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 전문가칼럼
암세포의 영양공급 차단을 위한 신생혈관과 통합칵테일 요법
고정혁기자2011년 09월 24일 13:02 분입력   총 881166명 방문
AD

황성주 | 사랑의 클리닉 www.lcc.co.kr

지금은 보기 힘들지만, 예전에 도시의 고지대나 주택 밀집 지역에 살았던 분들은 취수장에서 오는 수도관의 앞쪽의 주택이나 공장에서 수도관을 따가는 바람에 수돗물을 쓰는데 어려움을 겪으셨던 기억들이 나실 것입니다. 낮에는 물이 나오지도 않고, 밤이나 돼야 쫄쫄거리며 나오기 시작하죠. 밤새도록 물을 받아서 생활하는 게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어떨 때는 며칠 동안 아예 물이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어서 이웃 주민들끼리 얼굴을 붉히는 경우도 많았고, 수도관을 몰래 따가지 못하게 하려고 밤새도록 수도관 주위에서 지키기도 했습니다. 이게 그리 오래전도 아닌 겨우 30여 년 전 일입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 지금 우리 몸에서는 여전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바로 암과의 전쟁에서 말입니다.

암세포에 영양을 공급하고 전이의 경로가 되는 신생혈관
이전에 살펴본 바와 같이 암세포는 외부의 자극이나 스트레스 등의 다양한 원인에 의해 정상세포가 변형되어 생성됩니다. 또, 암세포는 정상세포의 분화조절기능을 상실한 비정상세포로 과다하게 분열을 반복하여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빠르게 성장합니다. 암세포의 성장조건은 정상세포와 동일합니다. 암세포 역시 살아 있는 하나의 생명을 가진 세포이기 때문에 산소와 영양성분을 공급받아야 생존이 가능하죠.

물론, 일반 세포에 비해서 성장속도가 훨씬 빠르기 때문에 그만큼 더 많은 양의 산소와 영양소가 필요하게 됩니다. 암세포가 성장하여 거대종양이 되는 과정에서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 및 산소 등을 공급받기 위해서는 신체에서 이들을 운반하는 매체인 혈액을 통해야 하는데, 암세포는 기존의 혈관으로부터 새로운 혈관을 만들어 내어 산소와 영양분을 집중적으로 공급받습니다. 이렇게 새로운 혈관 생성을 하는 것을 신생혈관(angiogenesis)이라고 하는데, 암세포에 의해 임의로 형성된 신생혈관은 암세포의 중요한 영양공급의 통로가 되기도 하지만 인체의 다른 장기나 조직으로 암세포를 전이(metastasis)시키는 경로가 되기도 합니다.

이런 신생혈관의 생성은 과거에 우리가 겪었던 수도관 따가기 경쟁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많은 가구가 모여 있는 주택단지에 악덕 공장이 들어섰다고 가정해 봅시다. 주택단지에 공급되는 수돗물의 양(혈액)은 한정되어 있는데 공장에서 수도관을 따가다 보니 주택단지 내로 공급되어야 할 수돗물이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당연히 수도관 뒤쪽 가구들이 수돗물을 원활히 공급받지 못하게 되어 생활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죠. 이것은 혈액을 암세포에 빼앗기게 되어 우리 몸을 구성하고 있는 수많은 정상조직들의 생육이 충분하지 못하게 되는 것과 유사합니다. 더욱이 암의 성장속도는 정상세포에 비해 매우 빠르기 때문에 공장에서 많은 물을 사용하듯이 더 많은 혈액을 필요로 하게 됩니다. 결국, 물을 빼앗긴 주민들이 제대로 물을 마시지 못해서 생활환경이 악화되듯이 암이 성장을 하면 할수록 정상 세포들은 자신들에게 공급되어야 할 혈액을 더 많이 빼앗겨 점점 쇠약해져 가게 되죠. 쇠약해진 정상세포들은 암과의 싸움에 쏟아야 할 힘을 빼앗긴 상태입니다. 암의 성장을 막을 힘도 점점 약해져 암세포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빠르게 성장하게 됩니다. 악화가 가속화되는 겁니다.

