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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있는 암세포, 인공지능이 찾아
구효정(cancerline@daum.net)기자2026년 02월 28일 19:54 분입력   총 163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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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 세포 분석하는 AI, 백혈병 오진 줄이고 정확도는 높여
작은 혈액 세포 하나의 모양과 구조까지 꿰뚫어 보는 새로운 인공지능(AI) 기술이 등장했다. 이 기술은 백혈병과 같은 심각한 질병을 더 정확하고 빠르게 찾아낼 수 있어, 앞으로 진단 과정에서의 오진이나 불확실함을 획기적으로 줄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등 공동 연구팀은 최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머신 인텔리전스>를 통해 ‘사이토디퓨전(CytoDiffusion)’이라는 새로운 AI 시스템을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 시스템이 숙련된 전문의보다 더 정확하고 일관되게 비정상 세포를 식별해 냈다고 밝혔다.

단순한 분류를 넘어, 미세한 변화까지 포착
기존의 의료용 AI들이 미리 입력된 대로 이미지를 분류하는 데 그쳤다면, 이번에 개발된 ‘사이토디퓨전’은 한 단계 더 진화했다. 최근 유행하는 이미지 생성 AI(DALL-E 등)와 같은 기술을 활용해 혈액 세포의 아주 미세한 외형 변화까지 학습한 것이다.

덕분에 정상적인 혈액 세포의 다양한 모습은 물론, 질병의 신호일 수 있는 아주 드물고 특이한 세포까지 정확하게 잡아낸다. 우리 몸속 혈액 세포들은 종류와 역할이 매우 다양한데, 그중에서 병든 세포가 어떻게 생겼는지 정확히 아는 것은 진단의 핵심이다. 하지만 수천 개의 세포가 섞여 있는 혈액 표본에서 사람의 눈으로 모든 비정상 세포를 찾아내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50만 장의 데이터로 공부한 ‘똑똑한 조수’
연구진은 이 AI를 훈련시키기 위해 무려 50만 개 이상의 실제 혈액 세포 이미지를 사용했다. 이는 전례 없는 규모다. 이렇게 방대한 데이터로 공부한 AI는 병원마다 다른 현미경 상태나 염색 방식에 구애받지 않고, 어떤 환경에서도 드물거나 이상한 세포를 쏙쏙 골라내는 능력을 갖췄다.

실제 테스트 결과, 이 시스템은 백혈병과 관련된 비정상 세포를 기존 방식보다 훨씬 예민하게 감지해 냈다. 특히 인상적인 점은 **‘자신이 모르는 것을 안다’**는 것이다. 인간은 때때로 착각을 하거나 실수로 확신을 갖기도 하지만, 이 AI는 판단이 불확실할 때는 솔직하게 “확신할 수 없다”고 표시해 전문가의 재검토를 유도한다. 이는 의료 현장에서 실수를 줄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의사를 돕는 든든한 파트너
연구팀은 재미있는 실험도 진행했다. AI가 만들어낸 ‘가짜 혈액 세포’ 이미지와 ‘진짜 혈액 세포’ 이미지를 섞어 놓고 10명의 숙련된 혈액 전문의에게 구분하게 한 것이다. 놀랍게도 전문가들은 진짜와 가짜를 구별해 내지 못했다. 그만큼 이 AI가 혈액 세포의 특징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연구진은 이 기술이 의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수많은 정상 세포들 사이에서 위험 신호가 보이는 세포를 AI가 먼저 빠르게 걸러주면, 의사는 그 결과를 바탕으로 더 정확하고 깊이 있는 진단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의 공동 저자인 파라슈케프 나체프 교수는 “이 기술의 핵심은 인간 전문가보다 더 뛰어난 진단 능력을 보여주는 것뿐만 아니라, 스스로의 한계를 알고 신중하게 판단한다는 점”이라며, “앞으로 환자들에게 더 빠르고 정확한 치료를 제공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참조]
Simon Deltadahl et al., "Deep generative classification of blood cell morphology", Nature Machine Intelligence, 2025.
뒤로월간암 2026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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