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박정미 | 부산대학병원 통합의학센터 연구교수
저서 <치매인지재활프로그램> <음악치료의 이해와 활용> 등

인류가 살아가는데 반드시 필요한 것들이 있을 것이다. 정치, 경제, 문화에 의해 인간의 사회는 성숙되어 간다고 본다. 올바른 정치의 풍토가 세상의 질서를 가져올 것이며 발전 되어가는 경제의 힘이 나라의 살림을 부강하게 만들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정치와 경제는 대중의 풍요로운 문화에 의해 더욱더 우리의 삶을 아름답게 만들 것이다.

음악은 우리의 생활을 활기차고 평화롭게 만드는 문화의 꽃이라고 말 할 수 있지 않을까? 음악은 우리의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오선지의 음표가 되어 가슴을 두드린다. 아무리 긴 시간의 음악연주도 첫 음으로 시작되어 마지막 음으로 마친다.
우리의 삶도 첫 호흡으로 시작하여 마지막 쉼 호흡으로 삶을 마무리한다. 긴 시간의 음악들은 화려한 기법의 선율로 시작되었다가도 음악의 마지막 선율에서는 단순하고 간결한 음률로 마무리 된다. 그렇다면 음악의 생명과 우리의 삶은 같은 것이다.

음악은 많은 얘기를 담고 있다. 음악은 우리의 삶이 좀 더 편안해지고 행복해지도록 만들어준다. 치료란 우리 스스로 하는 것이다. 나의 생명력에 힘을 넣어주도록 기도하는 마음으로 음악을 즐겨듣고 이 음악들이 나의 신념과 자아를 더 합리적으로 성장시킬 것이라는 믿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도록 하자.
그럼 환자들을 위한 음악치료의 치료란 무엇인가?

◎치료
음악치료에서 치료는 내담자와의 첫 상담 장면 사정단계에서 수립된 치료계획과 치료목적에 따라 음악의 진행이 결정된다. 이때 치료자는 음악을 치료의 첫 개입의 수단으로 사용한다. 여기에는 음악치료의 여러 기법에 따라 다양하게 음악적인 경험의 장이 제공될 뿐만 아니라, 활동적인 음악 만들기, 음악 감상 혹은 음악관련 활동들을 내담자에게 제공한다.

이때 치료사는 활동 속에서 일어나는 내담자들의 반응을 진단하게 되고 내담자들의 다양한 활동들은 진단평가를 통해 수집된 여러 정보들과 음악치료에 의뢰된 원인 등을 기초로 하여 문제행동영역과 관련하여 기대되는 결과를 일컬어서 치료목적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러한 치료목적 설정과정은 치료성과를 좌우할 뿐만 아니라, 치료방향을 설정해준다는 의미에서 중요한 역할을 지닌다.
치료목적을 선정할 때에는 다음 사항들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 가치성이다 | 어떤 특정한 부분이나 행동, 신체적 반응이 반드시 변화되어야만 하는가?
둘째 선행조건이다 | 치료목적으로 채택된 영역(사회성, 인지, 정서)이 내담자의 현재 행동과 너무 동 떨어진 괴리감을 가져 오지 않는가?
셋째 방해요인 | 치료목적을 성취하는 데에 혹시 방해되는 부적절한 사회적 행동이 내담자에게 있는가?
넷째 진단평가 | 치료사가 세운 목표적 행동은 관찰 가능한 것이며, 여러 번에 걸쳐 측정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인가?
다섯째 의뢰 | 내담자가 예전에 다른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가?
여섯째 동의 | 내담자를 담당하고 있는 다른 치료사와 내담자 자신이 음악치료사가 세운 이와 같은 목적들이 가장 적절하다고 인정하는가?
일곱째 목적성취가능성 | 이 같은 문제행동이 앞으로 변화할 수 있겠는가?
여덟째 기초자료 | 내담자의 문제행동이 분명히 변화할 수 있다는 어떤 증거자료가 있는가?
아홉째 효율성 | 음악치료가 가정 적절한 치료라고 생각하는 이유가 있는가?

▪목표
'치료목적(goal)'을 광범위하고 일반적인 용어로서 정의하는 반면, '치료목표(objective)'는 항상 분명하고 관찰 가능한 용어로서 음악의 활동 안에서 행동결과를 기술하게 된다.

음악치료사들이 치료목표를 정의하는 과정에서 작성해야 할 것이 또 하나 있다.
내담자의 행동이 음악적 맥락 속에서 관찰되기 때문에, 목표를 세울 때는 음악치료 상황과 내담자가 좀 더 편하게 느끼는 외부적 상황을 동시에 고려해서 수립해야 한다. 음악치료 속에서 치료목표가 수립되기는 하지만, 만약 내담자의 행동이 음악이라는 제한된 환경을 넘어서 일반화하는데 실패한다면 내담자가 보인 행동변화의 가치가 적게 평가받을 수 있다.

