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칵테일 치료요법과 산소
고정혁기자2011년 08월 26일 17:13 분입력   총 879556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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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주 | 사랑의 클리닉 www.lcc.co.kr

우리 몸에 에너지를 전달해주는 산소가 암도 유발한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지구 대기의 18%를 차지하는 산소는 지구에 살아가는 생명체에게 절대 없어서는 안 되는 원소이다. 산소는 사람의 몸을 구성하는 유기물(단백질, 지질, 핵산 등)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영양분으로부터 에너지를 얻는 대사 과정에서도 중심 역할을 하는 원소이다. 그러나 산소는 이토록 생명체를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요소이지만, 화학적으로 매우 불안정해서 여러 성분들과 빠르게 결합해 다양한 성질로 바뀐다. 불안정한 산소가 다른 물질과 결합하는 현상을 산화(Oxidation)라고 한다.

산화는 우리 주위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는 현상이다. 철과 같은 금속 성분이 공기 중에서 서서히 녹이 스는 현상이 대표적이다. 산소가 높은 반응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촉매와 같은 반응 인자 없이도 자연스럽게 철과 결합하는 것이다. 장작이나 연탄과 같은 연료가 타는 것도 마찬가지다. 화학적으로 보면 산소가 연료가 되는 물질(보통 탄화수소 들)과 결합하면서 높은 에너지를 발산하고, 화학적 용어로는 이를 연소라고 한다.

사람의 몸도 산소를 이용해서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연소 과정과 유사하다. 인체의 에너지원은 주로 당분(포도당, 과당 등)을 통해 얻어지는데, 이 당분들을 분해하면서 많은 양의 에너지가 나온다. 이 과정은 매우 복잡하지만, 단순화시켜보면 포도당을 산소와 결합(연소)시키면서 에너지를 내는 것이다. 즉, 사람의 몸은 포도당이라는 연료를 태우는 하나의 보일러 또는 자동차 엔진과 같은 존재라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산소는 생명체가 생명을 유지하는데 있어서 필수불가결한 원소이다.

한편, 보일러에서 장작이나 연료를 태우다 보면 검은 연기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는 불완전 연소 시에 나타난다. 사람도 포도당과 같은 영양소를 산소와 결합시키면서 나오는 에너지를 이용하기 때문에 불완전 연소를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즉, 타다가 만 산소가 유출되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이런 산소를 활성산소(또는 유해산소)라 부른다. 활성산소는 반응성이 일반 산소보다도 매우 높아서 주변에 있는 어떤 성분들과도 즉각적인 반응(결합)한다. 이런 반응이 효소에게 발생하면 변성된 효소는 활성을 잃고 체내의 신진대사를 저하시키고, 지방성분과 반응하면 지방성분이 산패되어 독성 물질로 전환되거나 세포를 파괴한다.

또한, 활성산소가 DNA와 결합하게 되면 DNA가 변이되어 작게는 세포가 사멸하는데 그치지만, 크게는 세포가 암화되어 암이 발생하기도 한다. 즉, 산소의 불완전한 형태인 활성 산소는 신체 내에서 중요한 독성 물질인 셈이다. 산소가 생명을 유지하는데 필수불가결한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이렇듯 큰 독성을 나타내는 이런 현상을 [산소의 역설(oxygen paradox)] 또는 [양날의 칼인 산소(Oxygen as Dobule-Edged Sword)]라고 한다. 활성 산소는 질병을 야기하기도 하고 몸 안의 각 조직들에 손상을 누적시켜서 점차 활력이 떨어트려 노화나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된다.

활성산소가 암을 발생시킨다
인체가 생명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활성산소 발생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일반적으로 체내에서 사용되는 산소 중 1~5% 정도가 불완전하게 연소(환원)되어 활성 산소가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활성 산소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세포 내의 다양한 성분들과 결합하여 문제를 야기하는데, 그중에서 암과 가장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 있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바로 활성 산소가 DNA와 결합하는 현상이다.

