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 특집기사
독버섯을 이용한 암 치료법
장지혁기자2012년 04월 30일 21:03 분입력   총 815712명 방문
AD

대표적 독버섯, 광대버섯 독이 췌장암 종양을 죽이다

독일 암연구 센터의 과학자들은 버섯의 독소인 아마티닌을 암의 특유한 분자를 인식하는 항체와 결합시켰다. 이 항체는 유도탄처럼 독소를 목표물인 암세포로 운반한다. 이렇게 독소를 탑재한 항체가 배양접시에 있는 여러 가지 유형의 암세포를 억제하고 심지어 실험동물에게 이식한 췌장암 종양을 완전히 사라지게 만들었다.

버섯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광대버섯을 오인하는 생각 만해도 등골이 써늘해진다. 광대버섯은 흔한 양송이 버섯과 유사한데 자연에서 가장 치명적인 독소 중 하나인 알파 아마니틴을 함유하고 있다. 이 독소는 어떤 세포든지 간에 무차별적으로 죽여 버린다. 건강한 세포이든 암세포이든 모두 죽여 버린다.

독일 암연구 센터와 하이델베르크의 국립 종양질환 센터의 면역학자인 몰덴하우어 박사는 막스 플랑크 의학연구소의 생화학자인 파울슈티히 박사와 협력해서 치명적인 버섯 독으로 인체에 해를 끼치지 않으면서 암세포를 파괴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비결은 독을 인체 내의 정확한 지점으로 막바로 투여하는 방법을 이용하는 것이다. 즉 EpCAM이란 암세포에만 있는 세포 표면 단백질에 항체를 결합해서 운송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배양접시 속에서는 이 독을 결합시킨 항체가 췌장암, 대장암, 유방암, 담관암 세포주의 성장을 억제했다. 인간의 췌장암을 이식한 실험동물에서는 이 항체를 단 한번 주사했는데 종양성장이 억제되었다. 항체 용량을 높여서 2번 주사하니 실험동물 90%에서 종양이 완전히 퇴화했다. 용량을 더 높여 주사해도 실험동물의 간이나 여타 장기에 독으로 인한 손상이 야기되지 않았다.

광대버섯의 독 아미니틴 결합한 항체, 암세포 죽이는 강력한 힘 가져
하이델베르크의 면역학자들이 종양세포를 인식하는 수단으로 선정한 단백질인 EpCAM은 상피세포의 특징적인 막단백질이다. 상피세포들은 인체의 내부와 외부 표면을 덮고 있다. 대부분의 악성종양은 이런 상피조직에서 시작된다. 췌장암, 유방암, 난소암, 담관암, 두경부암 같은 많은 유형의 암은 EpCAM을 너무 많이 생산하고 그런 과잉생산이 암의 아주 나쁜 예후와 흔히 관계가 있다. 따라서 EpCAM이 종양세포를 공격하는 적합한 표적물로 생각되고 있다.

EpCAM을 표적으로 삼아 단순히 항체로만 치료하는 방법은 이미 유방암 같은 암의 임상시험에서 사용이 되었다. 이런 치료방법은 면역체계의 무기만 사용해서 암을 공격해서 치료하려는 방법이었는데 임상적으로 효과가 없는 것으로 판명되었다고 몰덴하우어 박사는 밝히고 있다. 그러나 아마니틴과 결합시킨 항체는 암세포를 죽이는 데 훨씬 더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그는 부언하고 있다.

항체는 각각 4개 내지 8개의 독소 분자와 결합된다. 아마니틴이 이런 목적에 아주 적합한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면역세포가 이물질로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크기는 작지만 화학적인 결합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강하기 때문이다. 독소를 결합한 항체를 개발할 때 엄청나게 많은 일을 고려해야만 한다고 몰덴바우어 박사는 설명하고 있다. 암세포가 자기 내부로 항체뿐만 아니라 독소분자도 받아들여야만 하고, 암세포 내에서 독소가 항체에서 분리되어야 하는데 만약 분리되지 못하면 효과가 없게 된다. 또 이 항체가 엉뚱한 곳으로 가면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엉뚱한 곳으로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그는 부언해서 설명하고 있다.

