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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환자 식욕부진, 악액질에 도움 되는 한약들
고동탄(bourree@kakao.com)기자2022년 09월 26일 15:17 분입력   총 3228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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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 중에 자주 처방되는 식욕부진 완화 한약들
글: 장성환 한의학박사, (사) 대한통합암학회 부회장, 대한암한의학회 부회장,
항암치료 부작용 완치법 저자, 의료법인 명원의료재단 파인힐병원 한방원장, 통합의학 센터장,

암 환자들은 오심, 구토 및 식욕부진 증상이 높은 빈도로 발생한다. 식사를 거부하게 되는 “식욕부진” 증상은 암의 흔한 병이다. 암에서의 식욕부진은 많은 원인이 있지만, 일차적인 원인은 종종 염증을 유발하는 사이토카인(면역 체계를 통제, 자극하는 신호물질)의 증가 또는 젖산의 증가이다. 또한 항암제와 같은 약물이나 우울 상태, 스트레스 등 정신적 요인이 관련될 수 있다. 식욕부진이 심하게 되어 음식 섭취가 줄게 되면, 체중이 감소하며 암 악액질로 발전한다1).

악액질(Cachexia)이란?
악액질(cachexia)이라는 용어는 “가난한 신체 상태”를 의미하는 그리스어 “kakos”와 “hexis”에서 유래하였다. 악액질은 골격근 및 지방 조직 손실을 통한 체중 감소, 대사 조절의 불균형, 음식 섭취 감소를 특징으로 하는 여러 원인을 가진 질환이다.

위암, 췌장암, 식도암, 폐암, 간암, 대장암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균형한 염증의 활성화, 단백질 분해, 자가포식, 지방분해 등의 생리적 요인뿐만 아니라 전신 순환계의 종양에 의해 생성되는 이화작용 인자에 의해 악액질이 발생한다1).

악액질의 유병률은 췌장암 및 위암 환자에서 87%, 결장암, 폐암, 전립선암 및 비호지킨 림프종 환자에서 61%, 유방암, 육종, 백혈병 및 호지킨 림프종 환자에서 40%로 높이 나타난다3).

암 악액질은 암 환자의 삶의 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항암 화학요법의 효과를 저하시키고 독성을 증가시켜 암 관련 사망률과 의료비를 증가시킨다. 악액질은 모든 암 관련 사망의 20%를 차지하며 불량한 예후의 징후이다. 암 악액질은 암 환자에서 2차 질환으로 발전하며 지방 조직의 감소와 함께 또는 없이 전신 염증 반응, 단백질-에너지 균형 및 제지방 체중의 비자발적 손실을 특징으로 하는 진행성 기능 장애를 유발한다4). 임상적으로 악액질은 신체 구성의 변화와 생물학적 시스템의 균형 장애를 동반하는 성인 체중의 현저한 감소, 소아의 성장 장애로 나타난다. 골격근량 감소는 암 악액질의 가장 명백한 증상이며 지방과 심장 근육의 고갈을 동반한다1).

식욕부진을 유발하는 항암화학요법
항암화학요법 시 식욕부진은 식욕 증진 호르몬인 그렐린 중심으로 기전이 연구되어 왔다. 항암화학요법 시 혈중 그렐린 농도가 저하되어 식욕부진이 생기는 것이 밝혀졌다. 식욕부진을 잘 유발하는 항암제로는 시스플라틴, 카보플라틴, 메토트렉세이트, 도세탁셀, 에토포시드, 이리노테칸, 비노렐빈, 암루비신, 노기테칸 등이 보고되었다. 특히 시스플라틴은 위벽세포에서 그렐린 분비를 촉진하는 세로토닌 경로를 차단하고, 시상하부를 중심으로 그렐린 수용체의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여 식욕부진을 발생한다5).

일반적 치료법
ASCO(미국 임상종양학회) 기준에 따르면,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섭취량이 부족한 진행성 암 환자를 위한 강력한 근거를 기반으로 한 첫 번째 권장 사항은 고열량 및 고단백 식이의 식이 구조 조정, 식사 빈도 증가 및 경구 영양 보조제(β-하이드록시-β-메틸부티레이트, 에이코사펜타엔산, L-카르니틴, 오메가 3-지방산)이다. 그러나, 현재 악액질을 완전히 역전시키는 효과적인 의학적 개입이 없고 승인된 약물도 없는 실정이다1).

