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수다
chevron_right가을에는
이 글은 js030211님이 2005년 11월 15일 21:35 분에 작성했습니다. 총 887499명이 이 글을 읽었습니다.

가을에는 / 김종원


하늘도 쓸쓸하여
가을을 불렀나 보다..

이 세상에
사랑하는 이, 이별하는 이 모두
깊고 넓은 마음 가지라고
저리도 높고 넓은
가을을 불렀나 보다..

무슨 열매의 알맹이처럼 빠알간 햇살도
한 세상의 풍경을 책임지던
나뭇잎 하나의 떨어지는 순간
놓치지 말고 잘 비추어 주라고
하늘이 불렀나 보다..

그리고
저렇게 다 두고 가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지를 깨닫길 바라며
바람이 자꾸만 내 겨드랑이를 간지럽히는 것도
하늘이 부른 가을 풍경인가 보다..

아,
이 가을날엔
기분 좋은 가을 볕에 내 가슴을
채 다하지 못한 말이 남아
봉하지 못한 그리운 편지봉투처럼
열어두고 싶다

그 안에 가을 같은 사람 하나 들어와
다하지 못한 내 말
대신 전해주었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