활성 산소와 결합한 DNA는 원래의 모습을 잃고 변형되는 돌연변이를 일으킨다. DNA는 생명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인체의 모든 반응이 프로그램화되어 있고 매우 정밀하게 통제되는 생명 시스템의 중추이다. 그렇기 때문에 DNA의 돌연변이는 프로그램 오류를 유발시킬 수 있다. 세포가 노화되던가, 아니면 원래의 모습을 잃게 되면 스스로를 죽이는(자살) 프로그램이 가동되어 암으로 변하는 것을 막는다. 말하자면, 세포 자살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활성 산소의 영향으로 이 자살 유전자가 변형을 일으키게 되면 변형된 세포가 자살하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삶을 유지하게 되는데, 이런 세포 중 일부가 암세포로 성장하게 된다. 따라서 활성산소의 유독성을 억제할 수 있다면 암을 예방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암을 예방하고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활성 산소의 독성을 억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첫 번째 방법은 바로 활성 산소의 발생 자체를 막는 것이다. 인체는 특정한 환경 하에서 활성 산소의 발생 비율은 급격하게 증가한다. 에너지대사과정에서 산소 사용량이 많기 때문에 에너지 대사가 빨라지면 당연하게 발생하는 활성 산소의 양도 증가한다. 언덕길을 올라가는 화물차가 힘을 내기 위해서 가속페달을 많이 사용할 때 검은 매연이 발생하는 것과 유사하다. 이런 이유로 급격한 운동을 할 때 체내의 활성 산소량이 급증한다는 보고도 있다.

에너지 대사가 많은 그룹 중의 하나가 비만한 그룹으로, 섭취 영양소가 많아서 에너지 대사가 빨라져 활성 산소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비만이 암을 비롯하여 모든 질병의 근원이 되는 이유 중 하나이다. 비만 그룹의 노화가 마른 사람에 비해서 빠를 수 있데 것도 활성산소의 발생과 연관이 있다. 소식으로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와도 연결되는 이야기다. '천 년을 사는 신선은 아지랑이와 이슬만 먹고 산다'라는 동양의 고대 설화와도 통하는 이야기다. 의학적으로 아지랑이가 거의 영양가가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이들은 체내에 에너지 대사 속도가 매우 느릴 것이고, 노화도 매우 느리게 진행될 수 있으니 오래 살 수도 있는 것이다.

급격한 운동과 마찬가지로 정신적인 노동 역시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기에 또한 많은 양의 활성 산소를 발생시킨다. 즉, 고민, 걱정 또는 스트레스와 같은 정신적인 부분은 운동만큼이나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이기에 뇌를 중심으로 하여 온몸에 많은 양의 활성 산소를 발생시키기도 한다. 과거 우리 조상들이 화를 참으면 속병이 발생한다고 하는데, 이것은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한 활성산소가 발생이 원인이었을 가능성이 있다. 그만큼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한 사람은 암에 걸릴 가능성도 크다는 연구 결과를 두고 보면 암의 예방과 치료에 있어서 정신적 평안함을 얻는 것도 결코 놓쳐서는 안 되는 중요한 포인트라 할 수 있다.

피부노화의 주원인은 많은 에너지를 가진 자외선이라고 한다. 자외선은 피부세포에서 활성 산소를 발생시키는 주범이며, 이렇게 발생한 활성산소가 피부 노화를 가속한다는 것은 이미 일반적인 사실이 되었다. 우리가 외출할 때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것은 활성 산소의 발생을 차단하기 위해서이다. 자외선처럼 높은 에너지를 가지는 빛이 활성산소를 발생시킨다는 사실은 암치료에도 활용되고 있다. 바로 방사선 요법이 그것이다.
외래 독성 물질을 대사하는 과정에서도 활성산소는 발생한다. 대표적으로는 알코올을 들 수 있다. 술로 섭취한 알코올은 신체 내에서 어마어마한 양의 활성 산소를 발생시킨다. 담배 역시 활성 산소를 많이 발생시킨다. 이외에도 신체에 유독함을 일으키는 독성 물질들 역시 다수의 활성 산소를 발생시킨다. (아래 표 참고)

신체 장기별로 보면 뇌와 간이 활성산소에 가장 취약하다. 간은 많은 수의 외래 물질과 영양소를 대사하기 때문이며, 뇌는 신체 전체 산소의 15% 이상을 소모할 정도로 다수의 산소 소비 기관이기 때문이다. 활성산소는 단지 신체 기관을 노화시키는데 머물지 않고 다수의 질병을 야기하거나 악화시키기도 한다. 유전자를 변이시켜 암세포를 만들고, 신장 세포를 파괴하여 당뇨를 유발하고, 관절을 파괴해 류머티스성 관절염을 야기하고, 알츠하이머성 치매, 폐질환 또는 천식, 백내장, 황반변성 같은 안 질환을 유발하기도 하며, 혈액 내 지질성분을 산화시켜 동맥경화, 심장질환, 뇌혈관질환을 등을 유발하고, 바이러스성 질환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인체에서 발병되는 대부분의 질환과 연관돼 있는 것이다.

