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癌) 묻고 답하기
chevron_right말기암환자 아버지 거짓말
이 글은 거고인님이 2018년 09월 28일 20:21 분에 작성했습니다. 총 9433명이 이 글을 읽었습니다.

말기암환자 아버지의 거짓말 어떡하나요?

아버지가 몇년전에
가족들 몰래 아파트담보대출을 받았습니다
1억시세아파트에 6천만원대출.
그리고
카드돌려막기 하고 있던걸 우연히 알게됐고
이거저것과 저와 동생 청약저축까지 깨서 갚았어요

참고로
저는 유예중
동생은 최근 공무원에 합격,
엄마는 공장생산직에 다닙니다.
아버지는
직업은 특별히 없고
일용직으로 간간히 일 다닙니다
나이는 환갑이구요.
거의 집에 있거나
동네 이장으로 모임은 꾸준히 다니는거 보면 일은 거의 안하는듯 합니다
엄마에게 들으니 매달 생활비는 40,50만원정도씩 줬다고 합니다.
절대 그런 사람이 아닌줄 알았는데 허세와 자존심, 그리고 있는척이 있던 사람이었더군요. 정말 저희 집 쥐뿔도 없는데 있는척 계산도 자주 하고 그랬던걸로 엄마와 몇번 다툰적이 있었네요.

그리고 8월초 대장암4기진단 받았고
수술은 불가능, 대장내시경 스텐트시술도 불가능,
장루수술 후 현재 항암2차까지 했습니다
맨처음 소화기내과 교수 소견은 보호자인 저희에게만 얘기해준게 여명이 3-6개월, 항암은 완치목적이 아닌 여명연장의 목적으로 잘된다는전제하 1년반정도,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항암 잘된다는전제하에 30개월정도 얘기했습니다.

현재 아버지 본인은 그냥 항암을 받고나면 수술이 가능해지고 수술 후 완치되는줄 알고있습니다.
제가 환자 당사자가 아니라서 잘 모르겠지만 4기라는 얘기까진 들었는데도 생존율50프로니 어쩌리 우리에게 얘기하고 생존의 의지는 있는거 같은데
먹는데 되게 까탈스럽게 굴고 방에 앉아서누워서 티비만 보네요. 특별히 부작용은 없었습니다.
운동좀하라 잔소리해도 짜증만 내고
성격이 절대 남의 말 안듣고
자기만 옳다고 생각하는 외곬수인데다
그렇다고 결과는 항상 안좋고 세상물정하나 모르면서 안다고 착각하는 유형이 딱 제 아버지입니다.

시작은 이거였습니다
아버지가 아프다는게 알려지고 난 뒤
아버지친구분이 연락을 엄마한테 해와서
천만원 빌린걸 알고됐고, 사업하는데 돈이 필요하다느니 어쩌니 하며 돈을 빌렸다가 갚았다가 했다고 합니다.
그날 저녁, 저와 엄마가 솔직하게 담판짓자고 했는데 맹세하고 집담보대출금 상환금액과 천만원빌린거밖에 없다고 제 미래까지 걸고 맹세했습니다.
그러나 동생이 핸드폰으로 어떻게어떻게 알게된게
최근까지 1,2금융권에 카드돌려막기와 저축은행등 대출로 3천여만원이 있는것을 알아냈습니다.
전혀 저흰 재산이 없으니
딱 하나 엄마가 아버지한테 잔소리와 핀잔들어가며 들어놨던 보험하나에서 나온 보험금 3천3백여만원으로 그대로
빚을 갚았네요. 돈도 돈이지만 거짓말에 실망했습니다.
그 돈을 어디에 썼는지 제대로 얘기않고 자꾸 짜증만 내고 넘어가려고 했어요. 더이상은 없다고 맹세했어요

일주일 후 항암1차 입원때 전화기로 러시앤캐시 전화가 오고
산와머니 어플이 있는걸 보고 따져물으니
결국 2천만원정도 대부업체에 대출이 있더군요.
무려 이자만 한달에 80만원돈이었습니다.
차라리 첨부터 몇년전에만 얘기했어도 어떻게해서든 불어나기전에 막았을텐데 일을 자꾸 막지도 못할걸 키우고만 있었습니다.

이해가 안가는게 절대 저희집에 돈이 생길 구석도 없고
물려받을 유산이 있는것도 아닙니다.
집 한채 있는거 그게 다입니다 것도 담보대출이 있지만.

