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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소 수치 낮으면 암 성장 촉진된다
김진하기자2012년 06월 23일 13:21 분입력   총 793000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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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돌연변이 아닌 세포 내 산소 부족

조지아대학에서 연구해본 바에 의하면 세포 내의 산소 수치가 낮은 것이 일부 암이 마구잡이로 성장하는 주원인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연구결과는 돌연변이가 암 성장의 원인이라는 기존의 주장과 배치된다. 조지아대학 프랭클린 문리대의 생물정보학 및 계산생물학 교수인 잉 슈는 만약 세포의 저산소증이 특정한 유형의 암을 촉진하는 것으로 입증되면 암을 치료하는 계획이 상당히 바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지아대학 연구진은 공개된 데이터베이스에서 입수할 수 있는 7가지 유형의 암의 mRNA 자료 즉 전사체 자료의 표본을 분석해보았다. 그 결과 세포 내에 산소가 장기간 부족한 것이 암 성장을 촉진하는 핵심 요인일 가능성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전의 연구에서는 세포 내의 저산소증이 암 발생의 한 가지 요인으로 지목되었지만 암 성장을 촉진하는 것으로는 지목되지 않았다. 슈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암 발생률이 높은 것을 우연한 유전자 돌연변이만으로는 설명될 수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생물학과 계산학을 결합한 생물정보학이 연구가들이 암을 새로운 관점에서 볼 수 있도록 해주었다고 부언했다.

유전자 단계의 돌연변이는 암세포가 건강한 세포보다 경쟁하는데 유리한 점을 제공할지 모르지만, 새로 제시된 암성장 모델은 암세포에 선행해서 종양 유전자가 갑자기 증식하는 것과 같은 일반적인 기능부전이 있어야 하는 것을 전제하지 않는다. 수교수는 암 치료약은 특정한 돌연변이의 원인을 분자단계에서 치료하려고 하지만 암은 흔히 그걸 회피해버리고 따라서 우리는 유전자 돌연변이가 암을 촉진하는 요인이 아닐 가능성을 생각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암 연구의 상당부분은 특정한 유형의 암과 관련 있는 유전자 돌연변이에 대처하는 암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집중되었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은 7가지 암 즉 유방암, 신장암, 간암, 폐암, 난소암, 췌장암, 위암에서 비정상적인 유전자 발현을 탐지해내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스탠포드 마이크로어레이 데이터베이스로부터 다운로드 받은 자료를 분석했다. 이 온라인 데이터베이스는 다량의 유전물질을 담고 있는 작은 유리 슬라이드인 마이크로어레이 칩의 정보를 과학자들이 검사할 수 있도록 해준다. 슈교수는 세포 내의 산소분자 양의 표지자로 HIF1A란 유전자를 이용했다. 7가지 암 모두 다 HIF1A 유전자의 양이 증가하는 것으로 드러나서 암 세포 내의 산소 수치가 줄어드는 것을 시사했다.

새로운 암 성장 모델, 세포의 저산소증이 암 촉진하는 핵심 요인
세포 내에 산소 수치가 낮으면 산화적 인산화 활동이 저해된다. 산화적 인산화는 세포가 음식을 에너지로 바꾸기 위해 정상적으로 사용하는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다. 산소가 감소하게 되면 세포는 당분해로 전환해서 ATP란 에너지를 생산하게 된다. 그러나 당분해는 에너지를 얻는 아주 비효과적인 방법이고, 따라서 암세포는 생존하기 위해 더 많은 음식, 특히 포도당을 얻기 위해 훨씬 더 노력하게 된다. 또 산소 수치가 위험할 정도로 낮아지면 새로운 혈관을 만들어내는 일에 착수하게 된다. 새로 생긴 혈관이 신선한 산소를 공급해서 세포와 종양 내의 산소 수치가 개선되어 암 성장 속도가 떨어지지만 이는 일시적일 뿐이다.

암세포가 더 많은 음식을 얻으면, 성장하게 되어 종양의 크기가 커지고 더욱 더 산소가 부족하게 된다. 그 결과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효율성이 더욱 더 떨어져서 암세포는 더욱 더 굶주리게 되어 혈액으로부터 더 많은 음식을 뺏어오게 되어 악순환이 생기게 된다. 슈교수는 이게 바로 암을 촉진하는 핵심 요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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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교수는 이 새로운 암 성장 모델이 많은 암이 빠르게 약품에 내성을 갖게 되는 이유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암은 3~6개월 안에 약품에 내성을 갖게 되는 경우가 흔하다. 그는 앞으로 실험적인 암 연구를 통해 이 새로운 모델을 테스트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만약 이 모델이 옳다면 연구가들은 우선 세포의 저산소증을 예방하는 방법부터 찾아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고 이는 암 치료에 변화를 가져올 수가 있다.

만약 암이 유전자 돌연변이로 생기는 것이 아니고 세포 내의 저산소증을 생긴다는 주장이 옳은 것으로 밝혀진다면 기존의 많은 암 연구 결과들은 사실상 무용지물이 될 것이고 유전자 검사로 암을 진단 치료하는 방법 같은 것도 폐기될 것으로 생각된다.

출처: J. Cui et al., "Hypoxia and miscoupling between reduced energy efficiency and signaling to cell proliferation drive cancer to grow increasingly faster" J Mol Cell Biol. 2012; doi:10.1093/jmcb/mjs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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