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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치료의 사각지대에 놓인 암 환자들에게 희망적 대안 제시
고동탄(bourree@kakao.com)기자2025년 12월 08일 14:53 분입력   총 572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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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지병원 세포치료센터 문현종 센터장 인터뷰

최근 더 이상 치료받을 방법이 없어 막막한 상황에 처한 암 환자들에게 면역세포치료를 적용해 기대 이상의 좋은 결과를 얻어내고 있는 기관이 있다는 소문이 환자와 보호자들 사이에서 돌고 있다. 그 소문의 중심에 있는 명지병원 세포치료센터를 직접 방문하여 문현종 센터장을 만나보았다.

Q: 먼저 명지병원 세포치료센터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십시오.
문 센터장: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저희는 살아있는 세포치료제를 활용해 질병을 치료하기위한 목적으로 설립되었습니다. 현재는 항암 표준치료를 마쳤으나 재발 또는 전이가 발생한 환자,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은 환자, 그리고 재발 위험이 높지만 마땅한 표준치료가 없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를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표준치료의 사각지대에 놓여 실의에 빠진 환자들에게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저희의 방향입니다.
센터의 주요 치료 전략은 면역세포치료제를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항암 약물과의 병합 치료입니다. 따라서 환자 상태에 따라 세포독성항암제, 표적항암제, 면역항암제 등이 함께 투여될 수 있습니다.

Q: 소외된 환자들을 위한 틈새전략처럼 들리는군요.
문 센터장: 표준치료에서 소외된 분들이 치료 대상인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틈새라고 하기에는 실제로 이런 영역에 계신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암 환자들이 선호하는 대형병원들은 수술, 항암, 방사선 등 표준치료를 우선 제공하고, 환자들을 신약 임상시험에 참여시키는 것이 주된 업무입니다. 이 두 가지만으로도 대형병원 의사들은 매우 바쁘죠. 현실적으로 사각지대에 있는 환자들에게 신경 쓸 여력이 없다고 봐야 합니다. 저희는 면역세포치료 기반 병합치료가 이러한 환자들의 미충족 수요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센터의 목적에 잘 맞는 성공적인 사례들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문 센터장: 모든 환자에게 도움을 드린 것은 아니지만, 특별히 기억에 남는 몇 가지 사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① 교모세포종 환자 사례
교모세포종은 WHO가 4등급으로 지정한 악성도가 매우 높은 암입니다. 모든 표준치료를 다 받아도 1~2년 안에 90% 확률로 재발하며, 5년 생존율이 5~10%에 미치지 못합니다. 재발을 막을 수 있는 추가 표준치료도 없어 그저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78세 교모세포종 환자가 이런 절망감 속에서 저희 센터에 방문했습니다. 이미 수술과 항암(테모달), 방사선 치료를 마쳤지만, 1년 안에 90% 재발한다는 설명을 듣고 오셨죠. 저희는 이 환자에게 면역세포치료제와 면역 관문 억제제를 함께 투여했습니다. 12주 후에는 면역세포치료제만 3~4개월에 한 번씩 투여하면서 현재까지 환자는 7년 이상 재발 없이 건강하게 생활하고 계십니다. 교모세포종 환자의 일반적인 경과와 비교했을 때 놀라운 결과입니다.

Q: 고령이신 데 치료를 잘 견디셨네요?
문 센터장: 저희가 제공하는 면역세포치료 기반 병합치료의 특징 중 하나는 약물에 의한 부작용이 매우 적다는 점입니다. 특히 면역세포치료제는 투여 후 환자의 전신 상태가 호전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아마 자기 혈액을 원료로 제조되기 때문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의료진 입장에서 부작용에 대한 부담이 적은 편입니다.

