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수다
chevron_right아이의 일기
이 글은 etc815님이 2005년 10월 08일 22:17 분에 작성했습니다. 총 887145명이 이 글을 읽었습니다.

제 딸아이가 이제 8살입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식 이란 말을 알게 해 주었지요
어느날 아이의 일기장에 이렇게 쓰여져 있었습니다

<아빠가 암이라 나쁜 점>

1. 녹즙 가는 소리가 너무 시끄러워 어린이프로를 볼 수 없어 나쁘다
2. 집에서 고기를 먹을 수 없어서 나쁘다
3. 아빠가 딱딱한 나무에서 자니까 같이 뒹굴 수 없어서 정말 싫다.
4. 엣날에는 아빠가 재워줬는데 아빠가 일찍 자니까 책을 읽어 줄 수 없다.
5. 아빠가 아침마다 이상한 가루를 먹어서 나쁘다.
6. 아빠하고 이마트를 갈 수 없어서 재미가 없다
7. 엄마가 아빠 먹을 것만 많이해서 나쁘다

아이를 재운 후에 아이의 일기장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아빠가 암이라 우리에게 생긴 좋은 점>
1. 하루 종일 같이 있을 수 있어서 좋다.
2. 도시랑 다른 산골을 경험할 수 있어서 좋다
3. 가장 사람에게 알맞은 먹거리에 대해 많이 알게 되어서 기쁘다.
4. 무엇보다 가족의 소중함을 알게 되어서 또 기쁘다.
5. 아빠와 이마트는 못 가도 산으로 들로 산책을 다니니까 좋다
6. 우리 가족이 더 씩씩해졌으니까 좋다.
7. 아빠가 숙제를 봐 주시는 시간이 많아져서 좋다.
8. 범사에 감사하는 법을 배우게 되어 기쁘다.

그리고 이어서 씁니다.
"아빠가 아파서 우리 혜강이도 힘이 드는구나.
슬프고 나쁜점이 있다고 생각되면
엄마하고 기쁘고 좋은 점을 찾아보자.
분명히 있단다.
그건 보석처럼 빛나지.....

내일부터는
녹즙 가는 시간을 바꿔야 하겠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