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 -> 특집기사눈 건강 영양소 ‘제아잔틴’, 면역 항암 세포 공격력 강화구효정(cancerline@daum.net)기자2026년 05월 29일 16:49 분입력 총 112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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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식물성 화합물이 면역 항암 치료 효율을 높이는 원리 규명
우리가 약국이나 마트에서 눈 건강을 위해 흔히 구입하는 영양제 성분 중에 ‘루테인’과 단짝처럼 늘 함께 붙어 다니는 성분이 있다. 바로 주황색 피망이나 시금치, 케일 같은 녹황색 채소에 풍부하게 들어있는 식물성 색소 화합물인 ‘제아잔틴(Zeaxanthin)’이다.
그동안 제아잔틴은 자외선으로부터 눈의 황반을 보호하고 시력을 유지하는 역할로만 널리 알려져 왔다. 그런데 최근, 이 흔하고 값싼 영양소가 우리 몸의 면역 체계를 깨워 암세포와 싸우게 만드는 놀라운 숨은 능력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 시카고 대학교(University of Chicago) 징 첸(Jing Chen) 교수 연구팀이 국제 학술지 <셀 리포트 메디신(Cell Reports Medicine)>에 발표한 이번 연구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섭취하는 영양소가 어떻게 최첨단 면역 항암 치료의 강력한 조력자가 될 수 있는지를 과학적으로 증명하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암세포를 추적하는 면역 세포의 ‘레이더망’을 고정하다
우리 몸에는 암세포를 귀신같이 찾아내어 파괴하는 최정예 특수부대가 존재하는데, 이를 ‘CD8+ T세포’라고 부른다. 이 T세포가 암세포를 정확하게 타격하기 위해서는 적을 식별하는 고성능 레이더망이자 조준경 역할을 하는 ‘T세포 수용체(TCR)’가 필수적이다. 조준경이 흔들리면 적을 명중시킬 수 없듯, 암세포를 마주쳤을 때 이 수용체가 흔들리지 않고 단단하게 결합되어야만 강력한 공격 명령이 내려진다.
연구팀이 혈액 속에 존재하는 수많은 영양소를 분석한 결과, 놀랍게도 ‘제아잔틴’이 바로 이 조준경을 튼튼하게 고정해 주는 핵심 역할을 하고 있었다. 제아잔틴의 도움으로 레이더망(수용체)이 안정적으로 록온(Lock-on)되자, T세포 내부의 공격 신호가 증폭되면서 암세포를 죽이는 파괴력이 극적으로 상승한 것이다.
최첨단 면역 항암제에 날개를 달아주는 시너지 효과
제아잔틴의 진가는 기적의 항암제로 불리는 ‘면역 관문 억제제(면역 항암제)’와 만났을 때 더욱 찬란하게 빛났다. 면역 항암제는 암세포가 면역 세포에게 걸어둔 ‘브레이크(수면제)’를 풀어주어 다시 싸울 수 있게 만들어주는 약이다. 쥐를 이용한 동물 실험 결과, 식단에 제아잔틴을 단순히 추가하는 것만으로도 종양의 성장 속도가 둔화하였다. 여기에 면역 항암제를 함께 투여하자, 면역 항암제만 단독으로 썼을 때보다 훨씬 더 강력하고 폭발적인 암세포 퇴치 반응이 나타났다.
잠에서 깨어난 면역 군대(T세포)에게 제아잔틴이라는 훌륭한 고성능 조준경까지 쥐여주니, 흑색종이나 다발성 골수종, 교모세포종 등 악명 높은 암세포들을 훨씬 더 빠르고 완벽하게 파괴할 수 있었던 것이다.
부작용 걱정 없는, 식탁 위의 안전하고 든든한 항암 보조제
이 발견이 환우들에게 특히 반가운 이유는 제아잔틴이 화학적으로 합성된 독한 약물이 아니라, 시금치, 케일, 주황 피망 등 신선한 채소에 자연스럽게 녹아있는 천연 영양소라는 점이다. 이미 전 세계 수많은 사람이 눈 건강을 위해 매일 안전하게 복용하고 있을 만큼 구하기도 쉽고 부작용도 거의 없다. 항암 치료 중인 환우들이 고가의 특수 한약이나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에 기대지 않고도, 식탁 위에 오르는 친숙한 채소와 안전한 영양제를 통해 최첨단 항암 치료의 효과를 안전하게 보조할 수 있다는 뜻이다.
고기와 채소의 조화, ‘영양 면역학’이 열어갈 새로운 길
징 첸 교수의 연구팀은 과거 유제품과 고기에 들어있는 ‘트랜스-박센산(TVA)’이라는 지방산 역시 T세포의 기능을 강화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바 있다. 이는 특정 채소만 고집하거나 고기를 무조건 피하는 극단적인 식단보다, 식물성 영양소(제아잔틴)와 동물성 영양소(TVA)를 골고루 섭취하는 균형 잡힌 식단이 면역 체계를 가장 완벽하게 지원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물론 제아잔틴이 인간의 항암 치료에 정확히 얼마만큼의 시너지를 내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임상시험이라는 과정이 아직 남아있다.
하지만 매일 우리가 섭취하는 평범한 영양소들이 분자 단위에서 면역 세포와 어떻게 대화하고 암과 싸우는지를 밝혀내는 ‘영양 면역학(Nutritional Immunology)’의 눈부신 발전은 주목할 만하다. 이 위대한 진보가 머지않아 환우들에게 비싸고 고통스러운 치료를 넘어, 안전한 식단과 영양소만으로도 현대 의학의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고 완치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미래를 매우 희망적으로 보여준다. ---
[편집실 메모] 쏙쏙 이해되는 영양 면역학 사전
제아잔틴 (Zeaxanthin): 식물에 널리 존재하는 노란색~주황색 천연 색소(카로티노이드)입니다. 눈의 황반 중심부를 구성하는 물질로 시력 보호에 필수적이며, 체내에서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합니다.
CD8+ T세포: 우리 몸의 면역 체계에서 암세포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찾아내어 직접 구멍을 뚫고 파괴하는 '암살자(세포독성)' 역할을 하는 핵심 면역 세포입니다.
면역 관문 억제제 (Immune Checkpoint Inhibitor): 3세대 항암제로 불리는 면역 항암제의 일종입니다. 암세포가 면역 세포의 눈을 속이기 위해 걸어둔 '브레이크'를 해제하여, 면역 세포가 다시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도록 돕는 치료제입니다.
참조:
Freya Q. Zhang, Jiacheng Li, Rukang Zhang, Jiayi Tu, Zhicheng Xie, Takemasa Tsuji, Hardik Shah, Matthew O. Ross, Ruitu Lyu, Junko Matsuzaki, Anna Tabor, Kelly Xue, Fatima Choudhry, Chunzhao Yin, Hamed R. Youshanlouei, Syed Shah, Michael W. Drazer, Yu-Ying He, B. Marc Bissonnette, Yuancheng Li, Hui Mao, Jun Huang, Lei Dong, Rui Su, Chuan He, Kunle Odunsi, Jing Chen, Hao Fan. Zeaxanthin augments CD8 effector T cell function and immunotherapy efficacy. Cell Reports Medicine, 2025; 6 (9): 102324 DOI: 10.1016/j.xcrm.2025.102324뒤로월간암 2026년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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