따라서 두 개의 목표를 동시에 수립함으로써 치료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그 달성된 결과를 일상생활에서도 일반화될 수 있도록 해 줄 수 있다. 다시 말해 음악활동 안에서 이루어진 바람직한 활동들은 반드시 일상적인 내담자의 생활 속에서도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치료의 수행
음악에는 무한한 힘이 있다. 그 힘은 우리의 감정과 정서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
비언어적 의사소통 방법인 음악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표현해야만 하는 감정을 드러내는데 매우 유용하게 쓰인다. 음악은 항상 사람들을 위해 무언가를 대신해주고 또한 언어로는 표현할 수 없는 것을 대변해준다(Gaston 1968).
실제 음악치료에 사용되는 구체적인 방법으로 연주, 즉흥연주, 노래, 감상, 동작, 음악 드라마, Song drama 등이 있다.

음악적 경험이 많은 사람들은 악기 연주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경우 단순한 악기 연주인데도 불안해하고 자신 없어하는 경우가 흔하다. 환우들과 음악치료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보면 음악활동을 잘 하시다가도 음악을 아시나요? 하고 물으면 모든 환우들이 음악을 잘 모른다고 대답한다. 그러면서도 아주 자연스럽게 활동을 한다. 그러다가 조금이라도 색다른 악기와 활동이 이어지면 어색해하고 불안해한다.

따라서 숙련된 음악치료사는 음악치료실에서 다양한 클라이언트의 수준에 맞춰서 단순한 방법으로 연주해서 소리가 나는 다양한 리드악기와 타악기 종류, 어느 정도의 음악적 지식이 있어야 연주할 수 있는 건반 악기 종류 등 다양한 악기를 구비하고 있어야 한다. 그 다음으로 치료사는 환우들이 자신의 수준에 맞게 악기를 구비하고 연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그들의 활동이 음악적이든 음악적이지 못하든 비교하지 말고 치료사는 환우들의 음악활동을 지지해주고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이렇게 음악활동에서 느낀 경험들은 자신감을 만들고 새로운 선택의 길에 들어설 때 용기를 심어주는 정서와 생각으로 변하게 된다.

●즉흥연주
즉흥연주는 음악적 지식이나 경험여부에 상관없이 리듬악기나 타악기를 이용해 언어 대신 악기로 자신의 내면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음악치료의 한 기법이다. 악기를 다룰 줄 아는 환우나 전혀 악기를 못 다루는 환우들이라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음악활동이다.

즉흥연주는 다양한 치료목적을 가지고 있는데 우선 연주에 참여하는 사람들과의 친밀함을 향상시키고, 자신을 표현하는 효과적인 방법을 터득해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표현하는데 자신감을 얻을 수 있으며 감각 능력을 발달시키고 창조성, 즉각성, 표현력을 향상시키는 등 많은 역할을 담당한다. 이러한 즉흥연주는 활기와 즐거움과 창의성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삶의 기력이 떨어지는 환우에게 아주 효과 있는 음악치료 활동이라고 본다.

●노래
자기 노래 18번 한 곡 없는 사람이 있을까.
내담자가 노래를 얼마나 잘 부르냐보다는 노래활동에 참여한다는 자체의 의미가 있다. 노래 부르기는 말로 표현하는 것과는 다른 종류의 언어이다. 클라이언트가 노래를 부르는 동안 노래에 표현되어 나오는 감정, 느낌, 정서 상태 등을 통해 듣는 사람은 단순히 말고 대화할 때보다 상대방에 대한 공감과 이해를 하게 된다. 노래 부르기는 두 가지 주요방법이 있는데 첫째는 기존의 노래를 그대로 부르거나 멜로디는 그대로 두고 가사만 개작하는 경우와 둘째로 혼자 부르거나 함께 부르는 경우가 있다. 어떤 경우라도 추억이 깃든 노래를 부른다는 것은 환우의 정서에 도움이 된다.

즐거운 기억들은 새삼 더 아름답고 즐겁게 만들어 주고 괴롭고 힘들었던 기억이 묻어있는 노래 가사는 다시 한 번 그 시간을 느낌으로서 지금까지 잘 견뎌온 자신에게 박수를 보낼 수 있다. 이런 음악치료 활동은 환우의 하루하루를 좀 더 활기차고 즐겁게 만들어준다.

음악은 있는 그대로, 내 마음대로 즐기면 된다. 지금 들어서 좋은 음악은 지금 내게 필요한 느낌인 것이다. 음악은 환우의 가장 가까이 있는 친구이다. 음악이라는 친구가 당신을 칭찬하고 위로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