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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심 구토에 도움이 되는 육군자탕
고동탄(bourree@kakao.com)기자2021년 09월 30일 17:30 분입력   총 965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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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암 기사 내용, 특히 투병기에는 특정 약품이나 건강식품 등의 언급이 있습니다.
이는 투병기의 진솔한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함인데 의약품이나 건강식품의 섭취여부는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 하신 후에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 전문의와 상의하지 않은 결정은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치료는 반드시 전문의료기관에서 받으시길 권고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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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장성환 | 한의학 박사 파인힐병원 한방원장

항암제로 인한 오심과 구토, 식욕부진에 도움이 되는 한약
암 환우들은 항암화학요법 등 암치료와 관련되어 구역과 구토, 소화불량, 식욕 감퇴, 변비, 설사 등 다양한 소화기 장애와 관련된 부작용을 경험하게 된다.

그중에서 오심(속 울렁거림)과 구토는 암환자들을 괴롭히는 대표적인 부작용에 속한다. 일반적으로 구토는 독성물질을 체외로 배출하는 자연스러운 보호기전이지만 암환자의 항암 화학요법과 방사선 치료시 발생하는 구역, 구토는 암치료에 무서운 독성이며, 심한 구토는 탈수, 식욕부진, 우울증, 전해질 불균형과 다른 대사장애를 초래할 수 있고 항암치료에 대한 두려움을 일으켜 치료 중단을 야기하기도 하기에 구역과 구토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오심, 구토를 잘 유발하는 항암제
오심, 구토를 잘 유발하는 항암제에는 세포독성 항암제로 시스플라틴, 카보플라틴, 시클로포스파미드, 독소루비신, 이리노테칸, 도세탁셀, 파클리탁셀 등 여러 종류가 있으며 부작용이 적다고 알려진 표적치료제인 크리조티닙, 세리티닙, 이마티닙 등도 구토를 유발할 수 있다.

오심과 구토에 도움 되는 생활관리
암 치료와 관리 가이드의 표준인 미국 종합 암 네트워크(NCCN)에서 구역, 구토 관리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1) 하루 내내 약간의 음식을 먹어라. (자주 소량의 음식을 먹어라. 허기가 심해지면 메스꺼움의 느낌도 강해질 수 있다)
2) 구역질을 만드는 음식을 피하라. (예: 기름지거나 강한 향의 음식들)
3) 상온에 실내 온도와 같은 음식을 먹어라.
4) 처방된 약의 지도에 따르라.
5) 물과 음료(예: 진저 에일(생강 맛을 들인 음료), 생강차)는 오심에 도움 될 수 있다.
6) 암환자 관리 방법을 알고 있는 자격이 있는 영양사에게 조언을 구하라.
7) 보완 요법에 대해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가족 또는 친구에게 질문하라.

일반적인 치료법 : 항구토제
기초 연구에서 오심 및 구토 발생 기전에 세로토닌(5-HT3)이나 뉴로키닌1(NK1) 등이 관여되는 것이 밝혀져서, 이러한 생리활성물질 억제제가 항구토제로 개발되었다.

암치료에는 세로토닌 수용체 길항제, 뉴로키닌1 수용체 길항제가 사용된다. 예를 들어 대표적인 오심, 구토 고도 위험 약제인 시스플라틴을 포함하는 항암요법을 사용할 때는 전단계 투약으로서 세로토닌 수용체 길항제와 뉴로키닌1 수용체 길항제, 더불어 덱사메타손(부신피질호르몬)의 세 가지를 병용한다. 이런 약제들을 조합하여 오심 및 구토를 예방, 경감하게 되고 효과가 불충분한 경우 항구토제를 추가 투여한다.

항구토 한약과 근거
오심과 구토는 항구토제로 관리가 가능한 경우가 많지만, 부작용이 높은 항암제를 사용하거나 항암제의 소화기 독성이 누적된 경우, 체질적으로 소화기능이 평소 약했거나 소화기 손상이 심해져 있는 사람의 경우 항구토제를 모두 다 사용해도 오심, 구토 증상이 있는 경우도 있다. 심한 경우 극심한 오심, 구토로 항암을 휴약하거나 지속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게 된다. 이런 경우 한약이 유력한 도움이 될 수 있다.

암환자의 오심, 구토에는 육군자탕, 적복령탕, 오령산, 소반하가복령탕, 반하백출천마탕, 반하사심탕 등 여러 한약을 체질 등 개별생리와 병리상태에 맞추어 처방할 수 있다.

항암제를 직접 다루고 있는 혈액종양 내과의사를 포함하여 의사들이 한약을 주로 처방(암센터 근무 의사들의 92.4%)하고 있는 일본의 경우 오심, 구토에 가장 근거가 있는 처방으로 육군자탕을 들고 있다.

육군자탕은 소화기능을 보강하는 사군자탕(인삼, 백출, 복령, 감초)과 거담제인 이진탕(반하, 진피, 복령, 감초)이 합쳐진 처방으로 전통적으로 담음(痰飮)이 있어 오심, 구토, 식욕부진, 무기력에 사용되어 왔던 처방이다.