항암화학요법으로 인한 식욕부진은 혈중 그렐린 농도 저하가 원인이라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에, 그렐린 유사 작용을 가진 약제가 최근에 개발되었다. 아나모렐린(anamorelin)이라는 약제는 식욕 증진, 암 악액질 예방 및 경감 효과가 보고되었다6). 그러나 아직까지 양방에서 대응이 어려운 증상이라고 할 수 있다5).

식욕부진, 악액질 치료 한약
한의학에서는 오심, 구토, 식욕부진과 악액질 개선에 육군자탕의 유효성에 대한 많은 근거가 보고되어 있다.
육군자탕은 시스플라틴 투여 후 위벽세포로부터 그렐린 분비 저하를 개선하고7), 시상하부 등에 있어 그렐린 수용체 발현 저하를 회복시키는 것이 기초연구로 증명되었다8). 또한 악액질 모델에서 단백질을 유의하게 증가시켰으며 지방산 생합성을 부분적으로 회복시키는 등 암 악액질과 관련된 이상을 개선할 수 있음이 보고되었다9).

세계 32개국에서 많은 연구자가 참여한 2014년 제7회 국제 악액질 컨퍼런스에서 우에노조 야스히토 선생(일본 국립암센터 연구소 암환자 병태생리연구분야 분야장)은 “한약의 암에 의한 악액질 증상 개선 작용”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육군자탕이 그렐린 리셉터(GHS-R) 활성화 및 그렐린 분비를 회복시켜 암 악액질 치료에 역할을 하며, 암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시키는데 큰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하여 해외 연구자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10).

일본 홋카이도 의과대학 소화기 내과 등 4개 기관이 수행한 다기관 연구에서 자궁경부암의 항암으로 시스플라틴과 파클리탁셀을 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육군자탕과 항구토제 병행군과 항구토제 단독 사용군을 비교한 결과, 오심, 구토를 완벽하게 조절되는 비율(CC rate)이 항구토제만 단독으로 사용한 군 35.3%에 비해 육군자탕 병행군 57.9%로 육군자탕과 항구토제 병행군이 더 높았고, 식욕 역시 육군자탕 병행군이 더 높았다는 결과가 보고되었다11).

먹는 항암제, 특히 젤로다 등은 2주간 투약 후 1주간 휴약하게 되는데, 투약기간 중 식욕부진이 심하다고 호소하는 환자가 있다. 휴약기간에 식욕부진이 약간 개선되지만, 바로 다음 치료주기가 시작된다. 이런 경우에 치료 시작과 동시에 육군자탕을 지속적으로 복용하여 식욕부진이 좋아지도록 할 수 있다5). 육군자탕이 포함된 한약처방들도 도움이 되는데, 식욕부진과 오심, 구토가 심하고 소화력이 약하다면 회생산이 추가된 비화음이, 만약 우울증이 동반된 식욕부진과 식체빈발이 있다면 향소산이 추가된 향사육군자탕이 보다 도움이 된다.

피로감이나 전신권태감을 동반하는 식욕부진에는 보중익기탕, 십전대보탕, 인삼양영탕 등의 보약이 적용된다. 특히 기운이 없다고 하는 경우 보중익기탕이 효과적이다. 소화력이 받쳐준다면 십전대보탕을 적용할 수 있다. 십전대보탕, 보중익기탕, 인삼양영탕은 일본 의사들이 암환자 3대 보약으로 부르고 있는 한약들로, 식욕부진 개선뿐만 아니라 무기력 회복, 골수보호, 면역 부활에도 유의성이 보고되었다.

억울감, 우울감, 불안감 등으로 목의 이물감을 느끼는 “매핵기”에는 사칠탕이라 불리는 반하후박탕이 많이 처방되며, 억울감으로 인한 식욕부진에도 사용된다5). 억울과 매핵기, 식욕부진 증상에 소화불량까지 동반된다면 가미사칠탕이 도움 된다.

변비가 심하면서 식욕이 저하되는 경우가 흔히 있다. 이 경우에는 변비가 개선되면서 식욕도 회복되게 된다. 소화불량과 동반된 변비에는 조중이기탕이, 소화력이 약한 암 환자의 소화불량, 식체 빈발, 식욕부진이 동반된 변비에는 삼출건비탕이 도움 된다.

