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수다
chevron_right(9월 12일) 무염 즙 단식 첫날
이 글은 etc815님이 2006년 09월 13일 00:08 분에 작성했습니다. 총 888329명이 이 글을 읽었습니다.

오늘은 즙단식 첫날
아이들 학교에 보내고 나니
남편은 내공 호흡을 마치고 방에서 나와 각탕 준비를 한다.
즙을 준비하면서 기도한다
배가 고프거나 배가 부르거나 언제나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쁘게 지낼 수 있도록 힘 주십사....
오전에 이웃집 순영이 아빠가 다녀갔다
지금 있는 집 주변으로 조금 마련한 땅에 흙집 짓기를 부탁했었다
설계도를 가지고 오쎴다
그러느라 프로그램에 시간적인 약간의 차질이 생겼다
(이래서 뭘 집에서 하는게 어렵다니까...)

오전에 각탕과 풍욕과 찜질을 하고 남편은 조금 쉬고
난 아이들 학교에 잠깐 다녀왔다
조금 출출하기는하지만 별 문제 없었다
단식 기간 중 산행을 어떻게 할 까 남편과 잠시 고민했는데
남편은 다녀오겠다고 한다
단식을 하면 단백질이 소모로 근육에 손실이 올 수도 있을 것 같아 무리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물을 충분히 공급하며 다녀오는데에 동의했다
남편을 산에 보내 놓고 집안을 정리하고 저녁즙거리를 준비해놓고
잠시 누워있자니 졸음이 쏟아지는데
힘들게 산에 오를 남편생각에
누워 있는것이 죄스러워
벌떡 일어나
호미를 들고 밭에 나갔다
봄 여름에 잘 해먹고 다시 가을을 위해 일궈놓은 밭에
새싹용 씨앗을 골고루 뿌려주었다
보통의 씨앗은 씨앗부터 농약에 목욕을 하고 나오는데
새싹용은 그렇지 않아 물론 크게 성장하거나 결구하지는 못하지만
조그마한 순일때 샐러드 해먹기에 아주 좋다
김장을 위해 쪽파와 갓도 심었다

저녁에 남편이 이런말을 한다
경혈요법으로 붙여 놓은 자석이 참 신통하다면서 자석을 붙인 손 쪽의 어깨는 훨씬 시원하고 편하단다.
다행이다
각탕도 하고 찜질도 하고 관장도 하고
약차도 다려 놓고 나니 하루가 간다
남편보고 힘들어 하고 물으니 힘들지 하고 대답한다
시시콜콜 묻는 것을 싫어하는 남편이기도 하고
그렇다고 조근조근 자기 몸의 상태를 설명하는 사람도 아니니
그저 눈치로 알아야 하는데...(말 없는 남편과 사는 고충)
얼굴빛이 말간것이 보기 좋다

단식 첫째날은
이렇게 갔다.
남편 밥이며 반찬을 하지 않으니 일이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예전에 금식 기도를 하면 하루종일 밥을 하지 않으니 할일이 없었던 것을 떠올리며 혼자 웃는다
아이들 밥해주는 것도 그다지 힘들지 않았다.
배가 고팠지만 이 또한 신선한 경험이라 생각하니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