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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학과 니시의학
고정혁기자2011년 08월 26일 17:25 분입력   총 880429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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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목 | 부산 패밀리요양병원 원장. //familyhospital.co.kr 저서 <위험한 의학 현명한 치료>

2007년 3월 대한의사협회에서 '암-보완통합의학이 할 수 있는 것은?'이란 주제의 심포지엄을 개최, 암 환자에 있어서 대체의학의 실제적인 효용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암 치료에서 가장 우선시되고 주된 방법은 반드시 '현대의학'이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으며, 현대의학 이외의 방법을 먼저 쓸 경우 환자에게 오히려 악영향을 미치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암 치료는 전통적인 수술, 항암화학치료, 방사선치료로 55% 정도에서 5년 생존율을 보이고 있으나, 현대의학으로도 어쩔 수 없는 45%의 환자들은 대체의학 쪽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암에 좋다는 각종 요법과 제품, 제제들이 객관적인 데이터도 없이 다양한 매체를 통해 환자들을 유혹하고 있으며, 상업적으로 악용하고 있는 비양심적인 사람들까지 많이 있으므로 이에 현혹된 환자들은 암의 치료도 되지 않을 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막대한 손실을 입는 경우가 허다하므로, 의학계에서 대체요법들에 대해 철저히 옥석을 가려줘야 할 필요성을 느껴 이 심포지엄을 개최하게 된 것이라 한다.

김태식 당시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보완의학 암연구소장은 "우리나라는 세계적 수준의 현대의학 이외에 전통 한의학, 자연의학, 민속의학 등과 보완의학이 함께 어우러져 있기 때문에 암 치료와 관리에 큰 이점이 될 수 있지만, 환자들 사이에 회자되는 그 어떤 보완요법이나 제제도 현대의학만큼의 치료성적을 내지 못했다"며 현대의학의 치료성적이 가장 높으며 주를 이루는 것은 역시 현대의학이며, 보완요법들이 현대의학과 함께 보완적으로 사용되어야지 '대체'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암 환자들의 삶의 질 개선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국내외 의료진들에 의해 밝혀진 4가지 요법 즉, 니시의학, 거슨요법, 비타민C 고용량요법, 미슬토요법 등이 소개되었는데 필자는 이중 니시의학에 대해 발표하였다.
자연의학은 전 세계적으로 지역과 시대에 따라 무수한 방법들이 고안되어 있고 실천되어 오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사례가 일본의 '니시의학'으로 자연의학의 원론이라 일컬을 수 있을 정도로 쉽고 합리적이며 계통적으로 잘 체계화되어 있다. 따라서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누구나 쉽게 실행할 수 있으며, 또한 전문 의료인들까지도 환자 치료에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전 세계적으로 널리 퍼져 있는 실정이다.

니시의학은 수만 명 이상의 일반인들이 질병의 치유와 예방 또는 건강증진의 방법으로 실천하고 있으며, 그 요법의 일부 또는 전부를 임상에 활용하는 수많은 의사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그 정확한 명칭조차 소개되지 못하고 있다. 니시의학은 일본의 '니시 가츠조' 교수(1884~1959)가 그 당시에 소개돼 있던 수많은 의학서적들을 독파하여 나름대로 과학적 근거가 있고 효과도 좋은 요법들을 체계화시킨 것으로 '가능한 한 약을 쓰지 않고 질병을 예방 및 치료할 수 있다'는 기치를 내걸었으니 오늘날의 생활습관교정치료와 거의 맥락을 같이한다.

니시 가츠조 교수가 창시하였지만 전 세계적으로 행해지고 있던 요법들을 집대성한 것이기 때문에 일본사람이나 동양인에게만 적합한 것이 아니라 남녀노소 누구에게든 쉽게 적용할 수 있으며 그 효과도 비슷하기 때문에 일본은 물론 한국을 비롯한 동양권과 멀리 서양에도 널리 알려져 있다. 한국에는 약 50년 전부터 전파되어 니시의학을 실행하는 국민들이 수만 명을 상회하며 관련 단체도 여럿 있으나, 오랫동안 반일감정이 팽배해 왔던 국민정서상 일본말인 '니시의학'이라는 용어를 쓰지 못하고 여러 가지 다른 명칭으로 소개되었다.

이제 필자가 치료했던 니시의학 사례 중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최○석(남, 33세)씨는 보통의 대장암 환자와는 달리 평소 육식보다는 채식을 좋아했고, 술과 담배는 일절 삼갔으며, 특별히 변비나 설사 증상도 없었고 운동도 열심히 하면서 아주 정상적인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대장암이라는 진단을 받고 하늘이 무너지는 듯했다고 한다. 아내와 어린 자식을 생각하니 정신적으로 상당한 혼란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밀어닥쳤을 것이다. 대구 모 대학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6개월간 항암치료 후 완치되었다는 판정을 받아서 안도의 한숨을 쉬고 직장에 복귀하여 열심히 사회생활을 하였다.

하지만, 많은 환우들이 그러하였듯 주기적인 검사를 해오던 어느 날 대장 뒤쪽의 척추 양쪽의 림프절 두 곳에 전이되었다는 통보를 듣고는 화가 치밀었다. 현대의학적 치료에 대한 불신과 함께 갈등이 생겼다. 병원에서는 항암치료를 권했지만, 더 이상의 힘든 항암치료를 받지 않고 대체의학이나 민간요법을 택하려고 하였으나 아내의 강력한 호소에 의해 현대의학과 대체의학의 병행치료를 결정하고 수소문 끝에 필자를 찾게 되었다고 한다.

대학병원에서 항암치료 시행 후 필자의 병원에서 대체의학적인 방법으로 면역증강치료를 위주로 시행하였다. 2차와 3차 항암치료 후에도 똑같이 하였다. 3차까지는 그런대로 견딜 만하였으나 4차 항암치료 후에는 완전히 탈진 상태에 빠져버렸으며 백혈구 수치도 너무 저하되었고 극심한 구토로 인해 식사를 전혀 할 수 없으며 항암주사를 맞은 혈관이 새까맣게 타들어갔다. 더 이상의 항암치료로는 죽을 것 같다는 두려움을 느껴 아내를 설득하여 현대의학적인 치료는 포기하고 대체의학적 치료에만 전념하기로 결정하였다.

입원환자 중 기억에 남는 분들이 많지만, 특히 최○석씨의 경우엔 너무나 철저히 지시를 잘 따라해 주셨고 또한 젊은 사람답지 않게 강한 정신력과 의지의 일관된 자세로 입원생활을 하여 다른 환자들에게도 많은 용기를 주신 분이 아닌가 생각될 정도로 최선을 다하셨다고 생각된다.

니시의학은 실천의학으로서 조식폐지의 1일2식과 생야채즙, 현미밥과 유기농 야채 위주의 식이요법, 관장・세장・마그밀 복용으로 숙변배제와 변통을 원활히 하는데 초점을 두며, 냉온욕, 풍욕을 하루도 빠짐없이 시행하였으며, 하루 2번씩 산책, 비타민C 공급을 위한 농축 감잎차 1리터와 고단위 비타민C 주사요법 등을 통해 항암치료로 인한 부작용, 특히 검게 죽었던 피부가 되살아나고 컨디션이 회복되어 정신적・육체적으로 모든 것이 안정되어 갔다. 약 1개월 반의 입원생활을 통해 항암치료의 후유증을 깨끗이 씻어내고 체질을 개선했다. 퇴원 후에도 본원에서 배웠던 것을 철저하게 열심히 실천하여 6개월 후 PET-CT 결과 모든 것이 깨끗해졌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다음 호에는 니시의학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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