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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치료 중 주치의와 상담하는 법
구효정(cancerline@daum.net)기자2013년 11월 30일 13:15 분입력   총 434670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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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진목 / 부산대병원 통합의학센터 교수, 신경외과전문의
저서: <위험한 의학 현명한 치료><건강한 사람들의 7가지 습관> 등

암 투병 중인 환우들 중 자신의 정확한 상태를 잘 모르시는 분이 예상외로 많은 것 같습니다. 물론 유방암, 폐암, 위암 등으로 병명은 알고 계신 데 조직학적 유형, 예를 들어 폐암은 소세포암, 선암, 대세포암 등의 유형이 있는데 어떤 유형인지, 병기가 1기인지 2기인지, 앞으로 치료 계획이 어떤지에 대해서 정확히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은 오늘날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에서 담당 선생님을 만나기 어렵고, 만난다 하더라도 설명을 자세히 들을 시간이 없기 때문이라고 짐작됩니다.

담당 선생님을 어떻게 하면 만날 수 있고, 만났을 때 어떻게 하면 설명을 자세히 들을 수 있는지 방법을 설명해 드리고자 합니다. 병원에 가시면 여러 의사가 있습니다. 인턴, 레지던트, 임상 교수, 교수 등 여러 단계가 있는데 그중에 담당 선생이 누구일까요? 대부분 교수라고 생각하고 계시는 분들이 많은데 담당 선생님은 레지던트입니다. 전공의가 담당의이고 교수는 '주치의'라고 되어 있는데, 선택 진료(과거의 '특진의') 의사로써 전공의를 지시하고 감독을 하는 역할을 합니다.

물론 외래를 갔을 때 교수를 만나보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담당의라고 볼 수도 있겠죠. 그러나 적어도 입원해 있을 때 담당 의사는 분명히 레지던트이고 교수는 감독자입니다. 그러므로 어떤 설명을 듣고 싶을 때 교수를 만나려고 눈 빠지게 기다릴 것이 아니고 담당 의사인 레지던트를 찾아야 합니다.

레지던트는 교수의 감독과 지시를 받기 때문에 교수가 병원에 있는 동안에는 계속 바쁩니다. 교수가 퇴근한 저녁 시간에야 비로소 자기 시간이 나고 여유가 있기 때문에 그때 만날 생각을 하셔야 합니다. 휴일이나 주말엔 교수들이 출근을 안 하므로 담당 의사들이 시간이 많기 때문에 가장 좋습니다. 그때 만나서 설명을 듣도록 하셔야 합니다.
여러 보호자가 한꺼번에 모여서 담당 의사와 시간 약속을 하고 한 번에 전체가 설명을 듣도록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혼자서 듣고 또 다른 보호자가 와서 듣고 이렇게 되면 피곤한 일이죠.

일반적으로 전문 지식이 없다 보니 무슨 말을 물어봐야지 하고 생각했다가도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으므로 종이에 미리 써 오시는 게 좋습니다. 그것도 이왕이면 깨끗하게 출력해서 그 종이를 미리 담당 의사에게 보여 드리면 전체적으로 훑어보고 종합적으로 알기 쉽게 설명해 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질문을 하고 답을 듣고 할 때 내가 구체적으로 알고 있는지 되묻고 정확히 이해하시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의사는 전문 지식을 알고 있고 보호자들은 전문 지식이 없으므로 묻고 답하는 게 서로의 관점에 따라서 판이하게 다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수술한 후 암의 박멸을 위해 하는 보조적 항암치료에는 4회, 6회, 8회 이렇게 횟수가 딱 정해져 있습니다. 그러나 수술할 수 없는 4기의 경우에는 고식적 항암치료를 하게 되는데 이것은 제한 없이 계속 무기한으로 반복적으로 하게 됩니다.

그래서 항암제를 쓰고 나서 CT나 MRI를 찍고 항암치료 전에는 5cm였는데 지름이 1cm로 줄어들게 되면, 보호자가 생각하기에는 좋아졌다고 판단하고 조금만 더 치료하면 완치될 수 있겠다는 희망을 품게 됩니다.
담당의도 물론 굉장히 좋아졌다고 설명을 하겠지만, 이때 잘못 이해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좋아졌다면 앞으로 계속 좋아져서 완치되겠습니까? 아니면 지금은 좋아졌지만 앞으로 혹시 나빠질 가능성은 없습니까?' 라고 구체적으로 묻고 답을 받아야 합니다.

고식적 항암치료로 암이 완치될 확률은 거의 제로라고 보시면 됩니다. 항암제의 효과가 발휘되는 동안에는 종양이 줄어들지만, 항암제의 효력이 없어지면 당장 몇 달 만에 커지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래서 좋아지는 줄 알고 있다가 갑자기 커지거나 전이됐다는 진단을 듣고 실망하고 낙담하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이는 의사와 환자, 보호자 사이에 부족한 설명 등으로 정확한 이해가 없었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들입니다.

그러므로 담당의가 누군지 정확히 알아야 하는 것이 첫째이고, 내가 물어야 할 것을 메모하고 구체적인 질문과 설명 들은 것을 내가 바르게 잘 이해하고 있는지 되묻고,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뒤로월간암 2013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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