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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충 생산못하면 암 위험 커진다
임정예(krish@naver.com)기자2013년 08월 30일 18:30 분입력   총 520061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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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정자증 남성 암 발생 위험 8배 더 높아
스탠포드대학 의대의 비뇨기과 전문의사가 주도한 연구에서 무정자증으로 진단받은 남성은 일반인보다 암에 걸릴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드러났다. 또 30세 이전에 무정자증으로 진단받으면 암 발생 위험이 8배나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무정자증은 사정액 속에 정충이 없어서 생식력이 없는 것을 의미한다.

스탠포드대학 의대의 비뇨기학 조교수로 스탠포드대학 병원의 남성 생식의학 및 외과 책임자인 마이클 아이전버그가 이 논문의 제1저자이다. 그는 무정자증 남성이 암에 걸릴 위험성은 자신보다 10살 더 많은 남성이 일반적으로 암에 걸릴 위험성과 유사하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남성 불임과 무정자증 진단이 놀랄 정도로 흔하다. 15~45세 미국 남성의 15%인 약 400만 명의 남성들이 불임이다. 또 이들 중 약 60만 명은 무정자증이다. 아이전버그는 불임증이 남성의 전반적인 건강의 지표일지도 모른다는 증거가 있고 또 남성 불임이 고환암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도 한두 건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표된 연구에 의하면 불임 남성이 암에 걸릴 위험성이 증가하는 것은 대부분 무정자증 남성으로 인한 것이고 또 그런 위험성은 고환암에만 국한되지 않는 것을 시사한다고 그는 부언했다.

스탠포드대학에서 실시된 이번 연구를 위해 텍사스 암 등록부와 휴스턴의 베일러 의과대학에서 수집한 자료를 이용해서 아이전버그가 대부분의 분석을 했다.

1989년부터 2009년까지 베일러 남성병학 클리닉에서 진료 받은 2,238명의 불임 남성을 대상으로 연구가 이루어졌다. 그들이 처음으로 불임 진단을 받았을 때 평균연령은 35.7세였다. 그들 중 451명은 무정자증이었고 나머지 1,787명은 무정자증이 아니었다. 이런 점을 빼면 이들 2부류의 남성들 간에 처음에는 다른 특별한 차이점이 없었다.

무정자증 유발하는 유전적 결함이 암 걸릴 가능성 증가 시사
무정자증은 발생 원인이 2가지이다. 폐쇄성 무정자증은 고환에서 적합한 정충이 충분히 생산은 되지만 통로가 막혀 그런 정충이 사정액으로 들어가지 못해서 생긴다. 그러나 연구대상 집단 내의 무정자증 남성들의 약 4분의 1을 조사해보니 대부분은 일종의 비폐쇄성 무정자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남성의 고환은 충분한 정충을 생산하지 못해서 사정액으로 들어갈 정충이 없었는데 그 가장 큰 이유는 이런저런 유전적인 결함 때문으로 추정되었다. 인간 게놈의 모든 유전자 중 4분의 1이 생식에 관여한다. 그런 이유로 남성들의 생식능력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는 아주 많다고 아이전버그는 설명했다.

연구진은 연구대상 남성들의 정액을 분석한 후 평균 6.7년 동안 추적하면서 어떤 남성들이 텍사스 암 등록부에 등재되는지를 살펴보았다. 분석에 다행스러운 점은 대부분의 남성들이 자신이 자란 주에 머무는 경향이 있는 점이었다고 아이전버그는 밝혔다. 어쨌든 그 다음에 연구진은 그들이 암에 걸린 비율을 텍사스 주의 일반 남성들의 연령을 보정한 암 발생비율과 비교해보았다.

전체적으로는 2,238명의 불임 남성 중 총 29명이 평균 5.8년의 기간 동안에 암에 걸렸다. 이는 텍사스 주의 일반 남성의 경우 연령을 보정했을 때 16.7건의 암 발생이 예상되는 것과 대조되었다. 텍사스 주의 일반 남성의 암 발생률은 미국 전체 인구의 암 발생률과 유사했다고 아이전버그는 말했다. 어쨌든 이런 통계는 불임 남성들이 일반 남성들보다 암에 걸릴 가능성이 1.7배나 더 큰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무정자증 불임 남성과 무정자증이 아닌 불임 남성의 암 발생 위험을 비교해보니 서로 어긋나는 점이 있었다. 즉 무정자증 남성들이 암에 걸릴 위험성이 상당히 더 높아서, 전체적인 남성 인구보다 암 진단을 받을 가능성이 거의 3배나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와 달리 무정자증이 아닌 불임 남성들은 전체적인 남성 인구보다 암에 걸릴 위험성이 1.4%만 더 높아서 통계적으로 의미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연구에서 불임 진단을 받은 후 2~3년 안에 암에 걸린 남성들을 제외해서, 연구진은 진단 미확정인 암으로 인해 생긴 무정자증이 통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했다.

특정한 유형의 암이 무정자증 남성의 발생률을 증가시키는 것을 보여줄 정도로 이번 연구의 규모가 충분히 크지는 않지만 무정자증 남성들이 걸린 암은 광범해서 뇌암, 전립선암, 위암뿐만 아니라 흑색종, 림프종, 고환암, 소장암을 망라했다. 연구결과는 무정자증을 유발하는 유전적 결함도 남성이 암에 걸릴 가능성을 증가시킬 수 있는 것을 시사하고 있는데 이는 무정자증과 암에 잘 걸리는 것이 공통적인 유전적 원인을 공유할지도 모른다는 견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고 아이전버그는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 필요한 연구비는 미국 국립 아동건강 및 인간성장 연구소가 지원했는데, 이번 연구가 특히 무정자증의 암 발생 위험을 조사하거나 혹은 생식세포 암이 아닌 다른 암들을 무정자증과 연관 지은 연구로는 최초의 것이다. 이전의 연구들은 불임 남성들이 무정자증이든 아니든지 간에 고환암이 아닌 다른 암에 걸릴 위험이 증가하는 것을 일관성 있게 밝혀내는 데 실패했다. 그러나 이전의 그런 연구에서는 정액을 분석한 자료가 없었기 때문에 무정자증 남성만 별도로 조사해볼 수가 없었다.

무정자증 젊은 남성 건강검진 염두에 두어야
가장 두드러진 것은 30세 이전에 처음으로 정액을 분석한 무정자증 남성이 암에 걸릴 위험성이었다고 아이전버그는 말했다. 그들은 동일한 연령대의 일반적인 텍사스 남성들보다 그 이후에 암에 걸릴 가능성이 8배 이상 더 높았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무정자증이 아닌 남성이 암에 걸릴 위험성은 정액분석을 한 나이와는 상관관계가 없었다.

무정자증 남성들이 암에 걸릴 위험은 동일한 연령의 남성들에 비해 상당히 더 높기는 하지만 그들은 나이가 비교적 젊어서 추적 기간에 암에 걸릴 절대적인 위험성은 작아서 이런 점은 좋은 소식이라고 아이전버그는 밝혔다.
그러나 30대의 남성들은 일차 진료의사를 갖고 있지 못한 경우가 흔한 점은 나쁜 소식이라고 그는 부언했다. 그는 무정자증 진단을 받은 젊은 남성들은 암에 걸릴 위험성이 높은 것을 인식하고 수시로 건강검진을 받을 것을 염두에 두어야만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출처: M. L. Eisenberg et al., "Increased risk of cancer among azoospermic men" Fertil Steril. 2013 Jun 12. pii: S0015-0282(13)006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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