앞으로 나이는 더 들고 일은 더 없고 수입이 지금도 없지만 더 없을텐데 무슨 생각으로 그 이자를 감당하려고 했는지 이해가 안갑니다. 결국 집을 날리겠단 생각을 한건지 뭔지 모르겠습니다. 물어봐도 절대 얘기안할 위인이지요.
거짓말쟁이로 기억될 아버지입니다

이때부턴 암환자고 항암이고 뭐고 그런건 중요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아버지는 결국 죽을사람이고 산사람은 살아야하는데 전 평생 고시공부하며 서울에 고시원 방 하나 돈없고 책값이 부족해서 강의비용이 없어서 헌책사고 강의공유만 하면서 그랬는데 글쎄 그렇게 빚을 지고다니며 살았던것에 아버지를 떠나 그냥 사람자체에 실망을 했습니다.
근 30년을 살며 그냥 짜증나는사람, 얌체같은사람 이런 사람은 있었어도 세상에 회의감을 느끼게하며 절망을 느끼게 하는 사람은 처음입니다.

현재도 여전히 또 뭔가 숨기는게 있는거같고 앞으로 뭘 할것같은 불안감에 살고 있습니다.
동차시험도 못치루고 저는 몇달째 공부를 못하고 있습니다.

여튼
대부업대출한건 금리가 저금리인
동생 공무원마통으로 일단은 돌렸습니다.
동생은 사회생활 시작도전에 2천의 빚을 안고 시작하게됐네요.
어디다가 정당히 제대로 쓴지도 모르는 돈을요.

아버지가 먼저 제 미래를 걸고서도 거짓말을 하며 내 미래를 저버렸으니 저 또한 아버지의 미래는 신경쓰지 않기로 하며 최소한의 것만 하고 집에선 대화조차 않습니다.

그렇게 운동하라운동하라 좀움직여라 해도 안움직이고
글쎄 항암한다는 사람이 몰래 담배까지 피다가 걸렸습니다
이해를 도저히 할 수가 없습니다.

엄마의 입장은 그렇습니다
진짜 패죽이고싶지만 곧 죽을사람 돈 걱정이라도 하게 해주지말자고 그렇게 마음을 다지고또다지고, 담배도 첨엔 잔소리하다가 결국 하고싶은거 뭐 그냥 피게하자는 주의였습니다

결국 어제 새벽 배가 아프고 장루배출이 되질않는다고 해서
운전해서 응급실에 갔고 결국 모든 검사 후 입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운동부족등으로 장폐색증상이 보인다며
콧줄로 가스를 빼내고 금식 후 장이 풀리기를 기다리고 있네요. 아프니까 짜증에 짜증에. 아프니까 이해했습니다.
입원때 간호사에 문진같은거 정보얘기할때도
교수외래진료볼때와 마찬가지로 거짓말거짓말 몸무게도 어떻게든 걍 항암시작하려고 거짓말하고, 태어나서 30년동안 운동한거 본적 없는데 체력이 좋다느니, 술은 5월에 끊고(7월까지 매일 소주1병), 담배는 8월에 끊었다고 이전엔 반갑씩폈다고(사실 며칠전까지 몰래 태웠고 한창땐 한갑반씩)
아픈데 없다고없다고 그러다
결국 이 흔들리던거 숨기고그랬다가 1차항암 후 어금니 흔들려서 결국 치과로 또 내원, 항암중이라 발치로 고생하고
고생하고 시간 돈 배로 날렸네요. 일을 키우는 스타일..

그런데 어제 오후에 아버지 핸드폰에 현대카드 얼마 문자온걸 보고 알아보니
할부로 또 매달 20만원씩 빠져나가고 있는겁니다.
현대카드에서 타이어교체 광고문자라고 거짓말하더니 제가 우겨서
내역을 결국 확인해보니 나이스-고양시청, 나이스-세종특별시 어쩌고였는데 거기는 가본적도 없는사람이 무슨 그런 돈을 내고 있는지 이해가 안가네요.
정말 실망 또 한번 했네요.
말하는걸 보니 우리가 모르는 빚이 또 있는것 같습니다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다음달에 해결한다고 화내고
병원오지말라고 그러고 들어가길래 저도 집에 왔네요
근데 어떻게 해결은 또 한다는건지 또 다른데서 대출받아서 갚으려는건지 휴..

본인이 치료 후 괜찮아질줄 알고
자꾸 일을 벌이고 숨기고 그러는걸까요?
철저히 가족들을 기만하고 그러는 행동들.
정말 참을 수가 없네요.
경제적으론 능력없어도 성실한 사람인줄 알았는데 없는돈에 로또랑 연금복권만 몇만원씩 사고 한탕이나 노리고 있더군요.오죽 돈이 필요하면 그런데 기댔을까싶지만 그 돈으로 이자나 보탤 생각은 않고.

