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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 사용이 암과 관련 있을까
구효정(cancerline@daum.net)기자2022년 04월 27일 14:47 분입력   총 3606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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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 사용과 젊은 사람들의 대장암 발생 관련 여부 연구
대장암은 현재 미국에서는 암 관련 사망 중 2번째로 흔한 원인이다. 원래 대장암은 노인들에게 생긴다. 그러나 젊은 사람, 50세 미만 사람들의 대장암 발생률이 지난 25년 동안 증가했다.

영국의 연구진은 최근에 - 거의 4만 명의 데이터와 관련된 - 대규모 인구기반 환자 대조군 연구를 실시했다. 그들은 항생제 사용과 50세 이전의 결장암 발생 위험 간에 연관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그런 연관성은 나이가 더 젊은 사람들에게서 더 뚜렷했다.

주저자인 애버딘 대학교의 레슬리 사뮤엘 박사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세계적으로 어린이들의 항생제 사용이 크게 증가했는데, 그것이 젊은 사람들의 결장암과 직장암 발생이 증가했고 또 유감스럽게도 증가하고 있는 한 가지 요인, 어쩌면 사소한 요인일 가능성이 있다. 관련될 가능성이 있는 다른 요인에는 설탕이 많은 정제 식품, 비만, 신체적 비활동, 당뇨병이 포함된다.”

위장관에 기생하는 미생물을 모두 합쳐 장내 미생물군이라 부르는데, 이 미생물군이 우리의 건강과 복잡한 관계를 갖고 있다. 이들 미생물은 음식을 소화하고 유독한 화학물질을 분해하고 면역체계를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되는 중요한 물질들을 방출하는 것을 도와준다. 과학자들은 많은 질병이 이런 미생물의 건강한 균형이 변하는 것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

항생제는 장내 미생물군의 균형을 교란할 수 있고 그로 인해 전문가들이 면역체계 조절에 중요한 것으로 생각하는 특정한 화학물질들의 과다생산이나 과소생산을 유발할 수가 있다. 그런 불균형이 심지어는 어떤 암의 발생에 기여하는 듯하다.

이전의 연구들은 항생제와 대장암 간에 가능한 연관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나 그런 연구들은 주로 노인들에 초점을 맞추었고 연구 결과가 결정적이지도 않았다. 최근에 일단의 연구가들이 항생제 사용이 젊은 사람들의 대장암 발생과 관련이 있는지를 밝히는 일에 착수했다. 애버딘 대학교와 영국 국립 건강 서비스 그람피안 지부와 퀸즈 대학교 벨파스트의 과학자들이 연구를 시작했다. 이들 과학자는 또 그런 위험이 대장암의 다른 유형이나 항생제의 다른 유형에 따라 차이가 나는지도 알아보고자 했다.

항생제 사용, 결장암 위험 젊은 사람 49%, 50세 이상 9% 더 높아
스코틀랜드 전역의 1999~2011년 데이터를 이용해서 대장암 진단을 받은 사람 7,903명을 찾아내어, 암 진단을 받지 않은 사람 30,418명과 비교했다. 연구진은 지역과 출생연도와 성별과 데이터베이스에 등록한 연도에 근거해서 참여자들을 대비시켰다. 면역억제제를 복용하거나 혹은 대장암에 걸리기 쉬운 질병을 가진 사람들은 이 분석에서 제외시켰다.

과학자는 데이터를 2개 집단으로 갈라 분류했다. 조기 발병군과 후기 발병군으로 분류했다. 조기 발병군은 50세가 되기 이전에 진단을 받은 사람이고 후기 발병군은 진단 당시에 나이가 50세 이상이었다. 조기 발병군에 포함된 사람은 445명이었고 후기 발병군에 포함된 사람은 7,458명이었다. 조기 발생 대장암과 후기 발생 대장암 간에 위험 요인들이 차이가 날 수 있는 것을 시사하는 증거가 있기 때문에 연구진은 이들 집단을 따로따로 분석했다.

데이터베이스에는 연구진이 약물군으로 분류한 경구 항생제에 대한 처방과 항혐기 효과의 유무가 포함되었다. 그들은 대장암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르는 박테리아의 종류들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하기 위해서였다. 항혐기성 항생제는 산소가 없어도 생존하는 항혐기성 박테리아를 죽인다. 그런 박테리아가 장내 미생물군의 대다수를 차지한다.

연구진은 또 다른 중요한 정보도 수집했다. 정보에는 기존의 질환 즉 동반질환, 아스피린이나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 약물(NSAID) 같은 다른 약물의 사용, 흡연 여부, 음주 정도가 포함되었다. 원발 종양의 정확한 위치와 체질량 지수를 포함한 데이터를 입수할 수 있는 경우에는 연구진이 개별적인 분석을 실시했다.

50세 미만이든 50세 이상이든 대장암에 걸린 사람의 약 55%가 남성이었고, 참여자의 거의 50%는 항생제 처방을 받았었다. 대장암에 걸리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대장암에 걸린 사람들이 항생제를 복용한 사람이 더 많았다. 전체적으로 항생제 사용이 50세 미만의 사람은 결장암에 걸릴 위험이 49% 더 높고, 50세 이상의 사람은 그 위험이 9% 더 높은 것과 관련이 있었다.

