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수다
chevron_right모임에 참여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이 글은 krish님이 2006년 12월 11일 18:33 분에 작성했습니다. 총 888423명이 이 글을 읽었습니다.

암환자를 위한 생존전략.. 이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너무나 공감되는
내용이 많네요.
그중, 특히 모임에 대한 필요성과 관련된 부분이 와닿습니다. ^^
저하고 연관이 많은 부분이라 그렇겠죠? ㅎㅎ
대부분, 암진단받고 이리저리 단체나 기관을 찾아다니고 인터넷 서핑하고
카페에 가입하는 등을 하는데 대부분 정보, 극적인 치료법을 찾는 게
목적이 됩니다.
그러다 시간이 흐르며 방향이 나뉩니다.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단체나 기관에 속하는 사람,
인터넷 등을 활용하는 온라인 동호회에만 속하고 실제 접촉은 안하는
사람,
온라인 접촉없이 책으로만 정보를 얻는 사람,
더이상의 교류나 정보얻는 것을 그만둔 사람....

자신을 드러내기 싫어하고 뒷말을 할까 싶어 모임에 오기 꺼리는 것이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이지만, 실제 모임에 속해보면 서로를 무척 아끼고
존중하고 보호해줍니다.
환자모임에 나가는 사람들이 마음이 더 편하고 더 오래산다는 많은 증거
들이 있구요.
특히, 배우자가 없거나 독신, 친구나 기타 모임이 전혀없다면 모임은
더욱 중요해집니다.
처음에는 정보공유를 위해 모이지만 실제 모임이 갖는 가장 큰 힘은
편하게 속을 드러내고 내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가족이라해도 미칠듯한 공포나 두려움, 작은 몸의 반응에도 민감
한 자신의 마음, 동요, 절망감을 드러내기는 쉽지 않지요.
가족과 나눌 수 있는 부분이 있고, 없는 부분도 있기 마련이거든요.
정신적인 치유는 드러내고 이야기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됩니다.
그때 느꼈던 두려움과 절망, 고통을 한번만이 아니라 자꾸 되풀이하고
뱉어낼수록 치유가 빨라집니다.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가 겪는 정신적 고통이 짧게는 수년, 길게는 수십
년을 곪아오다 결국 스스로의 인생을 망가뜨리는 경우에도
그 시작점은 육체적인 치료만 끝난채 쉬쉬하고 덮어버려 마음속의 상처
를 누구에게도 드러내지 못해 정신적으로 피폐해져가는 것이라 합니다.

경중을 따질 것은 못되지만 암도 그못지 않은 고통을 가져옵니다.
처음에는 육체적인 문제만 해결하려 들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암이라는
것이 결코 1,2년 내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고 전이나 재발에
대한 공포, 경제적인 문제들, 가족과의 소통 등에서도 이전과는 달라진
부분들이 생겨나고 때로는 그 골이 깊어져가게 됩니다.

모임에 대한 선입견은 내가 이렇게 우울하고 끔찍한데 그런 사람들끼리
뭉쳐놓으면 얼마나 더 끔찍할까.. 하는 것인데 실제 모임에 오면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같은 암환자만이 '이해'가 가능합니다.
크리슈나무르티가 말했듯 진정한 '이해'란 같은 고통을 같은 높이에서
겪는 사람이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특히, 정신적으로 불안할 때 느끼는 고립감을 빨리 해소하는 길은
모임이 가장 도움이 됩니다.

혼자만 외딴섬에 버려졌다고 여기지 마세요.
도움은 늘 곁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