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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환자의 식습관과 세계 3대 진미
구효정(cancerline@daum.net)기자2012년 10월 31일 15:29 분입력   총 716527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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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목 | 부산대병원 통합의학센터 연구교수 신경외과전문의
저서 <위험한 의학 현명한 치료> <건강한 사람들의 7가지 습관> 등

세계3대 진미가 뭔지 아십니까?
곰발바닥이니, 원숭이 뇌 등 몬도가네를 얘기하는 것이 아니고 세상에서 가장 맛있다고 알려진 요리를 말합니다.

첫째는 송로버섯으로 만든 Truffle(트뤼플)이란 요리입니다. 송로버섯 1Kg에 2천만 원을 호가한다 하니 얼마나 높이 평가받는지 짐작하실 수 있을 겁니다.
두 번째는 여러분도 잘 아시는 철갑상어알로 만든 Caviar(캐비어)입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Foie Gras(푸아그라)라는 거위 간 요리입니다. 최근에 개봉된 곽경택 감독의 영화 '미운오리새끼'에 푸아그라를 만드는 과정이 잠시 소개되기도 하지만, 거위의 입 안으로 쇠대롱을 쑤셔 박아놓고 마치 물고문을 하듯 음식을 꾸역꾸역 밀어 넣고 쇠창살에 가두어서 꼼짝 못하게 운동을 제한합니다. 그러면 과식에 운동부족으로 비만해지고 지방간이 오게 되어서 다른 거위에 비해 간이 10배까지 커진다고 합니다.

오늘 제가 동물학대에 대해 말씀드리려는 것은 아닙니다. 푸아그라를 만드는 원리와 마찬가지로 우리도 과식에 운동부족이 된다면 비만해지고 지방간이 올 거라는 것은 자명한 일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적게 먹고 적절하게 운동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수립됩니다.

적게 먹는다고 배고픈 걸 참으면서 무조건 적게 먹으라는 말은 결코 아닙니다. 여기에서 적다는 것은 칼로리, 즉 열량을 낮추라는 의미이지 식사량을 줄이라는 것이 아닙니다. 그럼 식사량을 줄이지 않고, 즉 배고프지 않고도 열량을 줄이는 방법이 뭘까요?

맞습니다. 바로 채식입니다.
채식을 통해서 우리는 소식의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채소에는 섬유질이 아주 많이 함유되어 있으며, 이 섬유질은 우리 장에서 소화시킬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먹은 것이 그대로 대변으로 배설되어 버립니다. 따라서 과거에는 "아무짝에도 쓸 데 없는 음식이다", "먹으면 소화가 안 된다" 식으로 천대를 받아 왔습니다만 이렇게 장에서 흡수가 되지 않는 점이 우리에게 이롭게 작용합니다.

섬유질은 음식물 속에 함유되어 있는 각종 화학물질, 지방, 중금속 등을 흡착해서 대변으로 배설시키는 작용을 합니다.
또 섬유질은 대변을 만드는 주재료이므로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먹으면 대장에서 음식 노폐물이 통과하는 시간을 단축시켜서 독소에 노출되는 시간을 줄여줘, 결과적으로 암을 예방 및 치료하는 효과를 줍니다.

음식으로 우리가 섭취한 각종 독소들은 간에서 해독되며, 그 부산물을 담즙에 실어서 배출하면 대변으로 빠져나가야 되는데 그 중 90%는 작은창자의 끝부분인 회장에서
재흡수 되어 버립니다. 이러한 모순점을 섬유질이 해결해 줍니다. 회장에서 재흡수 되려는 독소 부산물들을 섬유질이 흡착시켜 대변으로 배설시켜 줍니다.

섬유질의 고마운 점은 더 있습니다.
우리 면역세포의 60~80%는 소장과 대장에 분포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장의 건강은 곧 면역과 직결됩니다. 따라서 우리 암 환우들은 장의 건강을 위해서 여러 가지 노력들을 기울여야 하는데 대표적인 것이 유산균의 보충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유산균이 많이 공급되더라도 그놈들이 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는다면 말짱 도루묵일 것입니다.
섬유질로 대변량을 많이 만들고 빨리 통과시킴으로써 장 속이 깨끗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게 되며, 섬유질 자체가 장내 유산균들의 먹이가 되므로 장내 유익균들이 번창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요약하면, 섬유질은 음식물 속에 함유되어 있는 각종 독소들을 직접 흡착해서 배설시키고, 이미 흡수되어서 간의 해독작용으로 담즙으로 실려 나온 독소들이 회장에서 재흡수 되는 것을 방지하며, 장내 유익균들이 잘 살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대단히 중요합니다.

실제로 EPIC(European Prospective Investigation into Cancer and Nutrition) study로 알려져 있는 전 유럽을 대상으로 대단위 연구를 한 결과에 따르면 섬유질을 많이 섭취한 사람들이 대장암에 덜 걸렸으며 대장암의 사망률도 떨어뜨렸다고 보고하였습니다.
그 외에도 동물성 식품을 많이 먹으면 여러 가지 질병들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는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이 발표되어 있습니다.

저도 월간암을 통해서 여러 번 동물성 식품의 위험성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2011년12월, 2012년1월, 5월, 8월)만 아직까지도 많은 환우분들께서 동물식에 대해 질문들을 많이 해오십니다.

다시 한 번 확실히 말씀드립니다.
건강하신 분이라면 육식을 하시든 채식을 하시든 본인의 취향대로 드시는 걸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러나 암 환우분이시라면 동물식은 절대로 하지 마시길 권유합니다. 고기와 생선뿐 아니라 우유와 달걀도 득보다 실이 많습니다. 다만, 악액질 상태이시거나 항암치료로 체중감소가 현저하신 분은 예외입니다.

그런데 원래 과체중이다가 암 투병을 통해 체중이 많이 감소되는 분들이 많으신데, 적정체중을 계산하셔서 적정체중까지는 계속 빠지더라도 별 문제가 없는 것이니 당황해서 동물식을 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키-100)⨉0.9 하시고, 여자의 경우에는 다시 5를 뺀 값이 적정체중입니다. 암 환우 대부분이 과체중인 경우가 많고 암 투병의 스트레스나 채식 위주의 식사를 통해서 체중이 많이 줄어드는데, 이는 바람직한 현상이지 결코 위험한 현상이 아닙니다.

암 투병에 중요한 점들은 마음관리, 적절한 운동과 요법 등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만 우리가 매일 반복적으로 먹는 음식이기 때문에 약간의 차이가 종래에는 큰 차이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인식하시고 올바른 식습관을 유지하시길 당부 드립니다.

뒤로월간암 2012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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