사뮤엘 박사는 이렇게 말했다. “젊은 사람들에게서 항생제 사용과 결장암 위험 증가 간에 연관이 있는 것을 발견한 것은 놀라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그 위험의 크기가 거의 50%라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항생제 사용이 2개 연령집단의 어느 쪽에서든지 간에 직장암 위험 증가와는 별로 관련이 없었다. 또 그 위험이 항생제 치료 기간과도 연관이 없는 듯했다. 항혐기성 항생제는 2개 연령집단에서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장암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었다. 비항혐기성 항생제는 50세 미만의 연령집단에서는 대장암 위험에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는 차이가 나게 했지만, 50세 이상의 연령집단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항생제 사용 후 생기는 장내 미생물군의 변화가 암 유발
연구진이 체질량 지수와 약물 사용과 동반질환에 대한 데이터를 보정하니 대장암 위험과 항생제 간의 연관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연구진은 이 분석 연구의 표본의 규모가 확실한 주장을 내놓을 정도로 충분히 크지가 않았다고 기술했다.

연구진은 복합적인 요인들이 조기 발생 대장암의 증가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지만 그런 연관성이 인과관계가 있는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요인들에는 음식, 비만, 스트레스, 운동 부족이 포함된다. 영국 암 연구의 건강 정보 매니저인 앨리스 데이비스는 이렇게 말했다. “현재로는 항생제가 위험을 높인다고 확실하게 말할 정도의 충분한 증거는 없지만 이번 연구가 퍼즐의 다른 한 조각을 우리에게 제공해준다. 계속적인 연구가 필요하고, 우리는 여전히 어떤 항생제가 위험을 높이는지,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나는지, 또 항생제가 위험을 얼마나 높이는지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항생제는 흔한 질병들과 싸우는데 필수적인 도구이고 그래서 항생제 복용에 대한 의사의 조언을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진은 항생제와 관련해서 미생물군에 생긴 변화가 면역체계를 자극하는 장내 박테리아를 교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교란이 병을 유발하는 병원성 박테리아가 들어오도록 조장하는 듯하다. 이렇게 다시 자리를 잡는 것이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다시 말하면 암을 유발하는 것이 항생제는 아니지만 항생제를 사용한 후에 생기는 장내 미생물군의 변화가 암을 유발하는 것이다.

사뮤엘 박사는 결장의 특별한 부위가 더 위험이 높은 이유를 밝히는 추가적인 연구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계속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오른쪽의 근위부 결장에 암이 생길 위험이 특별히 더 높은 듯한 것을 참작하면, 정상적인 근위부 결장의 미생물군을 알고 또 그것이, 예컨대 흰 설탕이 많은 음식을 먹는 사람에서처럼, 다른 상황에서는 어떻게 변하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만약 우리가 정상적인 사람과 위험 요인을 가진 환자 간에 미생물군에 상당한 차이가 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게 된다면 우리는 - 음식을 바꾸거나 프로바이오틱스나 대변 이식 같은 - 차이를 줄이는 전략을 디자인할 수가 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 한계가 있는 것을 인정했다. 그들은 대장암 조기 발병군은 규모가 아주 작은 것을 인정했고, 특히 데이터를 비항혐기성 항생제와 항혐기성 항생제로 가르는 것이 필요했기 때문에 그러한 것을 인정했다. 그들은 또 대부분의 항생제가 항혐기성 작용과 호기성 작용을 둘 다 발휘하기 때문에 항생제가 항혐기성인지 여부는 부적절할지도 모른다고 부언했다. 또 데이터세트가 참여자들의 가족력이나 혹은 식생활 습관에 관한 정보를 포함하지 않았고, 표본의 약 3분의 1에 대해서만 체질량 지수 정보를 확보했다. 이 2가지 요인은 대장암 위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듯하다.

이번 연구 결과가 조기검진 프로그램 같은 정책 변화에 도움이 될는지에 대해 사뮤엘 박사는 다음과 같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우리 연구 결과는 정책 입안자들이 젊은 사람들에게서 결장암과 직장암의 발생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또 그런 요인들을 사회 정책의 변화를 통해 바꿀 수 있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그런 변화에는 신체활동 장려, 비만 감축, 고열량, 고설탕 식품의 감축, 알코올 소비 감축, 항생제 같은 약물의 위험과 이익에 대한 전문가나 일반인의 인식 증진이 포함된다.”

참조:
(1) R. McDowell et al., "Oral antibiotic use and early-onset colorectal cancer: findings from a case-control study using a national clinical database" Br J Cancer. 2021 Dec 17. doi: 10.1038/s41416-021-01665-7.
(2) J. Simin et al., "Antibiotic use and risk of colorectal cancer: a systematic review and dose–response meta-analysis" Br J Cancer. 2020 Dec;123(12):1825-1832. doi: 10.1038/s41416-020-01082-2.
(3) C. M. Whisner & C. A. Aktipis "The Role of the Microbiome in Cancer Initiation and Progression: How Microbes and Cancer Cells Utilize Excess Energy and Promote One Another’s Growth" Curr Nutr Rep. 2019 Mar;8(1):42-51. doi: 10.1007/s13668-019-025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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