Q. 왜 이러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보십니까?
문 센터장: 세포치료제는 살아 있는 세포를 체내에 투여해 작용하는 치료이기 때문에, 그 기전을 100% 규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 환자의 경우처럼 미세 잔존암이 남아 있을 때, 소량의 암세포가 다시 증식하기 시작하는 초기 단계에서 T세포의 수와 활성도를 높여준 것이 재발을 억제한 주요 요인으로 판단합니다. 즉, 면역 감시 기능을 강화해 조기 단계에서 암세포 성장을 통제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② 난소암 환자 사례
48세 난소암 4기 후반 환자는 진단 당시 이미 골반강 내에 암이 퍼져 있었고 간, 비장에도 전이가 있었습니다. 다행히 고난도 암종 제거술로 원발암과 전이암 모두를 절제할 수 있었고 8차의 항암, 방사선 치료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병원에서 더 이상 받을 수 있는 표준치료가 없다는 말을 듣고 환자는 1년 안에 재발가능성이 높고, 2년을 살기 어려울 것이라는 공포에 휩싸여 있었습니다. 난소암 역시 생존율이 매우 낮아, 4기 후반은 5년 생존율이 10%에 미치지 못합니다.

저희는 면역세포치료제와 표적항암제를 병합 사용하는 방식으로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추가적으로 시행한 암 유전자 패널 검사에서 효과를 보일 수 있겠다고 판단된 표적항암제를 선별하여 면역세포치료제와 함께 투여했습니다. 그 결과, 환자는 현재 6년째 재발 없이 건강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Q: 난소암도 예후가 안 좋은 암인데 좋은 성과를 거두셨군요.
문 센터장: 네, 앞선 사례와 마찬가지로 잔존암만 남아 있는 경우 면역세포치료제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는 사례였습니다.

③ 육종 환자 사례 (파열된 종양)
이번 사례는 잔존암이 아니라 종양의 크기가 너무 커서 문제가 된 경우입니다. 40세 남자 환자로, 내원 1년 전 신장 육종 수술을 받았지만 4개월 전 재발 판정을 받고 자연요법에 의지해 지내던 분이었습니다. 그러다 재발된 암이 너무 커져 파열되면서 응급실로 실려 왔고, 체중 40kg의 극심한 악액질이 동반돼 거동조차 불가능한 상태였습니다.

수술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환자는 고식적 세포독성 항암치료와 함께 면역세포치료를 했고, 병합치료 후 파열된 종괴와 복강 내 전이 병변이 눈에 띄게 감소했고 체중도 60kg대로 회복되었습니다.
10개월 뒤에는 다학제적 논의를 통해 종양의 완전 제거술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비록 이후 다시 재발했지만, 입원 당시 3개월 시한부 통보를 받았던 환자가 2년 가까이 생존하는 좋은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Q: 드라마틱한 결과네요, 어떻게 가능했다고 보시나요?
문 센터장: 환자는 독소루비신과 이포스파마이드라는 부작용이 매우 심한 항암제를 동시에 투여 받았습니다. 재발 후 치료를 포기했던 이유도 항암제의 독성이 너무 심했고 1년 이상 생존 보장도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죠. 이 사례를 통해 면역세포치료가 세포독성 항암제와 같이 사용되면 환자가 항암 부작용을 잘 견디고, 종양 크기도 상당히 줄일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Q: 표준치료에 해당하는 항암치료와 면역세포치료를 병용하여 좋은 결과를 얻은 사례들이 더 있나요?
문 센터장: 네, 앞선 사례들처럼 드라마틱하지는 않지만 환자들이 독한 항암치료를 의외로 잘 견뎌낸 사례들은 적지 않습니다. 진단 당시에 이미 수술 등을 할 수 없어 고식적 항암치료를 해야 하거나, 재발해서 항암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인데 기대보다 상당 시간을 항암치료로 여명을 늘린 사례가 있습니다.

④ 대장암 환자: 진단 시 이미 대장암 4기였고 간전이와 대동맥 주변 림프절 전이가 있어 수술이 불가능했던 환자는 세포독성 항암제와 표적항암제(아바스틴)를 투여받고 있었습니다. 항암 부작용으로 장 천공, 황달이 생겨 어쩔 수 없이 수술을 받은 후에 저희 세포치료센터를 찾아왔습니다. 지속적인 면역세포치료와 항암치료의 병합을 통해 5년 이상 일상생활을 하면서 생존하였습니다. 암의 크기가 감소했다 커졌다를 반복하며 항암치료 부작용으로 중간에 치료를 중단하거나 약제를 바꾸기도 했지만, 면역세포치료를 병행하며 잘 견뎌낸 사례입니다.

