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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현대의학 이용가이드 - 항암제를 써도 좋은 경우는 언제인가
고정혁기자2011년 08월 25일 15:48 분입력   총 879616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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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건 | 성은실버요양원 원장 //www.silver100.kr

항암제를 써도 좋은 경우는 언제인가?

• 항암치료의 효과
항암치료제는 인체 세포 중 분화가 빠른 세포를 죽이는데 탁월한 효능을 가진다. 그 이유는 암세포가 정상 세포에 비해 분화되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암세포만 분화가 빠른 것이 아니다. 인체의 세포 중에는 분화가 빠르게 창조된 세포와 분화가 느리도록 창조된 세포가 공존한다. 뇌세포처럼 일단 한 번 분화되어 형성되고 나면 평생 분화가 안 되는 세포도 있고 재분화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세포도 있다. 혈액세포, 골수, 소화기관 점막세포, 생식세포, 모발 등은 분화가 빠른 세포에 속한다.

• 항암치료의 부작용
따라서 항암치료를 하면 암세포뿐만 아니라 분화가 빠른 정상세포도 똑같은 영향을 받게 된다. 즉, 면역에 중요한 기능을 하는 혈액세포, 골수, 소화기관 점막세포들도 치명적 영향을 받게 된다는 뜻이다. 백혈구가 줄어들어 빈혈이 오고 점막세포가 손상을 입어 오심과 구토증이 심해지고 더 악화되면 탈수와 영양결핍을 초래할 수도 있다. 간단한 감염에도 백혈구의 감소가 뚜렷한 상황이 되면 치명적인 패혈증을 일으켜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다.

비록 분화가 느린 세포라도 반복적인 항암치료를 받다 보면 다양한 부작용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피부가 검어지고 신경이 예민해져 이상감각증이 생기며 간 기능이 저하되어 음식을 먹으면 소화가 안 되고 오히려 피로감이 증가하고, 신장 기능이 저하되어 소변을 통해 단백질의 배출이 증가하고 요독증이 생기기도 한다.

항암화학치료의 원리에 따르면 항암치료를 할수록 암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지만, 면역력은 필연적으로 저하된다. 따라서 항암치료를 하는 동안에 억압되던 암세포가 항암치료를 마친 후 급속히 확장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게다가 항암치료를 하는 중에 항암치료에 대한 반응이 없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 암이 오히려 커지거나 전이되는 경우도 간혹 있다.

• 항암치료의 한계
모든 경우에 항암제를 쓰면 안 된다는 말이 아니다. 암 자체가 항암제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치료로 연결되는 것이 확실하다면 사용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급성 임파구 백혈병(백혈병 세포가 임파구에 생겨난 경우)은 항암제에 잘 반응하기 때문에 항암제의 효과도 높다. 즉, 혈액관련 암의 경우에는 큰 도움이 된다. 유방암이나 자궁암 그리고 난소암 등 여성관련 암의 경우에도 일정한 효과가 있다. 물론 이 경우에도 신진대사와 면역력을 유지해 줄 방법과 병행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고형암(위, 간, 췌장, 담도-담낭, 폐, 대장, 직장 등등)에는 항암치료의 효과는 사실상 극히 적다고 보는 것이 옳다. 일부의 경우 최초의 항암치료에 효과가 있는 경우는 있지만(20~30% 이내에서) 그 효과란 것이 암의 사이즈가 10~20% 줄어드는 정도이다. 이론적으로도 항암치료 단독으로는 암을 완치할 수 없다는 사실은 의사나 약사 등 관련자는 모두 알고 있다. 항암제의 작용원리와 한계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항암치료를 통해 암이 완치되는 사람은 항암치료 이외의 치유력이 몸 안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항암치료에 어느 정도 성공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자신의 몸 안에서 일으킨 면역력에 의한 경우가 아니므로 대부분 다시 재발하거나 전이가 일어난다. 이런 경우에는 몸이 같은 항암제에 대한 내성이 생겨 이전처럼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그래서 다른 종류의 더 강한 독성의 항암제로 대체되기 마련이다.

이론적으로 볼 때 항암치료제 단독으로는 암을 완전히 억제할 수 없다. 항암치료제는 암을 일시적으로 강하게 억압할 수 있는 대증요법의 하나일 뿐이다. 그 이상의 기대나 집착은 항암치료의 한계를 알고 있는 의사를 당혹스럽게 만들 수 있다. 항암치료를 하는 의사는 항암치료 이외의 대안이 없다고 생각하기에 항암치료밖에 권유할 수 없는 것이지 항암치료가 암을 치료할 수 있다고 믿고 있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 항암치료가 필요한 경우
항암치료가 이렇게 분명한 한계와 큰 부작용을 가지고 있다면 항암치료는 필요 없는 치료방법이 아닌가하고 항암치료의 무용론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역시 항암치료는 다른 치료방법과 마찬가지로 암의 치료에 필요한 대증적 치료방법의 하나이다.

예를 들면 식도가 암으로 막힌 경우, 위-십이지장 연결부가 암으로 막혀 음식이 넘어가지 않는 경우, 대장 특히 S결장이 암으로 인해 막힌 경우 등의 경우처럼 소화관이 암세포에 의해 막혀 있는 경우에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수술을 통해 막힌 부위를 제거하기에는 위험성이 많아 수술할 수 없는 경우이거나 수술을 해도 생명연장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혹은 수술의 위험성이 더 현저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도 항암치료를 할 수 있다.