순환기계질환
순환기계 질환의 원인인 산화된 저밀도지단백질의 산화를 억제하여 동맥경화, 고혈압 등을 예방, 치료할 수 있음.
간 손상
간의 질환 중 많은 수. 간의 디톡스 작용 중에 발생하는 활성산소의 영향, 따라서 항산화제가 간 손상을 예방.
특히, 알코올성 간 손상이나 간경변 등에 항산화제가 우수한 효능
염증반응
염증은 면역반응의 결과. 면역반응은 활성산소를 통한 주변조직의 괴사로 인한 발생이기 때문에 항산화제가 염증 반응을 개선
류머티즘 관절염, 간염 등에서 효능 규명
치매
알츠하이머 치매는 뇌세포의 산화적 손상이 원인
항산화제 투여로 알츠하이머 치매의 발병과 진행을 늦춤
위염
위염, 위궤양의 경우 균의 감염과 함께 조직 괴사가 발생
위염치료제는 기본적으로 제산제, 항생제, 항산화제 처방
피부노화
피부 노화는 자외선으로 인해 피부에서 발생하는 활성산소의 영향
피부에 항산화제 공급이 피부 노화 및 흑화, 주름생성을 억제
노화
노화는 신체의 활성산소에 의한 전반적 기능 저하
노화를 늦추는 방법으로 항산화제 투여를 권장
당뇨
인슐린 분비 세포의 파괴는 활성산소가 영향을 줌. 또한, 고혈당은 활성산소 분비를 촉진시켜 다른 장기의 손상을 가중시킴
따라서, 항산화제 투여가 당뇨 증상을 개선하는데 도움을 줌

암 발병의 원인은 DNA 돌연변이를 항산화제가 억제
감기(독감), AIDS
바이러스성 질환에서 활성산소는 바이러스의 복제를 촉진시킴
항산화제를 통해 활성산소를 제거하면 바이러스 복제를 억제


활성산소의 독성을 막아라
활성 산소가 신체 내에서 신체의 노화뿐 아니라 암을 비롯한 수백 가지의 질환을 야기하기도 하지만 바꿔 말하면, 활성 산소 생성을 효율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면 암의 예방 물론이고 건강한 삶을 사는데 큰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신체는 활성 산소로부터 신체를 보호할 수 있는 방어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가지고 있다. 이를 항산화 방어시스템(Antioxidant defense system)이라고 한다. 체내의 항산화 방어시스템은 크게 신체에서 만들어지는 내인성 항산화제와 외부로부터 공급되는 외인성 항산화제로 분류할 수 있다. 내인성 항산화제는 주로 단백질로 구성된 효소와 저분자 물질들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효소적 방어 시스템에는 슈퍼옥사이드 디스무타아제(Superoxide dismutase), 카탈라아제(Catalase) 등이고, 비효소적 방어 시스템으로는 글루타치온(glutathione)이라는 저분자 물질이 가장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보통 사람의 몸 안에서 만들어지는 내인성 항산화제들은 신체에 매우 풍부하게 존재하여 일반적인 에너지 대사 과정상에서 발생하는 활성 산소의 독성을 충분히 억제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러나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순간적으로 다수의 활성 산소가 만들어지는 환경이라든지 또는 장기적으로 많은 활성 산소에 의해서 손상을 받는 환경에서라면 이들 내인성 항산화제로는 충분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또는 생체 활력의 감소로 인해서 충분한 양의 내인성 항산화제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이 역시 우리 몸이 산소의 독성에 공격당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몸에서는 외부에서 보충해주는 외인성 항산화제를 지속적으로 섭취해야 할 필요성이 높다.

특히 암을 치료하는 과정상에서도 항산화제는 매우 중요하다. 많은 항암제들은 암세포 주변에서 엄청난 양의 활성 산소를 발생시킨다. 즉, 활성 산소를 일부러 발생시켜 활성산소가 암세포를 공격해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것이다.
활성 산소를 발생시키는 중요 원인 중의 하나인 고에너지 방사선도 암세포에 쬐어주면 암세포 주변의 활성 산소를 증대시켜서 암을 사멸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것이 방사선 요법의 핵심내용이다. 활성 산소는 주변의 모든 세포를 공격하기 때문에 화학요법 또는 방사선 요법 중에서 발생하는 부작용들도 이렇게 과도한 활성 산소의 발생 역시 하나의 원인이다. 그렇기 때문에 화학요법이나 방사선 요법과 같은 항암 치료 과정에서 항산화 방어 체계 강화는 암치료의 부작용을 경감시키고 암의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중요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뒤로월간암 2011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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