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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식 음식의 성분이 암세포를 죽인다
고정혁기자2013년 07월 31일 15:10 분입력   총 546474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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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피게닌, 암세포를 다시 길들여 정상세포로
암세포는 죽지 않고 끝없이 분열하는 막강한 능력을 갖고 있다. 그런데 최근의 연구결과 지중해식 음식에 풍부한 한 가지 성분이 암세포의 그런 능력을 박탈해버리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성분은 유전자 조절 과정의 특정한 한 단계를 바꾸어서 암세포를 다시 길들여 (정해진 시간표에 따라 사멸하는) 정상세포가 되도록 만들어버린다. 암세포가 번창하는 방법 중 하나가 엄격하게 정해진 규칙적인 주기에 따라 세포가 사멸하는 과정을 방해하는 것이다. 오하이오 주립대학 연구진은 세포에 관한 연구를 통해 특정한 채소에 들어있는 성분인 아피게닌이 유방암 세포가 사멸하도록 만들 수 있는 것을 발견했다.

영양소가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점은 상당수가 특정한 식품을 섭취하면 건강이 더 좋아지는 상관관계를 입증한 역학적인 연구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러나 그런 유익한 식품 속에 들어있는 분자들이 인체 내에서 실제로 어떻게 작용하는지는 많은 경우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고 특히 암 발생 위험을 낮추어주는 것과 관계가 있는 음식인 경우가 그러하다. 어쨌든 많은 과일과 야채 속에 아피게닌이 들어있지만, 아피게닌이 가장 풍부한 식품은 파슬리와 셀러리 및 카밀레 차이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아피게닌이 인체 내의 160개로 추정되는 단백질과 결합하는 것도 밝혔는데 이는 건강에 유용한 식품의 다른 성분들도 비슷하게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것을 암시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대부분의 의약품은 단 한 개 분자만 표적물로 삼고 있다.

연구진의 일원으로 오하이오 주립대학의 내과학 및 분자 유전자학 부교수인 안드레아 도세프는 우리가 건강상 좋은 음식을 먹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왜 우리가 그렇게 해야 할 필요가 있는지에 관한 실제적인 이유는 알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로 건강에 미치는 좋은 영향은 많은 단백질에 영향을 미치는 이 식품 영양소 때문인 것을 알게 되었지만, 아피게닌이 특정한 단백질들과 상호 작용해서 암세포를 정상화시키는데 이게 잠재적인 암 예방 전략으로 임상적인 가치가 크다는 것이 연구진의 생각이라고 그는 부언했다.

암의 약 80% 비정상적인 재접합이 원인
도세프는 오하이오 주의 식물 응용과학 센터 책임자 겸 분자 유전학교수인 에릭 그로트울드와 함께 공동으로 이 연구를 감독했다. 이 두 사람이 아피게닌과 여타 플라보노이드의 유전체학을 공동으로 연구하고 있다. 플라보노이드는 질병을 예방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식물 화합물의 일종이다.

아피게닌이 암세포의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점을 발견한 것이 이번 연구의 중요한 결과이긴 하지만, 도세프와 그로트울드는 자신들의 새로운 생의학 연구기술이 이번 연구에 기여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그들은 그 연구기술을 (음식 속에 들어있는 작은 분자들과 상호 작용하는) 세포 내의 단백질을 낚시질하는 것과 비유했다. 잠재적으로 영향을 받는 모든 단백질은 큰 어항 속의 작은 물고기로 상상해보고, 우리가 그 어항에 이 분자를 집어넣어 친화력을 형성하는 구조적인 특징을 이용해서 진짜로 영향을 받는 단백질만 효과적으로 유인하면 단백질과 아피게닌이 서로 달라붙어 결합하는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이게 진짜 제휴란 것을 우리가 알고 있다고 도세프는 설명했다.

연구진은 추가적인 실험을 통해 아피게닌이 3가지 구체적인 기능을 갖고 있는 단백질들과 관련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단백질 중 가장 중요한 것이 hnRNPA2이란 단백질이었다. 이 단백질이 (특정한 단백질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설명서를 갖고 있는) 메신저 RNA 즉 mRNA의 활동에 영향을 미친다. mRNA의 생산은 (유전자 활성화 과정에 생기는) RNA의 재접합(스플라이싱)이나 변형의 결과로 생긴다. 재접합의 특질이 궁극적으로는 mRNA가 가지고 있는 단백질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설명서에 영향을 미친다.

도세프는 모든 암의 약 80%는 그 원인이 비정상적인 재접합 때문이라고 밝혔다. 정상세포에서는 1가지 재접합이 일어날 때 암세포에서는 2가지 유형의 재접합이 일어나는데, 이런 기술을 이용해서 암세포는 계속 생존하면서 분열할 수가 있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은 hnRNPA2 단백질과 아피게닌이 결합하면 유방암 세포에 1번만 재접합이 일어나는 특징을 회복시켜주는 것을 관찰했는데, 이는 재접합이 정상이면 세포가 미리 정해진 시간표에 따라 사멸하거나 혹은 항암제에 보다 더 민감해지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좋은 음식은 세포에 정상적인 재접합 촉진
이런 이유로 도세프는 이 영양소를 이용하면 우리가 암세포가 죽는 장치를 활성화시킬 수가 있는데, 그 영양소가 세포의 사멸을 방해하던 재접합 형태를 제거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우리가 건강에 좋은 음식을 먹으면 우리 몸속의 세포 속에 보다 더 정상적인 재접합 형태를 실제로 촉진하는 것을 시사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미 이전에 아피게닌이 항염작용을 하는 것도 밝혔기 때문에 건강에 유용한 식품의 좋은 효과는 암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연구진은 아피게닌이 여러 가지 세포 표적물을 가지고 있어서 장기적으로는 추가적인 여러 가지 잠재적인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로트울드는 아피게닌이 많은 부위를 표적물로 삼고 있어서 전반적인 효과가 상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세프는 동물을 대상으로 적절한 양의 아피게닌을 함유하도록 변형한 음식이 세포의 재접합 형태를 바꾸어서 항암효과를 발휘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아피게닌이 풍부한 카밀레 같은 허브의 추출물이 이미 오래전부터 건강식품으로 개발되어 판매되고 있다. 또 아피게닌이 풍부한 파슬리와 셀러리도 건강식품으로 개발되어 판매되고 있다.

출처: D. Arango et al., "Molecular basis for the action of a dietary flavonoid revealed by the comprehensive identification of apigenin human targets" PNAS 2013 Jun 11;110(24):E2153-62. doi: 10.1073/pnas.1303726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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