아버지 당신이 시한부라는 사실을 알려야만
솔직해질까요?

딜레마입니다.

어찌됐든 아버지이기에 건강이 안좋아지는건 막기위해 시한부사실을 알리지않다가 항암부작용등으로 영 몸이 안좋아지면 그때쯤 얘기하려고 생각중이었습니다.

지금 맘같아선 항암이고 뭐고 다 모르겠고
살아서 고생만 하는 엄마나 그만 고생시키고 싶네요,,

대체 이런상황에선 어떻게 해야할까요.

이젠 피하지않고
장남된 입장에서 뭐라도 액션을 취해야 할것만 같단 생각이 크게 드는 하루였습니다.

정말 지금은 아버지가 당장 내일 죽는다해도 눈물하나 나지않을정도입니다.
어쩜이렇게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집 명의를 엄마명의로 바꾸라는 얘기도 들었는데
명의이전비용마저도 부담스러운 상황입니다
파산도 차라리 처음부터 모든 채무를 얘기했다면 몰랐을까
야금야금 숨겼던게하나씩 터지고
무지하다보니 파산도 힘들게됐구요

일단 먼저 솔직한 고백이 필요한데..그게 참 어렵네요

오늘 엄마가 현대카드 완제하라고 통장주길래 병원다녀오라해서
병원가서 그 얘기를 하니 짜증짜증내면서 알아서 한다고 호통치더군요 자기몰래 핸드폰보고 개인정보이용하면 법적조치 취한다면서.
저도 화가나서 그냥 쌩까고 나와버렸는데
좀이따 문자로 오늘이후로 동의없이 개인정보이용어쩌고하면 법적조치취할거라고 엄마 저 동생에게 문자를 보냈네요
기가 막히네요..
견딜수가 없습니다 정말..

엄만 아빠 사망 후 사망보험금 3천이랑 집 팔고 담보대출갚고남은 4천으로 지인들 빚처리하고
동생마통쓴거 처리후 그냥 이 동네 뜨고 동생 발령나면 그쪽근처 시골에 조그만 아파트나 빌라에 전세구하고싶어하네요
당장은 회사때문에 이사는 못하구요 돈도없고..

최악입니다.
제가 이런 사연의 주인공이 될지 몰랐습니다
저도 정말 이번에 시험안되면 큰일나는데
너무 힘듭니다

게시판성격에 맞지 않는 글이라면
어디 상담이 가능한 곳좀 부탁드립니다.
관리자  2018.09.29 19:48 걱정이 많으시겠습니다. 아버짐의 빚은 암인것과는 별개입니다. 맨 처음 아파트 대출받아썼을때 갚아주지 말으셔야 했습니다. 지금도 아버님 빚이 얼만지도 모르고 말기암인거 알던 모르던간에 절대 본인입으로 사실대로 얘기하지 않으실겁니다. 그냥 그런 사람들 심리가 그렇더군요. 그러다 돌아가시면 숨겨있던 빚 줄줄이 나오게 될겁니다. 지금이라도 빨리 금융상담받으시기 바랍니다. 사실 그나마 최선은 지금이라도 서류상으로 이혼하셔서 빚 연대로 감당안하시는게 좋습니다. 본인 명의말고 가족 모르게 가족 명의로 빚 있는지도 확인하셔야 하구요. 돌아가시면 빚 승계되지 않도록 상속포기나 상속한정승인 알아보시고 늦지 않게 신청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아버님 현재 몸상태 말씀드린다고 해서 달라지는건 없으실 겁니다. 오히려 갈수록 더 짜증내고 화내고 하시는거 늘어나실 겁니다.
전에 한 암환자분 아내가 찾아와서 우셨는데 상태가 남편분이 자기몸 상태가 몹시 안 좋으니 지금 집을 팔아서 임상이든 뭐든 해야겠다고 집을 내놓는다고 했답니다. 아내분이 울면서 애들 나중에 졸업도 하고 결혼도 시켜야하는데 애들하고 나하고는 길바닥에서 살라는거냐고 어떻게 저럴수 있냐고 하소연하시더군요.

평소 가정 돌보지 않고 아내 자식 귀하게 여기지 않던 사람은 암에 걸려도 마찬가지입니다. 오히려 상황이 나빠져서 병원에서 퇴원을 권유해도 가족들한테 돈때문에 치료 안 해줄려고 한다 부터 시작해서 입에 담지 못활 소리를 해서 가족분들이 너무나도 힘들어하시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현실적으로 생각하셔서 대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