오늘날 육군자탕은 위저류능 개선, 위배출능 개선, 식욕촉진 작용이 있는 그렐린 분비 촉진 등의 효능이 밝혀져 항암으로 인한 오심, 구토를 완화해 준다. 특히 항암제 투여로 소장에서 세로토닌(5-HT) 분비가 촉진되어 5-HT2b/2c 수용체가 자극되면 그렐린 분비가 저하되어 식욕저하가 일어나나 육군자탕은 이 분비 저하를 막기 때문에 식욕과 구토 개선에 기여한다는 기전이 보고되었다.

육군자탕에 포함된 사군자탕은 실험연구에서 종양성장 감소, 암세포 자가사멸 증가도 보고되었다. 오심과 구토는 식욕부진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육군자탕은 오심과 구토, 식욕부진 개선과 무기력 완화, 면역 증강 효능이 있어 한 가지 약으로 여러 부작용에 대응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일본 홋카이도 의과대학 소화기 내과 등 4개 기관이 수행한 다기관 연구에서 자궁경부암의 항암으로 시스플라틴과 파클리탁셀을 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육군자탕과 항구토제 병행군과 항구토제 단독 사용군을 비교한 결과, 오심, 구토를 완벽하게 조절되는 비율(CC rate)이 항구토제만 단독으로 사용한 군 35.3%에 비해 육군자탕 병행군 57.9%로 육군자탕과 항구토제 병행군이 더 높았고, 식욕 역시 육군자탕 병행군이 더 높았다는 결과가 보고되었다.

이런 이유로 일본에서는 항암중 오심, 구토를 예방하고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항구토제와 육군자탕을 같이 처방하는 경우가 흔히 있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36세 여성 대장암 환자로 복합항암(폴피리 FOLFIRI) 진행 중 오심, 구토가 항구토제로 완벽히 조절되지 못하여 지속적인 구토로 식사를 못하여 체중이 줄어들고 무기력이 극심한 경우가 있었다. 이분에게 육군자탕을 하루 3번 투여한 지 3일 후에 오심, 구토가 격감하고 식사를 할 수 있어 무기력이 회복되었고, 이후 항암진행 중에 육군자탕과 항구토제를 지속적으로 병행하여 FOLFIRI 요법을 계속할 수 있어 표준요법 완수와 종양 억제에 성공하였다.

실제 한방 암치료에서는 육군자탕 이외에도 육군자탕이 포함된 향사육군자탕, 인삼양위탕, 비화음, 적복령탕, 반하백출천마탕 등이 암환자의 생리유형과 병리상태에 따라 자주 처방되고 있다. 만약 오심, 구토, 소화불량, 식욕부진 외에 한방에서 기울(氣鬱)이라고 불리는 우울증이 병발된 경우라면 향소산에 육군자탕이 합방된 향사육군자탕이 보다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항암제 부작용 경감을 목적으로 한 한약의 복용 시기
게이오기주쿠 대학 의학부 교수인 기타지마 마사키 등은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십전대보탕, 오령산, 육군자탕은 항암제 시스플라틴에 의한 식욕부진, 오심, 구토 경감에 유효하다고 보고되어 있다. 우리의 경험과 동물실험 모두에서 항암제 투여와 동시 또는 그 전에 투여하는 경우에 신장애나 골수억제 등의 부작용을 경감시켰다. 복약 지도 시에는 늦어도 항암제 투여 전일부터 복용하도록 지도해야 한다. 특히 오심, 구토가 일어난 후에는 한약 그 자체의 복용이 힘들어지기 때문에 항암제 투여 전부터 복용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한국의 병원에서는 항암 중에 절대 한약을 쓰면 안 된다고 가이드하고 있고, 일본에서는 항암제 투여 전부터 항암 진행 중에 한약을 꾸준히 복용하라고 가이드하고 있다. 과연 누구의 말이 옳은 것인가? 암치료 영역에서는 “모르면 하지 말라”가 가이드이다. 일본 의대에서는 2001년부터 전국 의대에서 한방교육을 실시하고 있고, 국내 의대에서는 한방교육이 없다.

고통받는 암환우를 위하여 근거 없는 대체의학이 아닌 근거 중심의 한약치료가 제대로 가이드 되길 기원해 본다.

참조:
김노경 등. 암진료 가이드. 일조각. 2005. p96-101
https://www.nccn.org/patients/guidelines/cancers.aspx
모토오 요시하루(카나자와 의대 종양내과학 주임교수). 한약 암치료. 청홍. 2020. p118-124
Harada T, et al. Rikkunshito for preventing chemotherapy-induced nausea and vomiting in lung cancer patients: results from 2 prospective, randomized phase 2 trials. Front Pharmacol, 8:972, 2018
기타지마 마시키 등 암치료 전문의 27명. 동서의학이 함께 만드는 새로운 암치료. 신흥메드싸이언스. 2014. p11, 92-93
Zhao A, etc. Apoptosis induction by Sijunzi decoction in human gastric cancer xenografts in nude mice. Chinese Journal of Cancer. 2001;20(2):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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