항암제 부작용 경감을 목적으로 한 한약의 복용 시기
게이오기주쿠 대학 의학부 교수인 기타지마 마사키 등은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십전대보탕, 오령산, 육군자탕은 항암제 시스플라틴에 의한 식욕부진, 오심, 구토 경감에 유효하다고 보고되어 있다. 우리의 경험과 동물실험 모두에서 항암제 투여와 동시 또는 그 전에 투여하는 경우에 신장애나 골수억제 등의 부작용을 경감시켰다. 복약 지도 시에는 늦어도 항암제 투여 전일부터 복용하도록 지도해야 한다. 특히 오심, 구토가 일어난 후에는 한약 그 자체의 복용이 힘들어지기 때문에 항암제 투여 전부터 복용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하여, 부작용이 일어난 후 한약을 사용하는 것보다 부작용이 일어나기 전에 사용하는 편이 증상 발생 억제나 완화 효과를 보기에 더 좋다. 결국 예방적 투여를 해야 하는 것으로, 한약 투여 타이밍은 항암제를 투여하기 적어도 3일~1주 전으로 해야 한다. 복용 기간, 항암제 투여 중일 경우, 항암제를 유지하며 투여하고, 항암제 종료 후에는 가능하면 항암제 영향이 없어질 즈음까지, 최종 항암제 투여 후 2주간 복용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12).”

한약을 처방할 수 있는 일본 암 치료 전문의들은 오심, 구토, 식욕부진, 악액질을 완화하기 위해 항암제 투여 전, 복용 기간에 한약을 복용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고 있고, 국내 암 치료 전문의들은 절대 한약을 복용하지 말라고 하고 있다. 누구의 말이 맞는 것인가?
중요한 것은 근거 있는 한약 치료가 암 환자 치료에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참조
1) Chukwuemeka Charles Ezeoke1 and John E Morley. Pathophysiology of anorexia in the cancer cachexia syndrome. J Cachexia Sarcopenia Muscle. 2015 Dec; 6(4): 287–302.
2) Jun Ni1 and Li Zhang. Cancer Cachexia: Definition, Staging, and Emerging Treatments. Cancer Manag Res. 2020; 12: 5597–5605.
3) Dewys WD, et al. Prognostic effect of weight loss prior to chemotherapy in cancer patients. Eastern Cooperative Oncology Group. Am J Med. 1980;69(4):491–497.
4) Fearon KC. Cancer cachexia: developing multimodal therapy for a multidimensional problem. Eur J Cancer. 2008;44(8):1124–1132.
5) 모토오 요시하루(카나자와 의대 종양내과학 주임교수). 한약 암치료. 청홍. 2020. p124-127
6) Garcia JM, et al:Anamorelin for patients with cancer cachexia:an integrated analysis of two phase 2, randomised, placebo-controlled, double-blind trials. Lancet Oncol, 16(1):108-116, 2015.
7) Takeda H, et al:Rikkunshito, an herbal medicine, suppresses cisplatin-induced anorexia in rats via 5-HT2 receptor antagonism. Gastroenterology, 134(7):2004-2013, 2008.
8) Yakabi K, et al:Rikkunshito and 5-HT2C receptor antagonist improve cisplatin-induced anorexia via hypothalamic ghrelin interaction. Regul Pept, 161(1-3):97-105, 2010.
9) Sudo Y, et al: Differential Metabolic Responses to Adipose Atropy Associated with Cancer Cachexia and Caloric Restriction in Rats and the Effect of Rikkunshito in Cancer Cachexia. Int Mol Sci. 2018 Dec 3;19(12).
10) Traditional Japanese herbal medicine(Kampo Medicine) Synergistically and cooperatively improve cachexia symptoms caused by cancer cells-Scientific evidence from basic medical researches. 2014
11) Shunsuke Ohnishi, et al. Additive effect of rikkunshito, an herbal medicien, on chemotherapy-induced nausea, vomiting, and anorexia in uterine cervical or corpus cancer patients treated with cisplatin and paclitaxel: results of a randomized phase Ⅱ study(JORTC KPM-02). J Gynecol Oncil. 2017 Sep;28(5):e44.
12) 일본 암치료 전문의 27명 공저. 동서의학이 함께 만드는 새로운 암치료. 신흥메드싸이언스. 2014. p93,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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