의 활성을 증가시켜 유방암의 발생이나 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또한 환자의 예후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셉틴은 헐투(HER2)수용체에 결합하여 티로신 키나제의 활성을 억제한다. 허셉틴은 HER2를 과발현하는 전이성 유방암에서 기존의 항암제와 병용하여 사용함으로써 좋은 효과를 내고 있으며 최근에는 초기 유방암 환자의 수술 후 허셉틴을 보조요법으로 사용함으로써 생존 기간을 유의하게 증가시킨다는 결과가 보고되어 현재 HER2 과발현 유방암 환자들에게 많이 사용되고 있다.

허셉틴 투여는 1주 요법과 3주 요법이 있으며 1년 동안 또는 질환이 재발하거나 진행할 때까지 투여한다. 3주 요법 중 투약일이 지났을 경우에는 만약 환자가 계획된 투약일로부터 1주이하가 지났을 경우, 계획된 주기까지 기다리지 말고 가능한 한 빨리 유지용량으로 투여 받아야 한다. 이후부터는 이전 계획대로 매 3주마다 유지용량을 투여한다. 만약 계획된 투약일로부터 1주를 초과하여 지났을 경우, 초기 부하용량을 재투여하여야 한다. 이후부터는 그 시점부터 매 3주마다 이 약 유지용량으로 투여한다.

허셉틴의 부작용은 22% 정도의 환자에게서 심장 기능 이상을 보고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허셉틴 투여 전, 투여 중 규칙적으로 3개월마다 심장기능을 평가하기위해 심장초음파를 실시한다. 심기능 이상 발견시 4주간 규칙적으로 심장기능을 평가해야한다. 치료 전과 비교하여 16% 이상 감소하거나 좌심실구축율(LVEF)가 정상치 아래이면서 치료 전과 비교하여 10% 감소하면 최소 4주간 투여를 중단한다. 2달 안에 심기능 회복시 다시 투여하되, 2달 이상 심기능이상이 지속되면 투여를 중단한다. 허셉틴 투여 스케줄 종료 후에도 6개월에 한번씩 심기능을 평가해야한다.
투여 중 열감, 오한, 구역, 구토, 두통, 어지러움, 발진 등의 과민반응이 있으면 투여속도를 늦추어야 하며 호흡곤란, 저혈압 등의 심각한 증상 발생시 투여중단하고 더 이상의 투여는 하지 말아야 한다.

위암에서의 허셉틴
위암에서 HER2는 6~35% 정도의 환자에서 과발현되고 있으며 과발현이 되면 예후가 불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HER2가 양성인 재발성/전이성 위암환자를 대상으로 기존의 항암제에 허셉틴을 병용하는 임상연구를 진행하여 평균생존기간 및 사망위험률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허셉틴의 치료효과가 인정되어 HER2이 과발현된 전이성 위암환자의 1차 치료요법으로 국내에서 2011년 6월 1일부터 보험급여 적용을 받게 됐다. 전이성 위암 환자들의 생명 연장 및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의학은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다. 그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분야가 종양 파트이다. 앞으로 계속 좋은 치료제가 개발될 것이다. 그때까지 얄밉고 아니꼽지만 자신 몸속의 암을 잘 달래고 조절하도록 환자와 의료진이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뒤로월간암 2012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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