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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치료의 부작용과 대처법
김진하기자2013년 02월 28일 11:12 분입력   총 655553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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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목 | 부산대병원 통합의학센터 교수 신경외과전문의
저서 <위험한 의학 현명한 치료> <건강한 사람들의 7가지 습관> 등

항암제의 부작용은 매우 많습니다.
항암제의 역할은 쉽게 이야기하면 빨리 자라는 세포를 잡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DNA의 활성이 높은 세포들을 잡는 겁니다. 빨리 번식하고 빨리 증식하는 세포의 대표적인 게 암세포인데, 암세포뿐만 아니라 우리 몸속에는 빨리 증식하고 분열을 일으키는 세포들이 많이 있습니다.

구강 점막 세포, 모발 세포, 소화기 계통의 점막 세포들, 피를 만들어내는 골수세포, 성호르몬을 만들어내는 성선 세포 등은 굉장히 분화가 빠르고 증식을 빨리합니다. 그러므로 항암제에 타격을 받습니다. 그래서 암세포도 죽지만 그렇게 분화가 빠른 세포들도 동시에 영향을 받게 됩니다.

머리카락이 빠지고, 입안의 구강 점막이 벗겨지고, 소화기의 문제가 생겨 변비나 설사가 올 수 있고, 골수세포가 타격을 받아 억제되므로 백혈구와 혈소판 수치가 떨어지며 빈혈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호르몬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여성은 갑자기 생리가 없어진다든지, 남성은 갑자기 발기부전이 올 수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항암제의 부작용은 대부분이 일시적입니다. 항암치료는 보통 3주에서 4주에 한 번씩 받습니다. 그렇게 받는 이유는 항암제의 부작용이 생겼다가 줄어드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항암 치료받기 전으로 돌아가는 간격이 3주 또는 4주가 되기 때문에 보통 항암치료의 간격을 그렇게 하는 것입니다.

항암치료의 부작용 중 가장 심각한 것은 백혈구 감소증입니다. 백혈구가 떨어지면 면역이 약화되어 외부의 침입세균에 대해 저항력이 없어져 감염이 쉽게 됩니다. 그래서 감기에 걸리는 정도의 가벼운 정도에서부터 심각할 때는 전신에 염증이 와서 패혈증으로 사망하는 수가 생길 정도로 굉장히 심각해집니다.
1주부터 2주 사이 면역이 떨어지기 시작할 때 감염되기 쉽습니다. 만일 감염된다면 갑자기 열이 발생합니다. 38도 이상 고열이 납니다. 그럴 때는 바로 주치의에게 감염에 대한 치료를 꼭 받으셔야 합니다.
항암치료를 받고 다른 부작용들은 한때 있다가 없어지기 때문에 그러려니 생각하시면 되겠지만, 열이 날 때는 빨리 담당선생님을 찾아가서 치료를 받도록 하셔야 합니다.

항암치료의 부작용과 그 대처법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가장 흔한 부작용으로 오심과 구토가 있습니다. 외래에서 항암치료를 받고 집으로 돌아가실 때 항구토제를 챙기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대부분 비급여로 되어있기 때문에 치료비는 좀 들겠지만, 돈을 들여서라도 항구토제를 잘 챙겨두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피로와 무기력은 항암제의 효과가 사라지면 자연히 좋아지는 것이기 때문에 그러려니 하고 기다리면 좋아집니다. 특별한 대처법이 필요 없습니다.

설사가 자주 생깁니다. 설사는 장 속의 점막들이 완전히 벗겨져서 물 흡수를 못 하니까 설사로 완전히 빠지게 되는 건데, 그렇게 되면 수분의 손실이 커져 수시로 수분 보충을 하도록 신경을 써줘야 합니다. 만약 24시간 설사가 계속된다든지 복통이 동반된다든지 할 때에는 의사에게 알려야 합니다.

탈모는 항암제를 쓰고 나서 2주나 3주쯤 되면 보통 빠지기 시작합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듬성듬성 빠지게 되죠. 그러면 심리적으로 굉장히 우울해지므로 미리 깎아 놓는 것도 일종의 대처법이 되겠고, 여자는 모자를 쓴다든지 스카프로써 멋스럽게 하는 것도 일종의 기분 전환이 될 수 있겠습니다.

항암제로써 간 독성은 굉장히 흔한데 항암제 때문인지 아니면 같이 보조적으로 먹는 건강보조식품 때문인지 헷갈릴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항암 치료하는 의사들이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 외에는 아무것도 먹지 말라고 이야기합니다. 아무것도 안 먹었는데 간 기능이 나빠졌다면 당연히 항암제 때문이겠죠. 그럴 때는 항암제의 용량을 낮추거나 간격을 좀 멀리하거나 심하면 항암치료를 중단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불임은 성선 세포에 항암제가 작용하기 때문에 올 수 있는데, 남성이면 정자를 미리 보관해 두는 냉동실 같은 곳에 보관할 수 있는데 여성은 난자를 받아서 보관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그냥 두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젊은 경우에는 멘스가 없어졌다가 다시 회복되는 기간이 빠른데, 나이가 많이 들수록 항암제를 쓴 후에 멘스가 돌아오는 확률이 점점 더 낮아진다고 봐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2차 암 발생입니다. 2차 암 발생은 항암제 때문에 면역이 떨어진 것 때문인지 아니면 암이 나타날 수 있는 소인인 유전적 감수성 때문인지를 감별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2차 암이 자주 발생하는 암은 유방암, 난소암, 고환암, 림프종 같은 경우입니다. 이것은 역설적으로 항암제에 잘 듣는 암이고 완전관해가 잘 되는 암입니다. 항암제로 관해되었다가 다시 또 재발하고 다시 또 관해되었다가 다시 재발되고 하는 식으로 진행을 거듭하면서 점차 나빠지는 종류의 암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후가 나쁜 폐암이라든지 간암 등은 2차 암 발생이 거의 없습니다. 왜냐하면, 2차 암이 발생하기 전에 이미 다 사망해버리기 때문입니다. 2차 암이 발생할 확률은 보통 0.5% 정도가 된다고 합니다.

항암치료를 받지 않으면 암이 진행되는 게 거의 확실하겠죠. 그러므로 2차 암 발생이 두려워서 항암치료를 못 받겠다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뒤로월간암 2013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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