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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의 효과적인 치료
구효정(cancerline@daum.net)기자2023년 01월 12일 16:48 분입력   총 2823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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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진목 | 파인힐병원 원장
부산대병원 통합의학센터 교수 및 파인힐병원장 역임
(사)대한통합암학회 이사장, 대한민국 숨은 명의 50에 선정
마르퀴스후즈후(세계 3대 인명사전) 평생공로상
통합암치료 쉽게 이해하기 등 다수 저술


국내 폐암 환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새롭게 발생한 폐암 환자는 10만 명을 넘었다. 2012년 6만 4,377명과 비교하면 8년간 59.3%나 늘었다. 담배의 폐해 때문에 금연하는 사람들은 매년 늘고 있지만, 지난 10년간 폐암 발생률을 보면 상대적으로 흡연율이 낮은 여성에게서 폐암 발병률이 7배 가까이 늘었다. 이 원인은 어디에서 온 걸까?

폐암의 가장 중요한 발병 요인은 흡연이다. 간접흡연도 포함된다. 흡연의 양과 기간도 폐암 발생과 관련이 있다. 흡연과 폐암 발생 사이에는 20년 정도의 간격이 있다는 연구가 있다. 만약 20세에 흡연을 시작해 40세에 금연하더라도 60세 이후에 폐암 발병 가능성이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는 의미다. 실제 우리나라는 70세 이후 폐암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 그만큼 질기고 힘든 암이다.

담배를 피우지 않아도 걸릴 수 있는 폐암, 비흡연성 폐암 환자의 대다수는 여성이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폐암의 30% 정도는 한 번도 직접 담배를 피워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다. 꼭 직접 흡연이 아니더라도 간접흡연과 라돈이나 석면, 요리할 때 발생하는 연기, 그리고 미세먼지가 지금 우리의 폐를 위협하고 있다. 비흡연 폐암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는데, 첫째는 간접흡연이고, 둘째는 환경 속 유해물질이다. 세계보건기구 (WHO)에서 미세먼지를 1군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는데, 미세먼지가 일상 속에서 폐암의 영향을 미치는 환경적 요인이며, 미세먼지 외에도 폐암을 일으키는 환경적 요인으로는 라돈, 석면, 중금속 등이 있다.

폐암을 유발하는 환경적 요인 중 특히 비흡연자의 경우 요리할 때 나오는 연기를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 (IARC)에서 발암 위험성이 높은 물질로 고온으로 튀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연기를 꼽았다. 요리 시 유해물질을 줄이는 방법으로는 주방 후드를 켜고 조리하고, 조리 후에도 충분히 환기하는 것이다.

폐암 예방에 가장 좋은 방법은 흡연하지 않는 것이다. 흡연하면 1개비당 약 20분의 생명이 단축된다. 금연하면 그 후 1~4년간 실제적인 폐암의 상대적 위험도가 증가한다. 5년이 지나면 서서히 감소하고 15년이 지나면 비흡연자와 거의 비슷한 수준에 이르게 된다. 특히 흡연 기간이 짧고, 젊은 나이에 금연할수록 발병 위험도가 줄어든다. 흡연은 백해무익한 습관이다. 흡연자 가운데 50%가 흡연으로 인해 사망하고, 폐암이 아니더라도 장암, 위암, 식도암 등 여러 암을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으며 모든 암의 90%와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또, 간접흡연을 줄여 다른 사람들의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간접흡연 역시 주요한 발암 원인이다. 흡연하지 않고 근거리에 있는 경우 흡연자가 직접 마시는 주류연기보다도 옆에서 타고 나오는 생담배 연기에 일부 성분이 더 농축되어 있어서 함께 생활하는 사람은 발암률이 20~30% 더 높다. 이처럼 흡연은 발암 요인일 뿐만 아니라 심혈관계질환, 저체중아 출산, 사산이나 기형아 출산, 돌연사, 성기능장애 등에도 문제를 일으킨다. 또한, 만성 호흡기질환을 가져올 수 있다.

