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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은 자녀에게 이어질 수 있어
구효정(cancerline@daum.net)기자2024년 12월 26일 06:31 분입력   총 502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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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경인(머스큘로이드 대표)

대한민국 사회가 과도한 경쟁사회라는 것은 이미 너무도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우리는 다른 사람과 비교하여 우위에 있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불행한 사람, 낙오자, 불쌍한 사람 등이 되어 다른 사람들의 심리적 안정을 위한 도구로 사용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대한민국에서는 태어나자마자 태어난 병원에 따라 이미 등급이 나누어지고, 곧바로 경쟁사회의 일원이 됩니다. 부모는 아기의 장점을 찾아내려고 온갖 방법을 써서 테스트하고, 당신들의 생각에 따라 아기를 교육하기 시작합니다.

빠르게 적성을 찾아서 조기교육을 시작해야 남들보다 빠르게 성장할 것이고, 경쟁에서 이겨서 골든티켓을 거머쥐고, 더 좋은 직업과 더 많은 돈을 벌어서 안정적인 삶을 살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죠. 경쟁은 학교라는 이름의 제도권에 들어서면서부터 심해지기 시작해서 고등학교에서 그 절정에 이르고, 대학에서 등급이 크게 나누어지면서 소위 명문대에 들어가면 성공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라는 착각에 빠지게 됩니다.

경쟁은 취업과 취업 후에도 계속되고, 자식으로 이어져 자식의 경쟁력이 나의 경쟁력이 되고, 죽은 후에도 장례식장의 이름과 크기와 제사상과 문상객이 비교우위여야 하며, 산소나 납골당의 등급도 높아야 하는 것이 우리 사회입니다. 경쟁은 세대를 거쳐서 물려지고, 과열 경쟁사회에서 내가 살기 위하여 자식도 낳지 않게 되고, 자식이 있다고 해도 한 명에 집중하는 편이 경쟁에서 이기기 좋은 조건이 된다고 믿는 것이죠. 그래서 부모는 자식에게 집중하고, 특히 자식의 교육에 집중합니다. 교육을 잘 받으면 더 좋은 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이죠.

아이들이 더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하여 학원이며, 과외며 기본을 하고, 그 안에서 이겨야 하므로 아이들이 더 집중하여 공부하기를 부모는 바라게 됩니다. 그래서 더 좋다는 학교와 학원을 찾아서 보내고, 잘 가르친다는 과외선생님을 찾고, 좋은 주변 환경을 만들어 주고, 좋은 것을 먹입니다. 머리에 좋다는 음식과 건강기능식품, 심지어 약까지 아이들에게 주게 되죠. 누군가 어떤 약이 좋더라, 누구네 아이는 무슨무슨 약을 먹였더니 집중을 잘하고, 성적이 올랐더라면 그 약을 알아내서 내 자식에게도 주려고 합니다.

그런 약 중의 하나가 메틸페니데이트(methylphenidate)입니다. 리탈린, 페니드, 페로스핌, 콘서타, 메디키넷, 메타데이트, 비스펜틴 등의 제품명으로 이른바 공부 잘하는 약으로 알려진 메틸페니데이트는 약학 정보원에 따르면 중추신경계를 자극하여 집중력을 조절하고 각성을 향상해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ADHD)의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약물입니다. 메틸페니데이트는 뇌 신경세포의 흥분을 전달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과 교감신경계를 자극하여 집중력을 증가시키는 노어에피네프린을 증가시켜 중추신경계를 자극하여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되어 있는 마약류입니다. 메틸페니데이트를 복용했을 때 돌연사, 뇌졸중, 심근경색, 환각, 망상, 조증, 신경과민, 공격적 행동, 시력장애, 시야 혼탁 등이 발생할 수 있고, 또한 이것은 중독되는 약물입니다. 철저히 의사의 처방과 관리하에 환자에게 투여되어야 하는 약물인 것입니다. 내 아이가 공부를 잘하게 하려고, 집중을 잘하기 위하여 사용되는 약물이 아닙니다.

뇌신경을 자극하는 약물은 이용에 굉장히 신중해야 합니다. 중독과 의존에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중독과 의존은 쉽게 빠져나올 수 없습니다. 특히 마약중독은 한 번으로 시작으로 다시는 빠져나올 수 없는 길에 들어서는 것이기 때문에 마약류인 향정신성의약품은 사용과 단약을 의사의 명령에 따라서 진행해야 합니다. 임의적인 투약과 단약은 의존의 길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내가 내 아이에게 준 약물은 의사 처방을 받았기 때문에 괜찮다고 안심하는 부모가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의사 처방을 받은 마약류라고 마약이 아닌 것은 아닙니다. 아이가 특별한 이상이 없는데 받은 처방 약은 그냥 마약입니다. 한 번 시작된 마약중독은 세상의 모든 고통을 몸속에 안고 사는 삶을 만듭니다. 내 아이가 마약중독자가 되길 바라시나요?

그런데도, 자식의 미래를 위한다고, 자식이 남들보다 앞서나가야 한다고 자식에게 마약을 주는 부모가 있습니다. 지금 당장 경쟁우위가 사랑하는 아이를 약물 중독자로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런 욕망이 강남 마약 음료 사건을 만드는 것입니다. 공부만 잘하면 뭐라도 하려고 하는 부모의 심리를 마약 공급책들이 놓칠 리 없죠. 아이들이 집중 잘되는 약, 공부 잘하는 약을 먹는 시기가 특히나 성장기인 청소년 시기라는 것은 더 큰 문제입니다. 뇌가 아직 완전히 성장하지 않은 상황에서 호르몬의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는 청소년이 약물을 잘못 복용하면 그 문제는 평생의 신체적, 정신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중독성 물질은 청소년 시기에 시작하면 성인 때 시작하는 것보다 더 길고, 더 많고, 더 나쁘게 작용합니다. 그래서 술, 담배, 커피를 청소년 시기에 시작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물론 성인이 되어서도 안 하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모두 중독성 물질이기 때문입니다. 마약이 아닐지라도 청소년 시기에 노출된 약물은 성인이 되어서도 평생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큽니다. 이것이 의사들이 청소년들에게 약물을 함부로 사용하지 않는 이유인 것입니다. 하물며 주변에 누구 얘기를 듣고 어떤 것인지도 모르는 약을 내 아이에게 함부로 주다니요! 너무 위험한 행동입니다. 내 아이가 잘되기를 바라서 준 약물이 내 아이를 어둠과 공포와 우울과 절망과 낙오된 삶으로 빠뜨릴 수 있습니다. 자식이 잘되기를 바란다면 마약이 아니라 사랑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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