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야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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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좋은 산야초] 옻
고정혁기자2008년 01월 04일 16:43 분입력   총 889891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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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명_약초연구가로 한국토종야생산야초연구소를 운영

아름다운 꽃은 먼저 꺾이고 곧은 나무는 먼저 잘린다. 세상에서 쓸모 있는 것은 제명대로 살기 전에 해를 입는다. 그래서 미인은 박명하고 천재는 요절한다고 했다.
옻나무도 쓸모가 많아 해를 쉽게 당하는 그런 나무다. 옻은 고대에서부터 도료로서 매우 쓸모가 많았다.
그래서 옻나무를 많이 심었고, 큰 나무로 자라기 전에 다 잘라서 썼다.
이천삼백 년 전 중국 송나라 몽현에서 옻밭지기를 지내기도 했던 철학자 장자는 무용(無用)의 용(用), 곧 쓸모없는 것이 진짜 쓸모가 있음을 예찬하며 이렇게 한탄했다.

‘산의 나무는 쓸모가 있으므로 잘려나가고, 기름은 불에 타기 때문에 스스로를 태운다. 계수나무는 먹을 수 있기에 잘려서 먹히고, 옻나무는 옻 진을 쓸 수 있기 때문에 잘려서 없어진다.’

옻나무는 그 칠이 오래 전부터 사람의 관심을 모았다.
이천오백 년 전 공자가 편찬한 <시경(詩經)>에 ‘산에는 옻나무가 있고’ 라는 글귀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그 이전부터 옻이 사용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옻 순을 먹는 민족은 우리 민족

이른 봄 새순을 꺾어서 날로 먹고 나물로 무쳐서 먹기도 하는데 부드럽고 맛이 괜찮다.
옻나무에는 무서운 독이 있지만 새순에는 독이 적다. 그러나 함부로 먹으면 위험하다.
우리 겨레는 옻 순만이 아니라 독초로 알려진 식물을 많이 먹고 있다.
두릅나무의 어린 순, 심지어 독초라 알려진 천남성까지도 물에 오래 담가서 독을 웬만큼 빼고 먹는다.
천남성은 그냥 먹으면 입안과 위장이 타 버리고 호흡이 마비되어 죽는 무서운 독초다.


가장 훌륭한 방부제이며 살충제

옻은 가장 훌륭한 방부제이며 살충제다.
그러므로 인체의 세포를 보존하여 상하지 않게 하면서 갖가지 질병을 다스린다. 옻독은 각종 암과 병으로 인한 독을 소멸하여 다시 살아나지 못하게 한다.
옻은 위장에서는 위를 따뜻하게 하고 염증을 없애며 소화를 잘 되게 하여 모든 위장병을 치료하고, 간에서는 어혈(瘀血)을 풀고 염증(炎症)을 다스리며, 심장에서는 청혈제(情血劑)가 되어 온갖 심장병을 다스리고, 폐에서는 살충제(殺蟲劑)가 되어 결핵균을 없애며, 콩팥에서는 이수약(利水藥)이 되어 온갖 신장 질병을 다스린다.
옻은 비위(脾胃)의 병과 신·방광의 병, 늑막염, 골수염 등과 자궁암 및 여러 부인병에 폭넓게 쓰는데 그 쓰임새가 매우 다양하다.
옻은 가장 좋은 약이기도 하지만 그 독도 무섭다. 옻에 약한 사람이 옻을 함부로 먹거나 손을 대면 심하게 옻이 올라 죽을 수도 있다.


옻독을 조심하자

옻독을 중화하기 위해서 닭이나 오리 염소 등을 쓴다.
닭, 오리 등과 중화시켜서 먹으면 옻이 그다지 심하지 오르지 않고 오래 안 가서 저절로 없어진다.
주의할 것은 옻을 복용하고 나서 혈관주사를 맞으면 절대로 안 된다는 것이다. 옻이 올랐을 때 혈관 주사를 맞으면 그 부작용으로 목숨을 잃을 수가 있다.
이 점은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다. 또한 임신부와 신체가 허약한 자, 옻을 무서워하는 자, 피부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자는 복용을 금한다.


옻에 민감한 사람은 옻에 적응하는 시기를 가져야

피부가 약하고 체질이 민감한 사람이 옻에 닿으면 몸이 가렵고 살이 부르트고 통통 부어올라 고생하게 된다.
심하게 옻을 타는 사람은 옻 냄새만 맡거나, 옻나무 근처에만 가거나, 칠기점 앞을 지나가기만 해도 옻이 오른다.
옻 1ml의 1,500만 분의 1만 몸에 닿아도 옻이 오르는 것이다.

옻은 우루시올이라는 물질인데, 혈액형이 O형인 소양체질의 사람은 가까이 않는 것이 좋다.
그러나 보통사람은 옻이 올라도 심하지 않고 몇 번 오르고 나면 면역이 생겨 옻을 안타게 된다.
옻나무에는 70%쯤 옻 진이 들어 있는데, 껍질에 금을 내어 흘러나오는 진을 대나무 칼 같은 것으로 긁어모아서 쓴다.

옻을 타는 사람이 옻에 면역이 생기게 하는 방법으로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날마다 생 옻을 날계란에 넣어 마시는데, 아침 밥 먹기 전에 처음에는 녹두알만큼 넣고, 차차 양을 늘리면서 일주일 정도 마시면 누구라도 옻을 안 타게 된다. 옻독을 계란이 중화시키는 것이다.


옻이 올랐을 때 치료법

옻이 올랐을 때 5~6월에 애기똥풀 전초를 짓찧어서 즙을 낸 것 5ml에 박하잎을 짓찧어 생즙을 낸 것 2ml, 96% 알코올 3ml를 잘 섞어서 병에 넣고 마개를 꼭 닫아서 보관해 두고 옻이 오른 부위에 하루 3~5번 바르면 잘 낫는다.

수양버들의 잎과 줄기도 옻독을 푸는 효과가 있다. 여름에는 수양버들의 잎과 줄기, 껍질을 짓찧은 다음 물을 적당하게 넣고 2~3시간 두었다가 걸러서 생즙을 쓴다.
겨울에는 수양의 가지를 1~2센티미터 길이로 자르고 거기에 물을 10배쯤 부은 다음 3분지 1이 되게 졸여서 걸러서 쓴다. 이것을 한 번에 80ml씩 먹으며 환부에 바른다.
수양버들이 아니더라도 거의 모든 버드나무가 옻독을 푸는 효과가 있다.

옻을 복용하다가 옻이 오르면 백반이나 녹반을 물에 진하게 풀어 바르면서 복용한다.
옻나무는 독성이 강하여 옻을 타는 사람은 잘못 먹고 옻이 올라 피부염으로 몇 개월 동안 심한 고생을 하기도 하며,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생명을 살리기도 하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식물에서 발생하는 독성들이 체질에 맞는 사람은 양약인 동시에 맞지 않는 사람은 독약이 될 수도 있다.
이 점을 참조하여 옻나무로 병을 고치려다 오히려 병을 얻어 고통을 겪는 일을 사전에 예방하기 바란다.  

뒤로월간암 2006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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