담관암으로 담즙이 통과하지 못하면 황달이 되는데 그런 때에도 사용해도 좋다. 혹은 식도암으로 종양이 압박하여 음식물을 먹을 수 없어서 생사가 문제가 될 때에는 종양을 축소시키기 위해 사용할 수 있다. 항암치료에 의해 종양이 축소된다면 이후에 수술을 하여 암을 적출할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의학만 쳐다보지 말고 대체요법을 함께 병행하고자 한다면 항암치료의 한계를 극복할 가능성이 커지고 부작용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대부분의 경우 항암치료 전부터 면역과 대사를 위한 대체요법을 이용하고 항암치료 중에도 지속한다면 항암치료의 효과도 높이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등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사가 이런 사실을 모르고 강하게 대체치료법을 거부하기 때문에 주치의에 의존적일 수밖에 없는 환자들은 자신에게 효과가 있었던 대체치료방법마저도 항암치료 중에는 대부분 중단하고 만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 항암치료를 적극적으로 권유하지 않는 이유
항암제는 임파구를 감소시키는 작용이 아주 강하다. 임파구는 항상 분열하고 있기 때문에 항암제에 대한 감수성이 대단히 강하고 가장 먼저 줄어든다. 사실 충분한 신진대사능력과 면역력을 회복할 수 있다면 우리 몸 안의 임파구는 암을 억제하고 축소시킬 힘도 있다. 그런데 제대로 노력도 해보지 않은 채 항암치료를 맹신하고 고집하여 면역력을 담당하고 있는 임파구를 감소시키는 것은 오히려 우리의 몸이 암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저항력을 약하게 하는 것이 된다. 항암치료를 하지 않고 임파구(면역력)만으로도 암을 정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의사는 물론 일반인들도 널리 인식해야 한다.

물론 특별한 경우에는 환자가 항암치료방법을 거부하여도 간곡히 설명하여 병행요법을 권하기도 한다. 지금 환자의 상태가 암의 진행이 지나치게 빨라 대체요법 단독으로는 암의 진행을 저지할 가능성이 없을 때이다. 이런 경우는 환자가 항암치료를 거부하더라도 필요하다면 강권하여 항암치료를 병행하자고 제안한다. 항암치료의 부작용과 한계를 극복할 다른 대체방법을 동원하면서 최선을 다해보자고 환자와 가족을 설득시킨다.

나에게 있어서 주요 관점은 환자의 생명연장과 삶의 질이다. 암이 축소되거나 소실되는 것은 부수적인 소득이다. 다른 의사들도 나와 마찬가지로 주요관점은 환자의 생명연장과 삶의 질이다. 하지만, 그 분들과 내가 다른 이유는 의학의 경계 밖의 경험이 나에게 더 있기 때문이다. 의사로서 현대의학의 효과, 한계, 부작용도 알고 있지만 대체요법의 효과, 한계, 부작용도 알고 있다는 것이다.

• 항암치료를 해도 좋은 경우
항암제를 써도 좋은 경우를 대략적으로 말하자면 완전한 치유로 연결될 확률이 70~80% 이상일 때이다. 즉, 2기 이내의 건강한 암환자들이 그 대상이다. 또한, 항암치료에 분명한 효과가 증명된 몇 가지의 암의 경우다.
가능성이 50% 이하일 때는 항암제 치료 후 부작용에 시달리고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몸이 쇠약해져 제대로 걷지 못하는 등 잃는 것이 더 많아질 위험이 있다. 결국, 체력도 떨어지고 살 기력조차 잃어버리게 된다.

• 항암치료를 포기하기 어려운 이유
이들은 자신이 항암치료를 포기하면 병원에서 더 이상 자신의 진료를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두려워한다. 하지만, 그런 경우는 없다. 의사에게는 환자의 진료를 거부할 권리가 없다. 다만, 의사 자신이 아는 치료방법을 권유할 뿐이다. 그리고 의사는 자신의 환자가 비의료인이나 사기꾼 같은 약장사에게 속아 이상한 치료를 받거나 식품들을 잘못 복용하여 병이 악화될까를 걱정하는 것이다.

내가 아는 한 암환자를 돌보는 의사는 모두 암환자를 사랑한다. 이들은 자신이 암환자를 고치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하지 자신의 방법이 아닌 다른 비의료인의 방법으로 암환자가 호전되는 것을 배 아파하지는 않는다. 의사는 의사일 뿐이다. 그리고 의사는 하늘이 내는 천직이다. 하늘이 내지 않아 의사의 소양이 안 되는 사람은 아무리 똑똑하여도 의학을 공부할 수 없다. 의학을 배우는 긴 과정에서 저절로 도태되고 만다.

그러므로 두려워하지만 말고 의사와 솔직하고 진심 어린 대화를 할 용기가 필요하다. 내가 정말 바라는 것은 우리나라에 전인치유에 관심을 둔 의사가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야 암환자나 보호자들과 진실한 소통이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대형병원의 고가의료장비보다 암환자에게 더 큰 희망을 줄 수 있다고 믿는다.

• 치료(治療)에서 치유(治癒)로의 전환
이러한 변화는 정말 중요하다. 외부에서 제공되는 치료(治療)를 인체가 받아들여 치유(治癒)의 과정으로 완성되어야 한다. 더 이상 외부에 대하여 의존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자신이 자신의 몸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자신의 몸에 대한 책임감을 회복하여야 한다. 더는 암을 타인의 잘못 때문이라고, 피해자 의식을 가져서는 안 된다. 자신에게 암을 일으킬만한 스트레스를 제공한 책임 있는 타인이라도 자신의 암 투병을 대신해 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가족들이 자신의 욕구에 대하여 알아서 척척 대응하기를 바라서도 안 된다.

치유는 철저히 자신의 몸 안에서 이루어지는 과정이다. 타인은 모두 도우미일 뿐이다.

뒤로월간암 2011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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