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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제대로 알아야 이긴다 - 타목시펜+항우울제 병용해도 되나
김진하기자2016년 09월 07일 12:11 분입력   총 8002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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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암과 헬스앤라이프 공동 기획 ‘유방암, 제대로 알아야 이긴다’ 3회에 걸쳐 진행한다. 여성이라면 누구도 안심할 수 없는 암 중 하나가 바로 ‘유방암’이다. 유방암은 갑상선암 다음으로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는 암으로, 전이와 재발이 잦은 암이기 때문에 수술을 했더라도 안심해선 안 된다. 유방암 수술 후 약물 복용, 생활습관 등 논란이 되는 정보에 대해 전문가와 함께 팩트를 체크한다. 첫 번째 주제는 ‘타목시펜+항우울제 같이 복용해도 괜찮을까요?’다. 국립암센터 이근석 유방암센터장과 함께 타목시펜을 1인칭 화자로 가정해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논란을 풀어봤다.



[팩트&캔서체크 유방암편 ⓵] 타목시펜+항우울제, 병용해도 되나요

주부 박모(44)씨는 2년 전 유방 절개 수술을 받았고, 수술 후 4회에 걸쳐 항암 치료를 끝냈다. 온 몸이 퉁퉁 붓고 아팠던 항암치료를 마치면 이 모든 고통도 사라질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유방 상실과 함께 입맛과 기력, 그리고 삶의 이유까지도 잃었다. 그렇다 보니 남편과 아들에게 괜한 짜증을 내고 하루에도 몇 번씩 눈물이 나온다. 또 하나의 불청객 ‘우울증’이 찾아왔다. 박씨는 현재 유방암 재발 억제제(타목시펜)와 항우울제를 함께 복용하고 있다. 그런데 두 약은 같이 복용하면 유방암 재발 위험을 높인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두렵다. 최근에는 그렇지 않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혼란을 더한다.

항우울제와 같은 효소에 의해 대사돼요
저는 타목시펜입니다. 유방암 재발의 위험을 반으로 줄이고, 유방암에 의한 사망 위험을 25%나 줄여주죠. 그런데 문제는 항우울제와 함께 있을 때에요. 항우울제는 CYP2D6라는 효소를 억제하는데, 전 이 효소가 없으면 제 역할을 하지 못해요. 전 CYP2D6가 있어야 활성체인 엔독시펜으로 바뀌어 약효를 발휘하죠. 그래서 항우울제와 같이 있으면 저의 대사가 저해되어 엔독시펜으로 전환되는 것이 억제되죠.

어떤 항우울제를 만나냐에 따라 달라져요
그렇다고 모든 항우울제와 함께 있을 때 약효가 약해지는 건 아니에요. 파록세틴과 플루옥세틴이라는 항우울제랑 병용하면 가장 많이 제 대사가 방해되지만, 플루복사민, 시탈로프람, 벤락펙신 등은 비교적 약하게 대사를 억제하죠. 이러한 내용은 제가 덴마크와 캐나다 연구실에 건너갔을 때 알게 됐어요. 덴마크에 갔을 때 유방암 환자가 시탈로프람과 함께 저를 병용하자 유방암 재발의 위험을 높이지 않았어요. 캐나다에선 유방암 환자가 파록세틴과 함께 저를 병용했고 유방암 사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어요. 그래서 저와 항우울제를 함께 병용하는 것이 어느 정도 우려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에요.

유방암 유발과 연관 없어요
그런데 최근 미국 카이저 퍼머넌트 서던캘리포니아대학 레이나 하퀘(Reina Haque) 교수가 저와 항우울제를 함께 병용해도 유방암 재발 위험을 높이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어요. 1996년부터 2007년 사이에 유방암을 진단받고 타목시펜을 복용중인 환자 1만6천887명의 환자를 추적 조사한 결과, 복용기간(75% 기간)에 따른 위험비가 1.20으로 대조군의 위험비와 별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죠.

약한 CYP2D6억제 항우울제와 병용하세요
우울증약을 복용하고 있는 유방암 환자, 저와 항우울제를 같이 복용해야 하면 얼마나 혼란스러울 까요. 그래서 국립암센터 유방암센터장 이근석 교수님께 조언을 얻었어요.

“유방암 환자의 약 4분의 1이 유방암 치료 과정에서 우울증을 경험합니다. 우울증의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우울증을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치료에도 적극적으로 임할 수 있게 하여 궁긍적으로 암의 재발을 막을 수 있게 됩니다. 최근 미국에서 발표된 연구결과는 타목시펜을 복용하는 환자가 항우울제를 동시에 복용할 필요가 있을 때, 혹시라도 재발을 높이지 않을까 하는 환자와 의사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연구결과였습니다. 그렇지만 파록세틴과 같은 강한 CYYP2D6 효소 억제제를 타목시펜과 같이 복용하면 유방암 사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따라서 약한 CYP2D6 억제 작용을 가지고 있는 CYP2D6약제를 사용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뒤로월간암 2016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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