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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고기는 괜찮습니까
임정예(krish@naver.com)기자2012년 08월 31일 13:07 분입력   총 760370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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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목 | 암재활전문/통합의학치료 패밀리요양병원장. 저서 <위험한 의학 현명한 치료>

제가 진료하고 있는 암 환우로부터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정확하게 전달하자면 "오리고기는 괜찮지요?!"입니다. 다양한 정보원을 통해서 오리고기는 괜찮다고 결론을 내렸고, 그것을 확인하려는 의도인 것입니다.
여쭤보시는 분은 그래도 나은 편입니다. 암 환우의 식사에 관한 강의에서 고기와 생선을 가능한 먹지 말라는 제 강의에도 불구하고 오리고기는 괜찮다고 스스로 단정하고 벌써 몇 차례나 먹고는, 고기를 먹지 말라고 하도 강조하니 오리고기는 예외사항이라는 얘기는 빠뜨린 것으로 오해하시는 분까지 있을 정도입니다.

오리고기만은 암 환우들이 먹어도 되는 것으로 착각하는 이유는 아마도 쇠고기나 돼지고기에 비해 불포화지방이 많다는 것이 널리 알려져 있고, 암 치료에 유황오리가 도움이 된다는 정보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불포화지방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지방은 포화지방과 불포화지방으로 나누고, 포화지방은 육류에 들어 있으며 심혈관질환을 초래하는 나쁜 지방, 불포화지방은 생선과 식물성기름에 함유되어 있으며 심혈관질환을 예방해 주는 좋은 지방으로 알고 계실 겁니다. 물론 맞는 얘기입니다. 그렇지만 불포화지방이라고 전부 건강에 좋은 것은 아니며,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불포화지방은 이중결합의 위치에 따라 오메가3, 6, 9 등으로 분류되며, 이 중 오메가3이 등 푸른 생선에 많이 함유되어 있다고 생선의 섭취를 즐기시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그러나 생선에는 수은이나 비소 등의 중금속과 잔류성 유기오염물질(POPs)에 오염되어 있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면역과 해독기능이 저하되어 있는 우리 암 환우들은 피해야 할 식품으로 간주되는 추세에 있으며, 들깨나 아마씨를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또 오메가6은 달맞이꽃종자유, 옥수수유, 홍화씨유 등에 함유되어 있으며 우리 몸에서 염증을 치유하는 작용이 있기 때문에 암 치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많은 암환우들이 흔히 섭취하고 계십니다. 오메가6이 시리즈-1 프로스타글란딘을 생성해서 염증을 억제하는 것은 맞지만, 과잉될 경우에는 시리즈-2 프로스타글란딘을 생성시켜서 오히려 염증과 암을 악화시키는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그런데 한국 사람의 식사에는 오메가6이 지나치게 많이 함유되어 있는데다가 오메가6 제품을 복용까지 한다면 오메가6이 과잉될 것은 자명하며 암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오메가6과 오메가3의 비율을 건강한 사람은 4:1, 암 환우는 2:1 정도가 될 정도로 오메가3이 많이 필요한데,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균치는 10:1 이상이라고 하며, 육류를 즐기시는 분은 훨씬 더 높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가축의 사료로 오메가6이 풍부한 옥수수를 주원료로 쓰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오메가6은 피해야 하며, 가능하면 오메가3의 섭취를 최대한 증가시켜야 합니다.

그러면 오리고기에는 불포화지방이 얼마나 많이 들어 있을까요?
발표한 기관에 따라 그 수치가 사뭇 다르기 때문에 공신력 있는 미국 농무부의 통계를 인용하겠습니다. 불포화지방산(P)과 포화지방산(S)의 비율 즉, P/S로 표시하는데 소와 돼지는 각각 1.66과 1.57이며, 오리는 1.79라고 밝혀져 있습니다. 포화지방을 1이라고 볼 때 불포화지방의 량이 소는 1.66, 돼지는 1.57이며 오리는 1.79라는 뜻입니다.

과연 오리에는 소나 돼지보다 불포화지방이 많이 들어 있습니다만, 그 정도가 별로라고 느껴지지 않습니까?!
소나 돼지에 비해서는 불포화지방이 많지만, 오리고기에는 포화지방도 1/3가량 들어 있다는 뜻입니다. 좋은 불포화지방을 1.79 섭취할 때, 나쁜 포화지방도 1을 섭취하게 된다는 얘기입니다. 그리고 그 불포화지방이 모두 건강에 이롭지 않다는 설명도 하였습니다.

다음에는 유황오리에 대해 알아봅시다. 유황은 강력한 항산화작용을 지니고 있지만 그 자체로 독극물입니다. 그래서 독은 빼고 약효만 살리는 방법을 연구하게 되었는데, 유황을 오리에게 먹이는 것입니다. 오리가 유황을 먹고 그 독성을 법제시키고 유황을 오리 몸속에 축적시켜 놓은 것을 먹음으로써 안전하게 유황을 섭취하게 되는 결과입니다.
다시 말해 유황오리를 먹는 것은 법제화된 유황의 섭취에 목적이 있는 것이지 오리가 암 치료에 도움 된다는 것이 아닙니다.

요즘 거의 대부분의 동물사육은 집단사육(이것을 공장식 축산이라고 합니다)입니다. 일정한 공간에 많은 동물을 가두어 놓고 하루 종일 사료를 먹이고 운동을 극도로 제한해서 체중을 빨리 불리게 합니다. 그에 따라 동물들의 건강 상태는 피폐해지고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매우 저하됩니다. 그로 말미암아 구제역 같은 돌림병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항생제나 소독제를 남용하며, 사료 재배에 쓴 농약, 살충제와 제초제 등까지 모든 것이 동물의 몸에 축적될 것으로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오리고기는 소나 돼지보다 불포화지방은 조금 많이 들어 있지만, 해로운 포화지방도 많이 함유되어 있고, 공장식 축산에 따른 여러 가지 화학물질들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섭취함으로써 얻는 득(단백질과 불포화지방)보다 실(포화지방과 여러 가지 화학물질)이 훨씬 많습니다.

생선이 안 좋은 이유도 말씀드렸습니다. 계란과 우유도 좋지 않은 동물들로부터 생산되는 것이기에 좋을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 체력이 심하게 저하된 악액질 상태를 제외하고는 고기, 생선, 계란, 우유를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씀드립니다.

뒤로월간암 2012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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