그래서 금연은 빠르면 빠를수록 흡연자와 주변인 모두에게 좋다. 물론 오래 흡연을 한 사람일수록 힘들 수 있다. 새해 목표로 많은 사람이 금연을 생각하지만 실제로 그것은 실행하는 사람은 적고, 실행한 뒤 성공하는 사람은 더 적다. 금연할 때는 서서히 양을 줄이는 것보다 한 번에 끊는 게 성공률이 더 높다. 결심한 뒤에는 주변 사람들에게 빠르게 알려 도움을 요청하고, 니코틴 껌이나 패치와 같은 금연 보조제품을 이용하거나 금연 펀드 등을 통해 동기부여를 하는 것도 좋다. 보건소에서 진행하는 금연 캠페인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다음은 발암 요인인 라돈의 농도를 낮추는 것이다. 라돈에 의한 발병을 감소하기 위해서는 가정이나 건물 내에서 라돈의 농도를 낮춰주면 된다. 암의 3분의 1은 라돈 농도를 4pCi/L로 낮추면 예방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라돈에 대한 노출을 피하는 건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며, 흡연자가 가스에 노출될 때 암 발생이 증가하므로 피하는 것보다는 금연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물론 가스의 농도를 낮출 수 있는 조치도 있다. 라돈 경감 기술 첫 번째는 토양 감압법으로 가장 흔히 사용되며 판, 주택 하부 또는 근접된 지반, 마루 아래 공간, 들마루 아래 공간 가운데 라돈을 배기하기 위해 압력을 낮추는 기술이다. 기초 구조물 아래에 있는 함유 공기를 송풍기나 파이프를 설치하여 제거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밀봉기법으로 토양 가스 유입에 대한 건물 기초의 저항을 증가시키거나 건축자재 라돈 방출을 억제하도록 처리함으로써 라돈 공급을 줄이는 방법이다. 그러나 기존 건물은 이미 땅으로부터 라돈이 많이 유입되어 이 기법으로 효과를 보는 것은 힘들다. 이 외에도 라돈 방출원을 제거하는 방법, 환기율을 높여 라돈의 농도를 희석해주는 방법 등이 있다.

마지막은 발암 요소에 대한 노출을 줄이는 것이다. 흡연, 간접흡연, 라돈가스 외에도 암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들이 있다. 비소, 석면, 카드뮴, 니켈, 염화비닐 등에 노출되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면 작업장 규정을 확인하고 잘 따르고 주기적인 교육을 통해 위험성을 인지해야 한다. 또 기존에 폐 질환을 앓고 있거나 가족력이 있다면 조기 발견할 수 있도록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

폐암은 폐에 생긴 악성 종양을 말한다. 폐 자체에 발생하면 ‘원발성 폐암’, 다른 장기에서 생긴 암이 폐로 전이돼 발생한 암은 ‘전이성 폐암’이라고 한다. 또 암세포 크기와 형태를 기준으로 ‘비소세포폐암’과 ‘소세포폐암’으로 구분하는데, 폐암 가운데 80~85%는 비소세포폐암이다. 폐암은 초기엔 통증이 없어 알아차리기 힘들고, 문제가 있다고 느끼는 순간이 오면 병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아 사망률과 수술 예후가 매우 좋지 않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폐암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36.2명으로 전체 암 사망률 중 가장 높다.

초기에 발견하면 생존율이 80%가 넘어가지만 늦게 발견하면 시도할 방법이 적어, 생존율이 급격히 낮아지게 된다. 그래서 몸이 보내는 신호를 빠르게 알아차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미리 폐암을 유발할 수 있는 요소들을 제거해 예방하는 것이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진행성 폐암의 사망률은 매우 높아서 대부분 1년 이내에 사망하였지만, 최근에는 치료 효과가 좋은 다양한 표적치료제가 개발되어 다른 암종에 비해 월등히 예후가 향상되었다. 비소세포폐암에는 다양한 유전자 돌연변이가 존재하는데, 이들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가 개발되었기 때문이다. 그 돌연변이 유전자는 EGFR, ALK, KRAS 등이다.

먼저 EGFR 돌연변이에 잘 듣는 표적치료제로 이레사와 타세바를 들 수 있는데, 앞에서 말했듯, 진행성 폐암은 예후가 매우 나빴지만, 이레사와 타세바의 개발로 수명이 수년 더 연장되었고, 이레사와 타세바 같은 1세대 표적치료제에 내성이 생기더라도, 2세대, 3세대, 4세대 표적치료제까지 개발되어서 선택의 폭이 매우 넓어졌고, 수명도 점차 길어졌다. EGFR 외에 ALK와 KRAS에 대한 표적치료제까지 개발되었을 뿐 아니라, 면역항암제까지 적용할 수 있게 되어서 진행성 비소세포폐암의 치료 성적은 계속 향상되고 있다.

표적치료제나 면역항암제의 개발로 치료 성적이 월등히 발전되었지만, 언젠가는 표적치료제에 내성이 생기기 때문에 이 내성을 지연시키거나 표적치료제의 효과를 더 향상할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한 고려가 필요한데, 통합암치료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EGFR 돌연변이 환자에게 표적치료제만 투여한 경우 평균 8~10개월 정도의 효과가 있었는데 비해, 통합암치료를 병행한 경우에는 11~14개월로 내성이 생기는 기간이 약 40% 정도 연장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통합암치료에는 고주파온열치료, 비타민C 정맥주사, 티모신 알파원, 미슬토주사와 한방약제가 포함된다. 결론적으로 의학의 발달로 폐암의 치료 성적이 향상되고 있지만, 표준치료만 시행할 것이 아니라 통합암치료도 같이 병행치료 받는 것이 필요하며, 치료보다는 예방이 더욱 중요하다 할 수 있겠다.
뒤로월간암 2022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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