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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한 방울에서 생명이 탄생했을까
구효정(cancerline@daum.net)기자2024년 10월 21일 12:57 분입력   총 109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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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기원에 관한 가장 큰 미해결 문제 중 하나는 원시 수프 속에 떠다니던 RNA 물방울이 어떻게 세포라고 부르는 막으로 보호된 생명체 덩어리로 변했는가이다. 시카고 대학 프리츠커 분자공학과(UChicago PME)의 엔지니어, 휴스턴 대학 화학공학과의 엔지니어, 시카고 대학 화학과의 생물학자들이 공동으로 발표한 새로운 논문에서 이러한 궁금증에 대한 해결책이 제안되었다.

Science Advances에 게재된 논문에서 시카고대 공중보건대학원 박사후연구원인 아만 아그라왈과 공저자(시카고대 공중보건대학원 명예학장 매튜 티렐, 노벨상 수상 생물학자 잭 쇼스탁 포함)는 38억 년 전에 빗물이 어떻게 원시세포 주위에 그물코 모양의 벽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되었는지 설명했다. 이는 작은 RNA 구슬에서 지금까지 살았던 모든 박테리아, 식물, 동물, 인간으로 전환하는 데 중요한 단계이다.

이것은 독특하고 새로운 관찰이다. 이 연구는 단백질, 지질, RNA와 같은 복합 분자의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구획인 "코아세르베이트 물방울"을 살펴본다. 물속의 식용유 방울처럼 행동하는 이 물방울은 오랫동안 최초의 원시세포 후보로 주목을 받아 왔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이 물방울이 서로 분자를 교환할 수 없다는 것이 아니라, 진화의 핵심 단계인, 너무 잘, 너무 빨리 교환했다는 것이 문제였다.

RNA의 새롭고 잠재적으로 유용한 생명 전 돌연변이를 포함하는 모든 물방울은 몇 분 안에 이 RNA를 다른 RNA 물방울과 교환할 것이므로, 곧 모두 동일해질 것이다. 분화도 경쟁도 없다. 이것은 곧, 진화도 없다는 것이고 그러면 우리 인류도 없는 것이다.

"만약 분자가 물방울 사이 또는 세포 사이에서 지속해서 교환된다면, 짧은 시간 후에는 모든 세포가 똑같아 보일 것이고, 결국에는 동일한 복제본만 남게 되어 진화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연구원 아그라왈의 말이다.

생명은 본질적으로 학제간적이므로 시카고대 생명 기원 센터의 소장인 쇼스탁은 시카고대 생명공학과, 시카고대 분자공학과 학제간 학교, 휴스턴대 화학공학과와 협력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엔지니어들은 이런 종류의 복합체의 물리 화학, 그리고 더 일반적으로는 고분자 화학을 오랫동안 연구해 왔다. 생명의 기원과 같은 것을 살펴볼 때, 그것은 너무 복잡하고 많은 부분이 있어서 관련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참여해야 한다.

2000년대 초, 쇼스탁은 RNA를 최초의 생물학적 물질로 보기 시작했다. 그것은 DNA나 단백질을 생명의 가장 초기 분자로 보는 연구자들을 오랫동안 방해했던 문제를 해결했다. “닭과 달걀의 문제 같아요. 무엇이 먼저 왔을까요? DNA는 정보를 인코딩하는 분자이지만, 어떤 기능도 할 수 없습니다. 단백질은 기능을 수행하는 분자이지만, 유전 정보를 인코딩하지 않습니다." 아그라왈이 말했다.

쇼스탁과 같은 연구자들은 아그라왈의 말처럼 RNA가 먼저 나타나 "모든 것을 처리"했으며, 단백질과 DNA가 천천히 RNA에서 진화했다고 이론화했다. 아그라왈은 ”RNA는 DNA와 마찬가지로 정보를 인코딩할 수 있는 분자이지만, 단백질처럼 접혀 촉매 작용과 같은 기능도 수행할 수 있다."고 의견을 전했다.

RNA는 최초의 생물학적 물질의 후보로 가능성이 높았다. 코아세르베이트 물방울은 최초 원시세포 후보로 가능성이 높았다. 초기 형태의 RNA를 함유한 코아세르베이트 물방울은 자연스러운 다음 단계로 보였다. 그런데 쇼스탁은 2014년에 코아세르베이트 물방울 내 RNA가 너무 빨리 교환된다는 논문을 발표하며 이 이론에 찬물을 끼얹었다.

