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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치된 암환자 항체로 다른 환자를 치료한다
구효정(cancerline@daum.net)기자2013년 06월 30일 18:59 분입력   총 571899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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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국내 연구진이 완치된 암 환자의 몸에서 항암 항체가 생성되는 사실을 밝혀 새로운 암 치료법의 길을 열었다. 암이 치료된 환자의 혈청을 이용해 항암치료제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부산대 황태호(항암바이오연구소) 허정(의학전문대학원) 교수, 바이오벤처기업 신라젠 연구팀은 항암 바이러스(JX-594)를 이용한 미 제네렉스 바이오세러퓨틱스사의 암치료제 '펙사-벡(Pexa-Vec)'이 암 환자에게 항체를 만들어 생존기간을 늘리는 것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펙사-벡은 천연두 백신에 사용됐던 백시니아 바이러스를 변형, 암세포에서만 증식하게 만든 항암제다. 이 치료제는 간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1~2상에서 우수한 항암효과를 입증했다. 이 치료제는 말기 간암 환자에 대한 치료 반응률이 80%에 달하면서 유럽의약청(EMEA)에서 이미 희귀 의약품으로 지정 받았다.

이번 연구는 펙사-벡 투여 후 장기 생존 암환자(18명)에게서 항암 항체가 관찰됐다는 것으로, 펙사-벡이 면역력을 높이는 것은 알려졌지만 항암 항체 생성 보고는 처음이다. 펙사 벡은 암세포를 직접 살상·용해하고 암세포로 가는 혈관을 차단해 항암 효과를 낸다는 사실이 규명된 상태다.

현재 미국 제네렉스와 녹십자가 공동 개발하고 있으며, 현재 간세포암 표준 치료에 실패한 환자를 대상으로 후기 임상 2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간암 말기 환자 30명을 저용량과 고용량 그룹으로 나눠 임상시험 한 결과, 저용량 그룹은 평균 6.7개월, 고용량 그룹은 평균 14.1개월 더 생존했다. 간암 말기 환자에게 기존 간암 치료제를 투여했을 때의 생존 기간(평균 3개월) 보다 2~3배 길었다.

JX-594 투여를 중단해도 종양이 자라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연구팀은 체내에 면역 항체가 생성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2006년 말 암 말기 진단을 받은 임상 환자 최모씨의 혈액에서 분리한 항체를 신장암 세포에 넣고 관찰했다. 그 결과 암 세포가 파괴되는 현상을 확인했다. 그동안 면역을 증가시키는 기전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는데, 연구팀이 JX-594 치료를 받은 환자의 혈액을 분석해 항암 항체 생성에 의한 면역 증가 기전을 최초로 규명한 것이다.

또 동물실험 결과에서도 이런 결과가 나타났다. 자궁경부암에 걸린 토끼에게 JX-594를 투여하고 28일 뒤 항체가 포함된 물질을 추출, 이를 자궁경부암에 걸린 또 다른 토끼에게 투여했더니 종양 크기가 줄고 수명이 연장됐다.
황 교수는 "항체 물질을 투여한 토끼는 암세포 생존율이 20% 이하로 떨어져 종양이 파괴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또한, 황 교수는 "펙사-벡을 투여한 환자 가운데 좋은 반응을 보인 환자에게서 항암 항체가 생성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과학학술지 <사이언스 중개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실렸다.

뒤로월간암 2013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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