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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미디아, 유전자 돌연변이 촉진한다
김진하기자2013년 08월 30일 18:44 분입력   총 520554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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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미디아 감염, 숙주 DNA에 돌연변이 유발
클라미디아 트라코마티스는 사람의 병원균인데 세계적으로 매년 9천만 건이 넘는 생식기 감염을 유발하는 박테리아성 성병의 주원인이다. 클라미디아에 감염된 여성의 약 70%는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이 박테리아가 자리를 잡아 몇 달이나 심지어 몇 년 동안 만성적인 감염을 일으킬 수가 있다. 클라미디아가 아무런 증상을 유발하지 않아도 여성의 생식기를 손상시킬 수 있다. 게다가 클라미디아가 잠복해서 무증상 만성 감염이 되면 표준 항바이러스 약품도 이 병균을 완전히 근치할 수 없게 된다.

베를린의 막스 플랑크 감염 생물학 연구소의 연구진은 이제 클라미디아 감염이 (유전자가 손상된 세포가 무작정 성장해서 암이 생기도록 하는 것을 숙주가 저지하는) 정상적인 메커니즘을 교란해서 숙주 DNA에 돌연변이를 유발할 수 있는 것을 밝혀냈다. 클라미디아의 세포 내 생활양식으로 인해 클라미디아는 생존하기 위해 숙주 세포의 여러 가지 기능에 의존한다. 클라미디아는 성장하기 위해 숙주 세포의 메커니즘을 조작하지만 그런 조작이 숙주 세포의 운명에 미치는 영향은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훨씬 더 걱정스러운 점은 클라미디아 감염이 자궁경부암과 난소암 발생과 연관성이 있다는 역학적인 증거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점이다. 연구진은 클라미디아가 숙주 세포의 게놈과 에피게놈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을 발견했다. 그런 변화가 많은 암의 발병과 관련이 있다.

연구진은 클라미디아에 감염된 세포 속에 DNA 손상의 정도가 증가한 것을 발견했다. 정상 세포에서는 손상의 정도에 따라 세포가 자살하거나 아니면 DNA 손상 반응이란 과정을 통해 특별한 단백질 복합체를 이용해서 수리를 활성화해서 DNA 가닥이 부러진 것을 재접합시켜 유전자 코드의 순서가 변하지 않도록 한다. 클라미디아에 감염된 세포 속에서는 DNA 손상 반응이 저해되어 DNA 손상을 수리하는데 에러가 생기게 되어 돌연변이가 생길 가능성이 커진다.

클라미디아 감염, 암 유발 첫 단계
놀랍게도 광범한 DNA 손상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클라미디아에 감염된 세포들은 숙주 세포 내에서 클라미디아가 활성화한 추가적인 생존 촉진 신호의 도움으로 계속해서 증식을 했다. 손상된 세포가 이런 식으로 부자연스럽게 생존하는 또 다른 측면은 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돌연변이를 갖고 있는 세포들을 제거하는 정상적인 메커니즘을 회피하는 경향이 증가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DNA 손상이 축적되고 있는 상황에서 세포가 무한정 성장하는 것은 암의 특징이기 때문에 이런 일이 클라미디아에 감염된 세포가 암을 유발하는 첫 번째 단계일 것으로 믿고 있다.

감염을 암의 시발점으로 간주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 이유는 초기에 암 발생을 백신 접종이나 혹은 항생제 치료로 예방할 수 있게 해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예방적인 방법은 현재 각각 자궁경부암과 위암을 유발하는 매체인 인유두종 바이러스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에 대해 성공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감염에 근거한 많은 암의 병인학은 확실하게 입증되지는 않았고 따라서 항상 감염으로 생긴 병이 진행된 환자들에게만 제한해서 암 치료를 한다. 이런 이유로 막스 플랑크 감염 생물학 연구소의 마이어교수의 부서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의 잘 알려진 발암작용과는 별도로 박테리아 감염과 암 간의 연관성을 명료하게 평가하기 위해 여러 갈래의 연구를 활발하게 실시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여성들에게 증가하고 있는 클라미디아 감염과 특히 난소암 간에 잠재적인 연관성이 있는 것을 확인했고 그 점이 중요한 의미가 있다.

출처: C. Chumduri et al., "Chlamydia infection promotes host DNA damage and proliferation but impairs the DNA damage response" Cell Host Microbe. 2013 Jun 12;13(6):74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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