아마티닌 항체의 용량은 아주 조심스럽게 결정되어야 한다. 한 가지 문제는 간세포가 버섯의 독소에 아주 민감한 것이고 또 다른 문제는 다른 건강한 세포들도 EpCAM 분자를 가지고 있어서 위험에 처할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몰덴하우어에 의하면 동물실험에서 얻은 결과가 낙관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 고용량에서도 실험동물의 어떤 장기도 손상된 것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몰덴하우어는 치료효과가 있는 항체를 개발하는 오랜 경험을 갖고 있다. 그는 이미 다른 암을 치료하는 아마니틴 항체를 개발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특히 특정한 유형의 백혈병과 임파선암 세포들도 아주 특이한 표면 분자를 갖고 있어서 그런 것을 아마니틴 항체의 목표물로 삼을 수가 있을 것이라고 한다.

독은 약이 될 수 있고 약은 독이 될 수가 있다.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관건이다.

출처: G. Moldenhauer et al., "Therapeutic Potential of Amanitin-Conjugated Anti-Epithelial Cell Adhesion Molecule Monoclonal Antibody Against Pancreatic Carcinoma" JNCI 2012; DOI: 10.1093/jnci/djs140

독버섯의 대명사, 광대버섯
독버섯하면 떠오르는 버섯이 바로 광대버섯이다. 광대버섯은 버섯의 전형적인 형태인 갓, 주름살, 자루로 이루어져 있고 갓은 인편, 자루에 턱받이, 자루 밑에 대주머니 등이 있어서 가히 모든 버섯의 대표라고 할만하다. 동화책 삽화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새빨간 우산에 하얀 돌기들이 붙은 버섯이 바로 광대버섯으로 광대버섯은 대표적인 독버섯으로 알려져 있지만 독성이 사실 약해 여러 나라에서 파리 살충약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발견되지 않는 희귀종이다.

광대버섯에 중독되면 때로 극심한 흥분 상태를 야기하는 환각성을 나타내 바이킹족은 병사들의 전투력을 높이기 위해 이 버섯을 먹였다고 전해지고, 한때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광대버섯의 붉은 껍질을 벗겨 담배처럼 피우고 마취상태를 즐기는 것이 유행이기도 했다.

중독 증상은 식후 1시간 이내에 구역질이 나거나 메스껍고 복통, 설사, 발한 등 부교감신경 흥분 상태의 증상이 나타나지만, 때로는 호흡 곤란이나 손발의 경련도 나타난다. 그렇지만 사망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하나만 먹어도 사망하는 것은 흰알광대버섯이다. 하얗고 비교적 작은 버섯인데 여름부터 가을에 자주 볼 수 있으며 아마니틴이라는 맹독을 지녔다.
버섯을 먹으면 6~14시간 후에 구토, 복통과 점액성·혈변성 설사를 한다. 그후 경련, 두통, 정신 착란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간기능 장애에 의한 황달, 소변 폐쇄, 내장 부종 등이 일어나며, 게다가 2~3일 후에는 순환 부전, 폐수종, 간 부전 등 증상이 더욱 심해진다.

우리나라는 농진청에 따르면 국내 자생하는 버섯 1680여 종 중에서 식용이 가능한 버섯은 400여 종, 독버섯은 160여 종이다. 이 가운데 야생에서 채취해 먹을 수 있는 버섯은 20∼30여 종에 불과하다고 한다.

독버섯 중독사고 발생 시 대처방법은 먼저 119에 전화한다. 만약 환자가 의식은 있으나 경련이 없다면 물을 마시고 토하게 한다. 또 환자의 진단 및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먹고 남은 버섯은 비닐봉지에 담아 의사에게 전달해야 한다. 전문가들도 현미경적인 특성인 포자와 미세구조를 확인하는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일반인이 식용버섯과 독버섯을 구분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직접 산에서 채취해 섭취하는 일이 없도록 한다.

뒤로월간암 2012년 5월호
추천 컨텐츠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