⑤ 담낭암 환자: 발견 당시 다발성 간 전이로 수술이 불가능했던 41세 담낭암 환자는 6개월 미만 여명을 통보받은 상태였습니다. 젬시타빈과 파클리탁셀 항암치료에 면역세포치료를 병행하며 21차례의 항암치료를 견뎌냈습니다. 환자의 젊은 나이와 의지도 중요했지만, 21차 항암치료를 견뎌냈다는 것은 흔치 않은 경우입니다. 이러한 사례들은 면역세포치료제가 세포독성 항암제의 부작용을 줄이고 암의 성장을 지연시켜, 환자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 생존 기간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잘 보여준 사례입니다.

Q: 이렇게 좋은 치료법이 왜 다른 병원에서는 잘 시행되지 않나요?
문 센터장: 가장 중요한 요인은 병원의 리더십과 의지입니다. 면역세포치료를 제공할 것이냐 아니냐는 병원 리더십이 표준치료의 사각지대에 놓인 환자들에게 적합한 치료를 제공하는 것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저희 명지병원은 면역세포치료가 가진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고, 부속 항암연구소에서 새로운 면역세포치료제 개발 연구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Q: 현실적인 질문입니다. 면역세포치료가 보험이 되나요? 투여 주기와 기간은 어떻게 되나요?
문 센터장: 명지병원 세포치료센터에서 처방되는 면역세포치료제는 간세포암 재발 방지에서 훌륭한 임상적 근거를 보여주었지만 건강보험 재정문제 등으로 인해 현재는 건강보험 혜택이 없이 환자가 부담해야 합니다. 다만 항암제이기 때문에 개인이 준비한 암 보험 또는 실손보험, 혹은 정부의 재난적 의료비지원사업 등으로 일부 환자들이 치료비를 지원받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투여주기는 간세포암의 경우 1주 간격으로 4회, 2주 간격으로 4회, 4 주 간격으로 4회, 8주 주 간격으로 4회씩 총 16회가 표준입니다. 다른 암종도 가능하면 이 주기를 따르려 합니다. 하지만 비용 부담이 상당하므로 환자의 상태와 재정적 여건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투여합니다. 약물 부작용이 거의 없어 환자의 상태만 허락한다면 가능한 오랫동안 투여 받는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Q: 센터 운영 중 아쉬운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문 센터장: 면역세포치료가 실제 임상에서는 효능이 있지만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평가 절하되는 부분이 가장 안타깝습니다. 소아에서 사용되는 약제들처럼, 면역세포치료제도 실제 사용 데이터(real-world data)는 축적되고 있지만 이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분석하는 후향적 연구가 부족합니다. 제조사가 연구에 적극적으로 투자하여 임상 의사들에게 사용의 당위성을 부여하고 저변을 확대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Q: 마지막으로 환자와 보호자분들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암 치료의 긴 여정에서 환자와 보호자분들이 스스로 치료에 대한 주권을 회복하고 의료진과 충분히 소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의사들은 현실적으로 표준치료를 우선 제안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환자분들은 그 범위 안에서 자신에게 어떤 치료가 가능성이 있는지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살펴보셨으면 합니다.

특히 면역세포치료는 너무 늦은 단계에서는 환자의 면역시스템 자체가 치료를 뒷받침하기 어려워 기대할 수 있는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또한 모든 환자에게 드라마틱한 결과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해 개인별 상황에 맞는 전략적인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명지병원 세포치료센터는 국내 제약사 ‘지씨셀’이 2007년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면역세포치료제를 처방하고 있다. 이 치료제는 환자의 자가 혈액을 원료로 특수한 배양 과정을 거쳐 면역세포를 배양/활성화한 뒤 다시 투여하는 개인 맞춤형 치료제로, 환자 본인의 면역세포를 활용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비교적 경미하고 안전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표준치료의 한계로 선택지가 좁아진 환자들에게 면역세포치료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창과도 같다. 치료의 사각지대에 놓였던 이들에게 더 많은 선택과 희망이 확장되기를 기대해본다.
뒤로월간암 2025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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