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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계절여행] 보랏빛 바다 내음 품은 순비기나무
고정혁기자2009년 06월 03일 15:41 분입력   총 880440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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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글 | 김경희
야생화 전시회, 한산신문 야생화 기고.
꽃이, 산이 너무 좋아 야생화를 찍습니다. 남편은 다발성 암으로 투병 중입니다.

순비기나무는 추위에 강하고 낮게 자라기 때문에 지피식물이나 해안가 도로변의 피복용으로 심기에 적당하며, 번식은 씨나 꺾꽂이로 한다. 잎과 가지는 목욕탕에 넣어 향료로 쓴다.

순비기나무 소개
분류 : 쌍떡잎식물 통화식물목 마편초과의 낙엽관목
개화기 : 7~9월 | 서식장소 : 바닷가 모래땅
분포지역 : 한국, 일본, 동남아시아, 태평양 연안, 오스트레일리아
높이 : 20~80㎝

바닷가 모래땅에서 옆으로 자라면서 뿌리가 내린다. 커다란 군락을 형성하며 높이 20~80㎝이다. 전체에 회색빛을 띤 흰색의 잔털이 있고 가지는 네모진다. 잎은 마주달리고 타원형 또는 달걀을 거꾸로 세운 듯한 모양이며 가장자리가 밋밋하고 가지와 더불어 은빛을 띤흰색이 돈다. 잎 뒷면에는 잔 털이 빽빽이 난다.

초목 우거진 깊은 산중에
홀로 외로이 꽃이 피었네.
바람도 덧없어 머물지 못하고
구름도 쉴곳 없어 스쳐만 가는
가엾은 야생화
오랜 세월 침묵 속에
홀로 피고 지고 또 피어
거친 바람에 투박하리 만큼
강인해 보이지만
살며시 고개 내민 네 모습
너무도 가련하구나!

<야생화> 김순이

바닷물에 닿아도 죽지 않는 순비기나무
만형자나무, 풍나무라고도 한다. 순비기나무는 마편초과(馬鞭草科 Verbenaceae)에 속하는 관목으로 바닷가 모래땅에 비스듬히 누워 자란다. 나무치고는 키가 작아 두 뼘쯤 되는 높이로 자라지만 옆으로 뿌리줄기가 길게 뻗으며 퍼져 나가 대개는 커다란 무리를 이룬다.
줄기는 약간 네모지고 흰색을 띤다. 바닷가의 세찬 바람을 이겨내기 위해 잎 전체에 회백색 흰털이 빼곡히 나있다. 꽃이 지고 나면 구슬처럼 둥글고 딱딱한 열매가 검자주빛으로 열린다.
우리나라에는 황해도 이남의 바닷가에 자라고, 이웃 나라 일본, 중국에도 분포한다.

민간에서는 순비기나무의 잎과 줄기를 짓찧어 타박상에도 바르고 칼이나 낫에 다친 곳의 치료에도 사용하고 부종에도 사용되었다. 순비기나무의 열매는 만형자(蔓荊子)라고 하는데 이 씨앗은 예로부터 머리를 맑게 하고 두통을 치료하는데 효과가 좋아 그 약효가 널리 알려져 있다.
바닷가의 민가에서는 가을이면 씨앗을 따서 베개 속에 넣어 여러 가지 병을 다스리기도 했다.

해녀들의 삶을 닮은 순비기나무
바닷가에서 자라니 해풍의 영향이 있는 지방에선 땅을 덮는 지피(地被)소재로 주목을 받고 있다.
상록성 식물이니 월동에 큰 문제가 없다면 요긴하게 활용된다. 나무에 향기도 있어 허브식물로 권하기도 한다. 솔향기와도 같은 내음이 나는데 향을 맡다보면 머리가 시원해진다. 목욕탕에 놓아 향료로 쓰이기도 한다.
또 눈이 침침하고 충혈되거나, 신경성 두통 등 여러 가지 통증, 타박상 등 비교적 많은 증상에도 처방된다. 이밖에 밀원식물로도 알려져있다.

순비기나무 잎에서 풍기는 향기는 머리를 시원하게 하고, 여름의 보랏빛 꽃은 눈을 즐겁게 하고, 가을의 씨앗은 두통을 사라지게 하니 이처럼 좋은 야생화가 또 어디 있을까.

뒤로월간암 2008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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