하지만, 여기서 힌트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거꾸로 생각해보면 암이 만들고자 하는 새로운 혈관의 생성을 억제할 수 있다면 암이 더 이상 생존하거나 전이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암에 가는 영양소를 차단하는 셈이니 암을 굶겨 죽일 수도 있다는 사실과 다르지 않습니다. 즉, 이러한 혈관 신생을 억제할 수 있는 방법으로 새로운 항암제의 개발도 가능하다는 것이고 이를 신생혈관 억제제(Anti-angiogenesis material)로 해서 현재도 이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혈관이 만들어지는 과정
신생혈관 억제를 암을 극복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혈관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이해해야 합니다. 인체 조직을 구성하고 있는 모든 세포들의 생존에는 혈관에 의한 산소와 영양분 공급이 필수적입니다. 따라서 인체조직의 모든 부분에는 혈관이 그물망처럼 존재하고 그 길이를 다 합치면 약 10만km에 달하며 인체의 각 기관과 조직의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하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이러한 혈관은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만들어집니다. 첫 번째는 아무것도 없는 곳에 만들어지는 것이고, 두 번째는 기존의 혈관에서 분기가 일어나 새로운 혈관이 만들어지는 형태입니다. 이 두 가지 방법 중 첫 번째 형태는 사람이 태어나 처음 조직을 만들 때를 제외하고는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두 번째 형태는 상처의 치유나 여성의 생리 주기에나 발생하고 그 이외에는 거의 나타나지 않습니다. 즉, 새로운 혈관 형성은 매우 엄격하게 조절되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꼭 필요한 부분이 아닌 곳에서 혈관이 새로이 만들어지는 것은 중요한 질병들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생기는 질병으로는 암과 같은 악성종양, 당뇨병성 망막증, 류머티즘 관절염, 자궁내막증, 건선, 만성염증 등이 있습니다.

혈관이 새로 만들어지는 과정은 매우 복잡한 과정을 거치며 아직까지 과학적으로 완벽하게 규명이 되어 있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혈관 생성의 과정은 아주 정교하고 세밀하게 조절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정상적인 상태에서 새로이 혈관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간략히 살펴보면 수도관에서 새로운 관을 연결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수도관에서 새로운 관을 분기시킬 때 일단 기존의 수도관에 구멍을 내고 여기에 새로운 수도관을 연결시키듯이, 새로운 혈관을 만들어야 된다는 신호가 보내지게 되면 이 신호에 따라 혈관벽을 이루는 세포가 기존 혈관벽을 분해할 수 있는 물질을 분비하여 새로이 혈관을 만들 장소의 혈관벽을 헐어냅니다.
이후 분해된 곳으로 혈관벽을 이루는 세포가 이동하고 증식을 하여 새로운 혈관을 형성하게 되는 것입니다. 신생혈관을 자극하는 신호는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중심적으로 혈관벽을 이루는 세포의 성장을 촉진하는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VEGF; 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와 염기성 상피세포성장인자(bFGF; basic fibroblast growth factor) 등이 있습니다.

신생혈관을 생성을 차단하는 상어 유래 천연물
상어는 공룡과 비슷한 시대에 생존한 생물 중의 하나입니다. 당시 생존하였던 많은 동식물들이 멸종하였고, 현재까지 종을 유지하고 있는 생물들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상어는 바퀴벌레와 더불어 종의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몇 안 되는 생물 중의 하나입니다. 상어는 깊은 상처를 입어도 회복력이 뛰어나고, 감염증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것이 외부 환경 변화에 강인한 생존력을 보여주는 이유였다고 합니다. 상어가 오랫동안 생존할 수 있었던 또 하나의 이유는 – 아직까지 과학적으로 논쟁의 대상이긴 하지만 - 상어는 암에 걸리지 않는 극소수의 동물 중 하나라는 점입니다. 한 연구자가 상어에 관해 발간된 4500종의 보고서와 3000개의 박물관 표본을 통해서 상어의 암 발생을 조사한 결과 상어가 암에 걸릴 확률은 100만분의 1 정도일 것이라 발표하였습니다. 이렇듯 상어의 생명력은 질기다 못해 지독할 정도입니다.

상어의 발암률은 100만분의 1인데 반해, 사람의 발암률은 얼마나 될까요? 우리나라에서 연간 10만여 명의 암환자가 발생하고 6만 3000명이 암으로 인해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하루 평균 173명이 암으로 사망한다는 것과 같습니다. 상어의 발암률이라면 우리나라 전체에 암환자는 겨우 47명뿐일 겁니다. 그러니, 우리는 상어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동안 상어로부터 암의 억제 작용을 나타낼 수 있는 물질들에 대한 연구가 꾸준히 진행이 되어 왔고, 그중에서도 혈관 신생 억제 물질에 대한 탐색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져 왔으며 성과도 있었습니다.