여러 유형의 코아세르베이트에서 모든 종류의 물방울을 만들 수 있지만, 그들은 각자의 정체성을 유지하지 못합니다. 그들은 RNA 함량을 너무 빨리 교환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것은 오래된 문제였습니다. 이 새로운 논문에서 보여준 것은 이 코아세르베이트 물방울을 증류수(예: 빗물이나 모든 유형의 담수)로 옮기면 적어도 그 문제의 일부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물방울 주위에 일종의 단단한 껍질이 생겨 RNA 함량을 교환하지 못하게 된다.

아그라왈은 휴스턴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는 동안 코아세르베이트 물방울을 증류수로 옮기기 시작했으며, 전기장 하에서 그들의 행동을 연구했다. 이 시점에서 연구는 생명의 기원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었고, 공학적 관점에서 매혹적인 물질을 연구했을 뿐이다.

엔지니어, 특히 화학 및 재료학은 계면 장력, 대전된 폴리머의 역할, 소금, pH 제어 등과 같은 재료 특성을 조작하는 방법에 대한 좋은 지식을 가지고 있다. 이것들은 모두 '복합 유체'로 널리 알려진 세계의 핵심 측면이다. 아크라왈은 박사 과정에서 코아세르베이트의 다른 근본적인 특성을 연구하고 싶어 했다. 코아세르베이트 물방울에 대한 증류수의 효과에 대한 연구가 지구상 생명 기원과 어떻게 관련이 있을지 생각했다. 연구진은 38억 년 전에 증류수가 어디에 있었을지 궁금해했다. 그리고 즉흥적으로 '빗물'이라는 영감이 생겼다.

연구진 티렐은 아그라왈의 증류수 연구를 쇼스타크에게 가져갔는데, 쇼스타크는 얼마 전 시카고 대학에 합류하여 당시 생명의 기원 이니셔티브라고 불렸던 것을 이끌던 인물이다. 그는 연구원 카림에게 물었던 것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생명체 이전 세계에서 증류수가 어디서 나올 수 있었을까라는 질문이다. 그리고 연구진은 영감받은 데로 정확히 비라고 말했다.

쇼스타크의 RNA 샘플을 가지고 작업한 아그라왈은 코아세르베이트 물방울을 증류수로 옮기면 RNA 교환의 시간 척도가 몇 분에서 며칠로 늘어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돌연변이, 경쟁, 진화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불안정한 원세포 집단이 있다면, 그들은 서로 유전 물질을 교환하고 클론이 될 것이다. 여기서 다윈의 진화는 있을 수 없다. 하지만 그들이 교환에 대해 안정되어 유전 정보를 충분히 잘 저장한다면, 적어도 며칠 동안은 유전적 서열에서 돌연변이가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그 집단은 진화할 수 있다.

처음에 아그라왈은 실험실 조건에서 정제된 탈이온수를 실험했다. 상업용 실험실 물은 오염 물질이 전혀 없고, 소금이 없으며, 염기와 산 사이에서 완벽하게 균형을 이룬 중성 pH를 유지한다. 간단히 말해서, 실제 세계의 조건과는 거리가 먼 물질이다. 그들은 실제 비와 더 비슷한 물질로 작업해야 했다.

비보다 더 비 같은 것은 무엇일까
연구진은 휴스턴에서 빗물을 모아 그 안 물방울의 안정성을 테스트했다. 실제 빗물과 빗물의 산성도를 모방하도록 수정된 실험실 물을 사용한 실험에서 그들은 같은 결과를 발견했다. 그물망 벽이 형성되어 생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조건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2020년대 휴스턴에 내리는 비의 화학적 구성은 지구가 형성된 지 7억 5천만 년 후에 내렸을 비와 다르며, 아그라왈이 실험한 모델 프로토셀 시스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이 새로운 논문은 프로토셀 주변에 망사형 벽을 쌓는 이러한 접근 방식이 가능하고, 생명 분자를 구획화하는 데 함께 작용할 수 있음을 증명하여 연구자들이 프로토셀이 진화할 수 있는 적절한 화학적, 환경적 조건을 찾는데 그 어느 때보다 더 가까이 다가갔다.

"이러한 프로토셀을 만드는 데 사용한 분자는 더 적합한 분자를 대체물로 찾을 때까지 단지 모델일 뿐입니다. 화학은 약간 다를 것이지만 물리학은 동일하게 유지될 것입니다." 아그라왈의 말이다.

참조:
1. Aman Agrawal, Aleksandar Radakovic, Anusha Vonteddu, Syed Rizvi, Vivian N. Huynh, Jack F. Douglas, Matthew V. Tirrell, Alamgir Karim, Jack W. Szostak. Did the exposure of coacervate droplets to rain make them the first stable protocells? Science Advances, 2024; 10 (34) DOI: 10.1126/sciadv.adn9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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