가장 먼저 상어로부터 항신생혈관 물질로서 규명된 것은 상어연골 추출물이었습니다. 상어연골로부터 추출한 물질은 혈관 신생을 억제하는 활성을 통해서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한다는 것이 다수의 연구를 통해서 규명되었습니다. 여기에 연골이 아닌 다른 부위에서도 비슷한 활성을 가지는 성분들에 대한 연구도 계속되었고, 추가적으로 상어 고기(肉)로부터 추출한 지질 성분(상어육추출지질)에서도 신생 혈관의 생성을 억제하는 기능이 있는 것으로 규명되었습니다.
체내의 신생혈관에 관련된 물질 중에는 혈관의 성장을 촉진하는 물질과 억제하는 물질이 존재합니다. 암이 발생하게 되면 암에서 신생혈관을 촉진하는 신호를 내보내고 주변의 혈관이 이에 반응하여 새로운 혈관을 암을 향해 만들게 됩니다. 상어육지질추출물은 이러한 혈관 생성 신호 물질(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VEGF)], [섬유아세포증식인자(FGF)], 혈소판유도성장인자(PDFG)] 등)들의 활성을 억제함으로써 혈관의 새로운 생성을 억제할 수 있고, 그 활성이 상어연골추출물보다 훨씬 우수하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암의 완치가 어려운 이유는 암세포를 완전히 제거하기 힘들며, 전이되는 특성이 있고, 잠복기를 가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외과적 수술이나 항암, 방사선 치료 등을 통해 치료를 받은 후 4년~5년간 재발이 안 되어 완치라는 판정을 받았다 하더라도 향후 다시 재발하지 않는다고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신생혈관이 암세포의 성장과 전이에 중요한 통로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암의 치료와 재발의 방지에 중요한 단서가 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 왔으며, 현재 신생혈관을 억제하여 암을 치료하기 위한 의약품의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신생혈관의 억제를 통해서 암세포로 영양소를 공급하여 주는 통로를 차단하여 암세포를 굶겨 죽이는 작용과, 암세포의 이동통로를 막아줌으로써 암 전이를 억제하는 작용 및 치료 후 암세포가 다시 신생혈관을 통하여 성장하는 것을 방지하여 암의 재발을 막아주는 작용을 통해 암의 완치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또한, 신생혈관의 억제는 아직 암이 발생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암의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이점이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암을 막는데 있어서 신생혈관을 차단하는 것은 유해 악덕 공장으로 들어가는 수도관을 연결하지 못하게 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무엇보다도 유해 악덕공장 자체가 들어서는 것을 철저한 관리를 통해서 차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몸에서 이런 감시체계를 수행하는 일을 행하는 것이 바로 면역세포들입니다. 그러니 면역세포를 강화하여 암이 들어서는 것 자체를 막아야 합니다. 그러나 '백 명의 경찰이 하나의 도둑을 잡지 못한다'라고 하듯이 그 틈을 비집고 들어서는 암세포에는 신생혈관 차단으로 영양성분을 공급하는 것을 막아 암 자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게 이상적인 치료법입니다. 또한, 이미 암이 발전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즉, 공장이 이미 가동되는 중이라면 추가로 수도관을 따가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여 공장이 더는 가동되지 못하도록 해야 합니다. 가동되지 못하는 공장은 결국 문을 닫을 것이고, 이것은 암이 더는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하여 성장을 멈추고, 결국 굶겨 죽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미 여러 번 강조한 바와 같이 통합칵테일요법은 암을 치료하고 극복하는데 가능한 모든 방법을 사용하는 것에 근간을 두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암을 예방하고 치료하는데 있어서 암의 발생을 예방할 수 있는 토양(신체)을 만들 수 있는 건강한 식사와 생활습관, 세포의 변형을 막을 수 있도록 독성 물질의 제거 속도를 빨리하는 해독요법(detox), 암세포를 직접적으로 공격할 수 있도록 면역계를 강화시키는 면역요법뿐만 아니라 여기에 덧붙여서 암세포를 굶겨 죽일 수 있도록 암세포에 영양분 공급을 차단하는 방법 역시 통합칵테일요법에서 중요하게 적용해야 하는 방법입니다.

뒤로월간암 2011년 8월호
추천 컨텐츠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